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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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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2014. 11. 27. 23:17 감상

좀 많이 늦었지만 감상글입니다.


작가가 작가라서 걱정했지만...


맨 마지막만 빼면 무척이나 좋았던 글입니다.


사실 친구관계란게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니지만 


그렇기에 꽃피는 우정이란게 있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그러한 주제를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만 아니라면요...

posted by 히무란
2014. 10. 22. 12:34 카테고리 없음

거미줄에서 범인들에 대한 자료를 얻고 범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 리한은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며 클라프 형제의 아지트로 향했다.
치안이 좋은 다른 별이었다면 이처럼 건물 옥상을 타고 다니려면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를 피해야 했을 터이나 이곳은 치안이 좋지 못했기에 이처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만약 치안이 좋은 곳이라면 이 광경이 찍혔을 경우 상당한 금액의 벌금을 물었을 터였다.

"이처럼 자유롭게 달리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바람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맹렬하게 달리는 리한, 갑갑한 우주선 안의 매일을 보내는 일상속에서 이처럼 기분좋게 달리는 것은 힘들었다. 그렇게 몇십분을 달리고 뛰어다니던 리한은 갑작스래 멈춰서서 하나의 건물을 바라보았다.
다른 건물들과는 달리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신축건물, 더구나 곳곳에는 감시카메라와 보안설비가 설치되어 묘한 위압감을 발하고 있었다.

"어지간히도 철저하게 구축했구만. 그래서 금방 알 수 있지만..."

이 별에서 이정도로 경계가 삼엄한 곳은 관공서나 군 관련정도. 민간인으로선 아무리 대비해봤자 경찰이나 군부대 부근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비해봤자 의미가 없었고 좀 영향력이 있는 조직이라면 보안설비 보다도 사람을 동원했다.
즉 사람을 피하고자한 저 철저한 대비가 도리어 꼬리를 드러낸 것이었다.
눈에 보이는 감시 카메라와 보안설비를 지도에 표시하고 기종을 찾아 가동범위를 확인한 리한은 감시망의 사각인 옥상을 살펴본 후 작은 돌멩이를 카메라의 사각으로 옥상에 던졌다.
만약을 위해 옥상에 감압 센서가 있는지 위함이었다. 다행이도 옥상에 감압 센서가 없는지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다.

"일단 옥상에 가면 되려나..."

도움닫기와 함께 뛰어오른 리한은 사각을 통해 카메라에 모습을 들키지 않고 옥상위에 안착할 수 있었다.
발에 느껴지는 감각으로 보아 아까 돌멩이로 확인했듯 감압장치는 없는듯했다. 더불어 옥상을 확인하기 위한 카메라도 없었다. 없지 않은건 아니지만 옥상이 아닌 상공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무협을 상정한 것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위한 경계망이었다.

"뭐 무협이 이쪽에 올리가 없지만..."

사실 무협을 상대로 한 경계망이 아니라면 이런 경계망이 모범이었다. 무협에 준하는 능력을 지닌 리한은 쉽게 침입했으나 무협이 아니라면 최소 한군데 이상 카메라에 잡혔을 터였다.
무협이라고 해도 카메라의 사각을 계산하지 않으면 걸릴게 뻔했지만-

"어디어디... 옥상문은 어떤걸려나?"

리한은 전자록이 아니길 빌며 아래로 내려가는 문을 찾았다. 하지만 이내 왜 옥상을 살피는 감시카메라가 없는지 깨달았다. 옥상에는 따로 입구가 없었던 것이다. 입구로 생각한것은 거대한 환풍구였다.
옛날과 같은 구형 프로펠러 환풍구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이런부분만큼은 비싼 전자식이였다. 가스를 의식한 것일까- 쉽사리 침입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 그로선 아쉬운 일이었다.

"어쩔 수 없나...."

리한이 한숨을 내쉬자 그의 손끝과 신발끝 부분에서 은은한 빛이 어리기 시작했다.

"이제 이것만 가지고 우주로 나가면 더이상 푼돈으로 이딴 짓 하지 않아도 돼"

인신매매로 유명한 납치범. 클라인 형제의 형 맥은 많이 피곤한듯 기미가 가득한 눈으로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커다란 금속 상자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간 인신매매로 돈을 벌던 그들 앞에 나타난 한명의 사내는 어떠한 정보를 넘겨주며 한명의 여인을 납치해 줄 것을 요구했다.
처음엔 수상한 사내의 모습에 거절했지만 그가 선수금으로 내민돈을 보고 그 생각을 접어야만했다.
별장별의 별장을 몇채나 살 수 있을 정도의 거금. 더구나 일이 성공하면 이것의 10배... 아니 별장별을 통째로 살 수 있는 금액을 준다고 했다. 그정도면 형제 둘이서 한평생 사치스럽게 살아도 될 정도의 터무니 없는 금액이었다.

"상대가 바하무트 그룹이라고 들었을땐 솔직히 겁이 났지만... 암흑무협은 없었으니 그냥 강행했었는데 낙승이었네 형"
"그래, 암흑무협 최대지원기업이니 뭐니해도 결국은 책상에 앉아있는 샌님들이야. 우리들 상대는 아니었지."

형제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컨테이너 안에서 자고 있을 소녀를 떠올렸다. 기묘한 복장과 신비한 외모를 지닌 소녀. 필시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을 터이나 그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미 그만한 돈이라는 행운이란 기회를 얻었다. 행운이란것은 질투가 심해 욕심을 내면 있는 행운도 도망치기 마련이란걸 두 형제는 그간의 경험으로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동생아, 바깥 동태는 어떻냐?"
"카메라나 센서에 걸린건 따로 없어. 다만..."
"다만?"
"일부러 네트워크망에 드러낸 미끼 부분을 건드린 흔적이 있어. 아마 이쪽으로 우리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 하려고 했겠지..."
"좋지 않네... 다른 조직이라던가?"
"확언은 못하겠어. 어쩌면 그냥 할짓없는 해커가 건드려본것일 수도 있고."
"아니, 일단 경보장치는 죄다 켜둬 수상한 반응이 있으면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알았어"

맥의 말에 코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선수금으로 받은 돈으로 준비한 함정이야 드론을 활성화 시켰다.

"아 만약을 위해 거금을 들여 산 그녀석도 활성화 시켜둬- 우리들하고 저건 확실하게 빼두고."
"그것도?"
"어차피 지금 아니면 쓸일도 없으니까"
"알았어."

맥의 말에 코니는 재빨리 컴퓨터에 명령을 입력하며 '그것'을 기동시키기 위한 준비를 했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고 코니가 입력키를 치기 무섭게 한쪽 벽면이 열리며 하나의 캡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안에 있는 것은 기계로 된 몸을 지닌 소녀의 모습이었다. 사이보그... 라고 하기에는 그녀의 모습 어디에서도 생기를 느낄 수 없었다.
만약 이 자리에 전쟁이나 무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의아해하면서도 놀랐으리라-
그 자리에 있던 것은 인간의 시체로 만드는 비인도적인 병기로 이름 높은 오가닉로이드, 과거 지구에서 부르길 강시라 부르는 존재였으니까 말이다.
죽은지 얼마되지 않은 무협의 온전한 시체를 전신의 신경이 죽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뒤 갖은 처리를 거치고 뇌와 척수, 신경등을 특수용액이 가득한 기계몸에 이식해서 만드는 처음 무협이 나타난 대죄전쟁시기에 만들어진 비인도의 정화였다.
덕분에 암흑, 성방, 제도 무협을 가리지 않고 제조및 사용 금지 되었으나 위법은 세상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었다.

파직 파지지지직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오가닉로이드에 전류가 공급되었다.
전류가 흐르자 가사상태였던 내장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며 코어를 중심으로 내력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빛이 없는 눈동자가 열리기 무섭게 차가운한기가 캡슐에서 흘러나왔다.
캡슐에서 차가운 한기와 함께 나온 그녀는 촛점이 없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돌리더니 이내 구멍이 뚫린 손가락을 벽을 향해 겨누었다.

"적 발견- 섬멸기동, 섬멸기동"
"잠깐 코니 제대로 기동한거야?"
"제대로 했어... 잠깐 저녀석 센서에 감지 된게..."
"섬멸-"

코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녀의 손가락의 총구에서 푸른 구체가 쏘아졌다. 생물밖에 발현하지 못하는 초상력 중 하나인 기気가 구체화 되어 물리력을 지닌채 쏘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말하자면 무협만이 쓸 수 있다는 지탄- 그것이 초당 100발의 속도로 그야말로 탄환의 비가 되어 쏘아지고 있었다.
잠시 후 일련의 지탄 세례가 멈추고 소녀는 팔에서 증기를 발한 후 싸우기 위한 자세를 잡았다. 방금의 공격으로 적을 말살하지 못한 탓이었다.

"생명반응 확인, 근접전투기동 이행- 격철 장전"

팔에 달린 격철이 요란하게 당겨졌다. 오른쪽 팔에 달린 실린더가 살짝 돌며 그 이빨을 드러내기 위해 준비했다.

"뭐야? 뭐인거야!"

벽에 조금씩 구멍을 뚫어가며 벽을 타고 내려오고 있던 리한은 갑작스런 기탄의 세례에 당황하고 있었다. 자칫 날아갈뻔한 하반신을 재빨리 위로 치켜든 후 기탄의 세례가 끝나기를 기다린 그는 팔에 힘을 주며 구멍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이미 들킨 이상 굳이 벽을 통한 침투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구멍으로 들어간 리한을 기다리고 있던것은-
격철을 때리고 있는 강철의 주먹이었다.

투쾅-

요란한 굉음과 함께 폭발과 충격이 리한을 덮쳤다. 격철에서 발해진 충격과 화약을 통한 폭발의 연계- 재빨리 팔을 교차시켜 막았으나 소매는 폭발에 불타고 충격파는 일시적으로 팔을 마비시켰다. 다행이도 그간의 단련 덕인지 뼈에 금이가거나 부러지는 일은 없었지만 적어도 십수초 동안 팔을 제대로 쓸 수 없을터였다. 그리고 적도 그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을 테고-

"헌팅 블레이드 전개- 시퀀스 등용문"

소녀의 왼팔에 달려있는 예리한 나이프가 전개 되며 일순간 리한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감각이 살짝 둔해졌음을 감안해도 자신이 놓쳤다는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아래!'

고개를 살짝 내리자 자세를 한껏 낮춘 소녀가 칼날이 전개된 왼팔 팔꿈치를 쳐올리며 정중선을 베어 가르려했다. 그 순간 리한의 발이 강하게 땅을 차며 구멍으로 몸을 날렸다. 먹이를 놓친 소녀는 그대로 발바닥의 추진 장치를 이용해 허공에서 궤도를 바꾼 후 몸을 날린 리한을 쫓아 구멍 밖으로 나갔다.
바깥을 향해 몸을 날린 리한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뒤로쏠린 균형을 다시 제대로 잡은 후 근처에 있는 감시카메라에 발을 뻗어 발판으로 사용해 도약했다.
누가 보더라도 박수를 칠만한 재주임에도 불구하고 리한의 안색은 한층 더 찌푸려졌다.

"시퀀스 파죽지세"

도약하는 리한의 정수리를 향해 떨어져내리는 팔꿈치와 칼날, 그 칼날을 보며 리한은 재빨리 몸을 회전시켜 칼날을 가까스로 피했다. 물론 가까스로인 탓에 팔꿈치는 어느정도 허용할 수밖에 없었는지라 뺨이 찢어져 피가 살짝 날렸다.
아직 저린 팔을 뻗어 소녀를 밀쳐낸 리한은 벽에 손가락을 박아 뛰어오른 후 그대로 더 높이 뛰어올라 몸을 세로로 회전시키며 발꿈치 찍기를 행했다.
소녀는 리한의 발꿈치 찍기를 피한 후 한바퀴 돌아 목을 노리며 왼팔을 휘둘렀다.

"시퀀스 계포일낙"

상체를 숙이고 참수를 피하기 무섭게 연이어 날아오는 발길질, 자세적으로는 좋지 않았지만 균형이 일시적으로 쏠려있던 리한에겐 무척이나 유효한 공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을 한 두번 겪은 그가 아니었다. 재빨리 팔을 뻗어 위력을 죽이고 그대로 몸을 소녀의 다리에 갖다 붙이며 발을 강하게 밟았다. 잠깐의 호흡과 함께 기합이나 다름없는 기술명이 외쳐졌다.

"탄유비선격!"

영零거리에서 무게중심이동과 진각을 이용한 고공, 일견 가벼운 태클로만 보이는 공격이나 그 위력은 소녀의 다리를 비틀고 몸을 날려 외벽에 쳐박아버리는데 충분했다.

"뭐야 저녀석?!"

맥은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오가닉로이드와 정체모를 청년의 싸움에 인상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일에 무협이 개입될 가능성은 적으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준비한 오가닉로이드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녀석이 뜬금없이 나타난 것이었다.
오가닉 로이드가 어떤 병기인가? 죽은지 얼마 안된 온전한 무협의 시체와 뇌를 이용한 기공과 무술을 사용하는 특수인형병기였다. 그 시술이 살아있는 생물이 감당하기에는 지극히 비인도적이고 고통스러운지라 현재로서는 온전한 시체를 이용해 만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만큼 오가닉로이드의 힘은 굉장했다. 단순 전투력만 따지면 생전보다 강해지니까- 물론 투자대비로 생각하면 아깝거나 애매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가닉로이드의 힘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무엇보다도 다루기 힘든 무협과 달리 다루기는 무척이나 편했으니까.

"형, 혹시 암흑무협의 인간인게..."
"몰라, 한가지 확실한건 저놈이 무협급 실력자란 건데.. 씁. 하필 이 변방에 무협이 와선...!"

맥은 청년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며 동생을 향해 외쳤다.

"코니, 지뢰도 전부 기동시켜 둬- 혹시라도 저녀석이 암흑무협의... 바하무트 그룹의 인간이라면 분명 혼자 오진 않았을 테니까"
"응, 알았어. 더불어 터렛도 전부 켜둘께"

코니는 단말기를 두드리며 터렛과 전자지뢰를 전부 기동시켰다. 그리고 그 직후-

투타타타타타타- 콰광쾅쾅!

들려오는 요란한 굉음, 건물 서쪽에서 전자지뢰의 폭발음과 터렛의 발사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단말기에 뜨는 침입경보- 재빨리 카메라를 전환해 굉음이 들려온 곳을 확인했다. 그곳에 들어오는 것은 다수의 군인, 앞쪽에는 거의 나돌지 않는 실체탄을 장전하고 바하무트 그룹의 상징인 칠흑의 용문장을 새긴 특수방어복을 걸치고 있는 무리-

"저건 대체... 설마 저게?"
"바하무트 그룹의 비합법 공작반..."

소문으로만 들리던, 실체도 모호한 집단의 등장. 일순 당황한 두사람이었지만 몇번이고 수라장을 거쳐온 범죄자란 그렇게 만만한 인간은 아니었다.

"코니, 드론을 전부 내보내- 그리고 우리는 저걸 가지고 탈출한다."
"지뢰는 어쩔까 전부 기폭시켜?"
"아니 우리가 지하로 탈출하고 난 후 아직 설치하지 않은 예비용까지 더해서 전부 기폭시킨다."
"증거 인멸인가... 알았어 형"

코니는 단말기를 조작해 운송용 로봇을 불러와 컨테이너를 옮겼다.

"시퀀스 백아절현"

소녀의 말과 함께 등뒤에서 회전하는 칼날이 나와 리한을 향해 쏘아졌다. 그 수는 10개- 막을 수 없고 피하기엔 곤란한 상황속에서 리한은 강하게 땅을 밟았다. 그 순간 땅거죽이 일며 흙이야 돌멩이가 비산하며 칼날의 궤도를 바꾸거나 칼날의 궤도를 방해했다.
칼날의 궤도가 흐트러져 목표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자 소녀는 전질보로 거리를 좁혔다. 상단 돌려차기에 이은 중단 발차기의 연계가 리한을 덮쳤다. 그는 재빨리 몸을 숙여 돌려차기를 피하고 중단차기를 흘려내며 다시한번 몸을 소녀에게 밀착시켰다.

"탄유비선격!"

리한의 외침과 함께 날아가는 소녀, 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그게 끝이 아니었다. 소녀가 벽에 부딪히기 무섭게 날카로운 정권이 명치에 꽂혔다. 장타의 비틀어치기가 소녀의 안면을 비틀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뛰어오른 그의 발차기가 소녀의 목을 분지르기 위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아까의 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청년의 발꿈치 찍기를 양팔을 교차해 막아냈다.

콰작!

요란스런 소리와 함께 바깥쪽에 둔 소녀의 왼팔이 박살났다. 하지만 왼팔의 희생은 무의미한 것이 아니었다. 절호의 기회가 소녀의 손에 쥐여졌으니까 말이다.

"시퀀스 대도무문"

격철이 당겨지며 실린더가 회전한다. 그리고 내뻗어지는 주먹- 그 주먹은 리한의 복부에 닿기 무섭게 연속적으로 격발했다.

"큿... 뭔놈의 지뢰가"

바하무트 그룹의 비합법 특수 공작반의 리더인 잭은 도처에 깔린 지뢰를 보며 곤란해 하고 있었다. 처음 이사에게서 명령을 받았을때는 간단한 일이라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건물에 깔린 터렛과 지뢰를 보고 지울 수밖에 없었다.
다른 곳에서 벌어진 소란에 쉽게 돌입하기는 했지만 특수장갑복에도 타격을 줄 만큼의 위력을 지닌 TA-43 전자 지뢰 앞에서 함부로 움직일 수 없는 노릇이었다.

"제길, 여기서 미적 거릴 순 없는데... 누구 수류탄 가진 놈 있나!"
"상병 토마스 있습니다!"
"좋아 토마스 전방 수류탄이다! 나머지는 지뢰가 있어 보이는 곳에 탄막을 형성해!"

미적거릴 수도 없기에 그는 수류탄과 기관총의 탄막으로 지나갈 길의 지뢰를 제거하고자 했다. 기실 지뢰가 아니면 장갑복에 타격을 줄만한 것은 없었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수류탄 투척!"

수류탄 투척과 함께 펼쳐지는 탄막은 전방에 깔린 지뢰들을 하나 둘씩 터트리며 그들이 갈 길을 터주었다. 잠시 후 요란한 폭발이 끝나고 엉망진창이 된 길을 강철의 군홧발이 지나갔다.

연속된 폭발에 내장이 꼬이는 느낌을 받는 리한, 하지만 그 폭발보다도 위험한 것은 폭발 와중에 소녀가 날린 발경이었다.
충격에 충격- 내장이 갈가리찢겨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만 리한은 입으로 나오는 피를 뱉어낸 후 양 다리로 그 팔을 휘감았다. 일차적으로 역자로 팔을 꺾은 그는 재빨리 한쪽발을 땅에, 다른 한쪽발을 소녀의 턱에 걸어 팔을 잡아 땅바닥에 메다꽂았다.

"투뢰!"

정수리부터 떨어지는 던지기, 양팔이 봉쇄된 소녀로선 막는것이 불가능한 기술이었다. 그 기술은 뇌와 신경에 막대한 충격을 가하며 소녀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실상 승부는 난 상태지만 리한은 인간이 아닌 것을 상대로 방심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소녀의 가슴에 발을 얹은 그는 호흡을 들이킨 후 발에 은은한 홍광을 발하게 하며 강하게 발을 밟았다.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소녀의 몸이 땅에 박혔다. 본래라면 가슴이 으스러져 그대로 박살나야 할 터이나 그녀의 경이적인 내구력은 리한 진각조차도 버텨내고 있었다.

"얼마나 튼튼한거야..."

조금 질린 듯한 표정을 지은 리한은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마무리를 위해 양 손을 들어올리며 최후의 일격을 준비했다.
리한이 지닌 기술중 절초라 할 수 있는 여덟기술- 그 여덟 기술 중 두개의 합기
그것이 펼쳐지려는 순간

콰광쾅쾅쾅!
"팔대절초 합기 충파대폭진!"

건물을 중심으로 사방팔방으로 요란한 폭발이 일어났다. 갑작스런 폭발에 그는 재빨리 몸을 날리며 양손의 충격파를 전력으로 발휘해 폭발의 충격을 상쇄시켰다.

탈출용 지하통로-
간이 단말기로 전자지뢰에 링크해 전부 기폭시킨 코니는 탈출용 리니어카를 조작하며 맥에게 말했다.

"형, 전부 날려버렸어"
"잘했어- 이제 '그'에게 연락해. 그리고 그것도 가능하면 우리쪽에 합류하도록 하고"
"알았어, 아무래도 비싼돈 들인거니까..."

단말기를 조작해 자신들이 가는 곳으로 오도록 명령을 내린 후 자신들에게 이 일을 의뢰한 '그'에게 연락했다.

"이사님... 이사님!"

어느 건물, 화려한 방의 문이 열리며 검은 머리칼의, 정장을 입고있는 여인이 들어왔다. 여인은 들어오기 무섭게 책상에 앉아있는 이사를 향해 물었다.

"이사님, 공작반을 파견하셨다지요?"
"그래, 그게 무슨 문제라도?"

여인은 손가락을 튕기며 벽면에 걸린 TV를 켰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불타는 폐허와 그 자리에 있는 공작반의 모습이었다.

"호오?"

조금 놀란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며 여인은 인상을 찌푸리며 이사를 향해 말했다.

"분명 이 일은 저에게 전담 하신다 하셨을 터입니다만..."
"아 그게 상황이 좀 급해졌거든"
"무슨 말이죠?"
"우리가 단순히 인신매매범이라 알고 있던 녀석들 뒤에 제도 무협이 암약중이었어."
"제도무협이? 상대는 누굽니까"
"몰라, 사안이 사안인 만큼 보통 녀석은 아니겠지."
"제 동생의 납치를 사주했다는건 뭔가 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네요."

여인은 그리말하며 자신의 손을 쥐었다폈다하며 바라보았다. 만약 그들이 그것을 알고 있다면 귀찮은 일이 되리라.

"공작반이 저리 됐으니... 내가 나서볼까나?"
"직접요?"
"공작반도 저 상태니까. 거기다가 상대가 무협이라면 내가 나설 수밖에 없잖아?"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녀의 눈동자는 사냥감을 노리는 매의 눈빛과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고수지만 자신의 위치때문에 좀처럼 날뛰지 못하는 몸. 모처럼 날뛸 기회를 놓칠리가 없었다.

"적이 불쌍해지네요"
"무슨 소리야?"
"상대가 명망높은 고수라면 모를까 어지간한 상대라면 백안귀봉의 십초지적도 못될테니까요"
"그러게... 가급적이면 강한 녀석이면 좋겠는걸"

여인은 손에 검은 기운을 피어올리며 TV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손을 움켜쥐자 TV가 우그러들더니 이내 산산조각났다. 살소라고 해도 좋을 미소를 짓는 그녀를 보며 여인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 TV수리비는 이사님 앞으로 달아둘게요"
"뭐?!"

바하무트 그룹의 이사이자 백안귀봉이란 이명을 지닌 여인은 경악한 표정으로 자신의 부하를 바라보았다.



TistoryM에서 작성됨
posted by 히무란
2014. 9. 10. 09:12 글/오리

검은 불꽃이 손에서 불타오르며 청년을 향해 쏘아졌다. 쏘아진 것은 암흑무협의 수좌인 팔황마룡의 절기 중 하나인 암화귀폭장, 작은 건물 하나는 손쉽게 가루로 만든다고 알려진 귀신의 장력이 단 한사람을 향해 쏘아졌다.


"큿...!"


청년은 자신을 향해 쏘아진 터무니 없는 위력을 지닌 장력을 보며 침음성을 흘렸다. 맞서야 할 것은 확산탄과도 같은 귀신의 장력-

시시각각으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장력을 보며 청년은 몸 깊숙한 곳에서 힘을 끌어 올렸다. 

그것은 생명의 고동, 터무니없는 양의 체력을 불살라 강대한 힘을 발휘하는 힘, 투기가 적금빛 일렁임을 발하며 암화귀폭장을 마주해니갔다.


"무문팔극권 합기! 연충폭십삼뢰!"


쏘아지는 것은 투기가 아닌 투기로 증폭된 권경, 주먹에서 발해진 권경은 암화귀폭장의 장력과 마주하기 무섭게 연속적으로 그 힘을 해방했다.


투콰콰콰코콰쾅!


두개의 확산탄이 마주하며 터지듯 요란한 굉음이 울려퍼졌다. 요란한 충격파가 주변 건물의 창문을 박살냈고 충격에 의해 흩어진 암화가 건물을 박살냈다.

자신의 암화귀폭장을 청년이 정면으로 받아친 것을 보며 소녀는 재밋다는 표정을 지었다.

암흑무협의 최고수인 암흑십좌의 제1석인 팔황마룡의 수제자이자 그녀 자신도 암흑무협 100대 고수 말석에 있는 몸으로서 약관 남짓한 나이로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할 만한 기량을 지닌 이를 처음 본 탓이었다.

소문으로만 들리는 성방무협의 창천검협이나 제도무협의 패군철도 정도일까.

하지만 이도 소문일 뿐 두사람을 아래로 내려다 보고 있는 그녀에게 있어서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할만한 힘과 기량을 지닌 또래의 존재는 상당히 희귀하면서 또한 자극적인 유희였다.


"나는 이번일을 맡고 있는 바하무트 그룹의 이사 중 한명이자 팔황마룡 메이링 카산드라의 수제자 백안귀봉 디아나 로아. 나에게 맞서는 영광을 가지게 된 네 이름은 뭐지?"


지극히 오만한 말,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만한 자격이 있었다. 무협의 100대 고수라는 존재는 그만큼 대단했다. 그런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말에 청년은 조금 안도하며 입을 열었다.


"청부업자 스트라이더의 일원, 리한 리 이람. 단순히 너희의 사기 의뢰에 속아서 거생중인 청부업자다."

"청부업자? 고작 청부업자가 보기 힘든 투기를 다룬다라... 재미있네"


디아나는 그리 말하며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눈으로 쫓기 힘들 정도의 무시무시한 속도- 어느새 코 앞까지 다가온 그녀는 지근거리에서 반보를 내딛으며 주먹을 내질렀다.

리한은 재빨리 한쪽 손으로 그 주먹을 감싸며 받아냈다. 

느릿한듯 하지만 그 주먹에 실린 거력은 그야말로 절품- 손이 터져나가고 손목이 날아갈것 같은 고통속에서도 청년은 그 거력을 받아내며 카운터를 날렸다. 

뒤로 물러나는 일보-

그 일보에서 행해지는 카운터, 그 이름 격중진자라 한다.


후웅-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디아나의 머리카락 일부가 압력을 못이기고 끊어져 흩날렸다. 빗겨나간 주먹이지만 그것에 실린 힘은 자신보다 강맹하단 것을 확인한 그녀는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기공을 끌어올려 주먹을 휘둘렀다. 

리한도 투기를 한껏 불태우며 적금빛으로 빛나는 주먹을 마주해 갔다.



성도력聖道曆 2483년, 인류가 외우주에 진출한지도 벌써 50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인류의 진출은 은하의 수 많은 세력에 막대한 파급을 가져다 주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여태까지 연구용으로만 쓰이던 에테리움에 대한 재발견과 '무협武?'을 비롯한 각종 초상능력의 보급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무협을 비롯한 각종 초상능력들은 인종을 가리지 않고 파격적으로 보급되어 현재는 독자적으로 이러한 초상능력들을 연구 발전시키고자 하는 시설까지 만들고 있었다. 

물론 그러한 발전의 이면에는 반드시 안좋은 면이 발생하기 마련이었다. 

초상능력의 발전으로 제어하기 힘들어진 민간 세력들과 범죄조직- 

그리고 지금 청년이 있는 별의 뒷골목은 그러한 범죄조직의 소굴이었다.


"죽어라 이 개자식!"


길을 걷던 청년은 갑작스럽게 앞으로 튀어나와 작은 권총을 겨누는 깡패를 보며 태연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당겨지는 총의 방아쇠- 총구에서 발해진 것은 빔이나 탄환같은게 아닌 전격-, 하지만 그 전격은 청년의 몸에 도달하기도 전에 무언가에게 가로막혀 확산해 소멸했다.


"뭣?"

"너 어느조직의 녀석이냐, 휴대용 배리어 처음봐?"


청년은 그리 말하며 단번에 거리를 좁힌 후 명치에 주먹을 박아넣었다. 깡패는 일격에 눈을 까 뒤집으며 기절, 청년은 기절한 깡패를 바닥에 내던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놈의 거리는 언제나 이랬다. 심심하면 레이저가 날아다니고 워낙 세력 다툼이 심해 패싸움이 아니면 싸움으로 치지도 않는 곳, 그런데 의뢰주는 왜 여기서 만나고자 한 것일까?

어지간한 범죄조직 조차도 꺼려하는 이 행성을-


투둑-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물소리, 추적추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를 맞아 컨디션을 떨어뜨리는건 그다지 좋지 못했기에 배리어를 대빔 설정에서 대 물리력설정으로 전환했다. 

대빔 설정때와 달리 구형으로 전개된 배리어는 떨어져 내리는 비를 확실하게 차단하고 있었다. 누가 보면 사치스런 짓거리라 하겠지만 우산도 가져오지 않은 상황에서 비를 맞는건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십분정도를 기다렸을까?

거리 한쪽에서 우산을 쓴 사람이 이곳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복장을 봐서는 여성이지만 아직 확신하기에는 거리가 있었다.


"스트라이더의 사람인가요?"

"당신은?"

"이번일의 의뢰인인 메이어 캠벨 이라고 합니다. 그쪽은 어떻게 되시죠?"

"리한 리 케이어스. 미안하지만 우산을 들어서 얼굴 좀 보여줄 수 있을까? 아무래도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조금 그래서"


다가온 사람의 물음에 청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의 말에 납득한 사람은 우산아래에 가려진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만 객관적으로 봤을때 미인이라 불릴만한 외모. 하지만 의뢰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기에 잠시 그 생각을 치워두고 의뢰에 대해 듣기 위해 입을 열었다.


"꽤나 험한곳까지 불렀는데 의뢰는 뭐죠?"

"이 별에 있는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당한 제 동생을 구해주세요"

"인신매매범?"


범죄로 가득한 이 행성 SGY-13에서 인신매매는 의외로 잘없었다. 간단한 이유였다. 사갈 사람이 적으니까-

기본적으로 인신매매업은 은하 외곽, 정확히는 각 은하 국가 세력권에서 멀어지기 마련이다. 은하 국가의 세력권 한가운데에 있을 수록 단속은 심해지고 수요도 적었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인신매매사업은 각 은하 세력권의 경계부분이던가 많이 떨어진 곳이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너무 멀어져 있으면 사갈 사람이 오기 힘들기에 이곳 SGY-13 같은 지나친 외곽까지는 잘 오지 않았다.


"이거 꽤 드물군요. 이 별에서 인신매매라니... 그보다 이 별에는 어쩐 일로?"


애초에 은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범법지역 중 하나라 어지간해서는 이쪽으로 오는걸 통제하는 정부였다.


"회사일 때문에..,"

"회사일이요?"

"네, 회사 기밀이라 자세한건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쪽에 광산이 발견되서 동생과 함께 조사차 왔었습니다. 그런데 이런일이..."

"흐음..."


이 행성에 광맥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암암리에 소문으로 퍼져있었다. 

문제는 그것이 어떠한 광맥인가 하는 점이지만 기업비밀로 할 정도인것으로 보면 적어도 금은,티타늄등의 비교적 흔한 금속광물류는 아닐 터였다. 아마도 희귀연료인 솔라리움이나 희귀금속인 임페리움일지도 몰랐다.

어느쪽이든 깊이 파고들면 좋지 못하므로 입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나저나 뭔가 정보는 있습니까? 그리고 구출해야하는 대상의 외모는?"

"여기..."


손목에 있는 팔찌형 단말기를 몇번 누루더니 데이터가 리한의 단말기로 전송되었다. 리한이 단말기를 열자 눈앞의 여인과 비슷한 외모의 금발 여인이 나타났다.


"이 사람이?"

"네, 제 동생인 레이나 캠벨 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닮았지만 어딘지 느껴지는 위화감에 의뢰를 거절할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까지 온 연료비를 생각하면 그냥 거절하는 것도 마냥 좋지는 않았다. 더구나 표정이나 몸짓을 보면 연기 같지도 않은듯 했다. 결국 받아들이기로 결심한 그는 여인을 향해 정보를 요구했다.


"음, 어딧는지는 아시나요?"

"그것까진..."


메이어가 말끝을 흐리자 리한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해결사 일을 하다보면 정보도 없이 보내는 사람도 많았다. 일부러 함정 정보를 보내는 사람도 있었고... 그걸 감안하면 이 정도는 차라리 나은 수준이었다.


"알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알아서 하도록하죠. 동생분만 구하면 되는 거죠?"

"네, 부탁드립니다."

"만약 그쪽에서 연락이 오면 저한테 연락 주시고요"


통신 단말기의 코드를 건네 준 그는 걱정이 가득한 여인을 뒤로한채 발걸음을 옮겼다.


여인을 뒤로한채 거리를 걷던 리한은 어느정도 거리가 멀어지자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살핀 후 골목 벽을 차며 옥상 위로 올라갔다. 

무척이나 가벼운 몸놀림으로 건물 위에 올라온 그는 재빨리 통신 단말을 터치하며 우주선에 연락을 넣었다. 

단말기를 터치하고 수초- 얼마 있지 않아 리한과 달리 묘하게 생긴 강철의 얼굴이 단말기 스크린 위로 나타났다. 스트라이더의 장남인


[리한, 의뢰인은 만났어?]

"만났어, 방금 의뢰 수락하고 오는 중"

[어떤 의뢰인데?]

"납치된 사람 구출인가 말이지...."

[왜?]

"아무래도 묘하게 걸리는 느낌이 있어서 말이야. 형 대신 조사좀 해주겠어? 메이어 캠벨이랑 레이나 캠벨에 대해서. 그리고 기왕이면 납치범들 위치도"

[형님을 너무 부려먹는거 아니냐?]

"어차피 지금은 할일도 없잖아"

[뭐 그것도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기왕 온 김에 다른의뢰가 있는지 찾는중. 의뢰 하나로는 아무래도 수지가 안맞으니까]


아무리 리한이 받은 의뢰가 상대적으로 고액의뢰라고는 해도 그를 포함한 가족만 7명, 일은 많을 수록 좋다.


"어쨌건 부탁해. 나는 나 나름대로 찾아볼 테니"

[알았다 동생아]


형으로부터 통신이 끊어지자마자 리한은 땅을 박차며 아래로 내려왔다. 살짝 시끄러운 소리가 퍼졌지만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따로 없었다. 

확실히 하루에 몇번이고 패싸움이 나는 곳에 사는 사람들인 만큼 일일이 신경쓴다면 사는게 무리일 터였다.


"형이 정보를 찾는 동안 나도 한번 찾아볼까..."


뒷골목에는 언제나 정보가 모이는 곳이 있다. 

그 정보에 목숨을 걸고 목숨을 맡기며 인생을 외줄타기 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성도력 이전 지구의 중국이란 나라에서는 하오배, 혹은 하오문이라 불렸던 이들과 비슷한 존재였다. 

하오문처럼 긴밀하게 이어진 것도 아니고 단일 단체도 아니었지만 아는 사람들은 다들 이리 말하고 있었다.


거미줄(spider web)이라고.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 행성의 거미줄인 루브인 패밀리. 

지금 리한은 그 루브인 패밀리의 본거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 시각 루브인 패밀리 본거지


"야 임마 너 미쳤냐? 죽으려면 혼자 죽지!"

"보스 진정하시고..."


루브인 패밀리의 보스 란들 루브인은 기절했다 돌아온 부하를 향해 재떨이를 던지려 하고 있었다. 그것을 전력으로 막는 2인자 위박, 하지만 란들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고 목소리를 한층 높이며 외쳤다.


"너라면 진정하겠냐? 아무리 전에 있던곳의 원수라지만 저 미친놈이 스트라이더를 건드렸다고."

"스트라이더가 뭐기에 이리 흥분하고 계십니까?"

"너 스트라이더 몰라?"

"저 파견사원이니까요"

"아참 그랬지..."


루브인 패밀리의 2인자는 이 별 출신... 정확히 하자면 루브인 패밀리조차도 아니었다. 

거미줄에 해당되는 조직들은 각 주역간에 인재교류를 표방한 인질 교환을 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위박은 그중 하나- 하지만 능력이 워낙 출중했기에 어느새 루브인 패밀리 2인자에 도달해 있었다.

그것에 생각이 미친 란들은 담배를 입에 물며 말을 시작했다.


"외부인인 너도 그 사건은 알고 있지? 4년전에 있었던 피바다의 새벽"

"잘 알고있죠. 밤중에 이 별을 양분하고 있던 두개의 거대 조직이 부딪혀서 공멸해 버린 그 사건 말씀하시는거 아닙니까?"

"사실 그거 공멸 아니다."

"네?"


란들의 말에 위박은 의아한 표정으로 란들에게 되물었다.


"그게 무슨말입이까? 공멸이 아니라니 공멸이 아니라면 성방무협이라도 끼어든 거랍니까?"


무협, 맨몸으로 사이보그나 파워드슈츠, 육탄전 최강의 종족이라는 드래고니안과 맞먹으며 은하 삼대 병기중 하나인 기간테스를 조종할 수 있는 존재.

그런 존재가 그 전쟁에 끼어들었다면 두 조직이 공멸이 아니란 것도 이해할터였다. 어차피 변방에서 잘나간다 쳐도 군벌이 아닌 이상 그저 지역 양아치- 무협이라는 괴물과는 비교대상조차 될 수 없었다.


"무협이라... 틀린말은 아닐지도 모르겠군 성방무협은 아니지만"

"성방무협이 아니라뇨? 솔직히 이런 코딱지 만한 별 암흑무협이나 패도무협에선 신경도 안쓸테고 기껏해봤자 올만한건 바른생활의 성벙무협정도일텐데..."

"코딱지 만한 별이라 미안하구만... 뭐 어쨌건 무협은 아니야, 그들은 사도, 패도, 정도 그 어느것도 아니니까. 정체불명의 다인종 청부집단 그게바로 스트라이더야. 4년전 그 사건이 있었던 날 무협에 근접하는 무력을 발휘하면서 양 세력을 모조리 쓸어버렸지..."

"말이 되는 겁니까 그거?"

"말이 되건 안되건 사실이란게 문제야. 그들 무력은 확실히 무협에 근접해있어. 만약 그들의 원한이라도 샀다간..."


란들은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하며 말을 끝냈다. 확실히 소수로 조직 두개를 박살낼 정도면 무협의 무력에 근접해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협클래스의 무인들이라면 그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지만 적게 잡아도 특수부대 1개 소대 많게는 1개 중대 클래스의 전력을 기대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인간 병기였다.

그런 존재가 수명, 변방 양아치 조직을 지우는건 일도 아닐 터였다.


"하여간 준비해 둬, 여차하면 이 별을 떠야할 지도 모르니까"

"모든 기반을 포기하고 말입니까?"

"목숨이 날아가는것보단 나아"

"부끄럽네, 우리를 그정도로 봐주다니"

"무협은 아니더라도 스트라이더는 무협급 위험이.... 에엣?!"


란들은 갑작스럽게 자신과 위박의 대화에 끼어든 청년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어느샌가 들어온 생소한 얼굴의 청년, 하지만 목에 두르고 있는 붉은 머플러는 그의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있는 것이었다.


"스트... 라이더?"

"음, 스트라이더의 삼남 리한이야. 잘 부탁해"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는 리한, 하지만 란들에게 있어서는 마치 사신의 미소와도 같았다. 

뒷쪽에 있어서 무협은 가급적이면 얽혀서는 안될 존재. 그런 무협급의 존재가 지금 눈 앞에 있었다.


"여기에는 어쩐 일로..."

"거미줄에 오는게 뭐 때문이겠어. 정보가 필요해서지"

"거미줄이라니 무슨 말입니까? 여기는 루브인 패밀리, 토착 마피아일 뿐입니다."


어린아이라도 되지 않는 이상 안믿을 거짓말, 란들도 그 점을 자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헛된, 혹은 티끌만한 희망조차 의지 하지 않는다면 중압감에 짜푸라질 터였다. 물론 통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 몇명이나 믿을까?"

"아마 열에 하나 정도일려나.... 그나저나 무슨 일이요?"

"아까도 말했잖아. 정보때문에 왔다고."

"아까 널 습격한 녀석이라도 잡으려고?"

"그럴거면 아까 끝장 봤을걸"


그건 다행이었다. 만약 그가 그 빌어먹을 놈을 찾으러 온 것이었다면 루브인 패밀리는 거덜 났을 것이 분명했다.


"그보다 여기는 어떻게 온거요?"

"여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낸 리한은 그것을 란들에게 넘겼다. 그것은 거미줄 문양이 그려진 마치 열쇠고리와도 같은 무언가였다. 

그것이 무엇인지 본 란들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고객이면 고객이라고 말 해 주세요. 거미줄 사람들 전원 무협이라면 학을 뗀단 말입니다."


란들이 그에게서 받아든 것은 거미줄의 고객회원증, 그것도 특급이외에는 다 되는 최상위의 블랙이었다.

거미줄에 은을 입혔거나 최저 10년간 거미줄을 노출시키지 않은 우수고객 어느쪽이든 블랙을 지니고 있는 이상, 그리고 손님인 이상 거래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어떤 일로 거미줄에 방문하셨습니까?"

"최근에 외부 사람이 납치되거나 혹은 납치한걸로 추정되는 일이 있어?"

"이 별에서 납치라... 인신매매는 아닌것 같군요. 개인이나 사업관련입니까?"

"아마도, 의뢰주가 메이어 캠벨이란 사람이었으니."

"메이어 켐벨이라... 이쪽은하 기업 관련이면 벙커 철강의 메이어 켐벨이려나. 그런 사람이 이 별에는 왜?"

"자세한건 모르겠지만 광산 관련으로 왔다가 동생이 납치 되었다더군"

"광산입니까... 흠, 광산이라면 우리쪽에 소문이라도 있었을텐데."

"어쨌건 그것때문에 찾아온건데... 정보가 없나 보네"


리한의 말에 살짝 발끈하는 란들, 이 별의 마당발임을 자신하는 란들에게 있어서 그러한 말은 도발이나 다름 없었다.


"잠깐만 기다려 주시죠. 정보 취합해 볼테니"


그리고는 안쪽 방으로 들어가는 란들, 아마 독자적인 통신망을 통해서 부하들을 통해 알아보고자 하는 것일 터였다.


"저렇게 열심인 보스는 간만에 보네요."

"댁은 이쪽 사람은 아닌것 같은데?"

"뭐 그렇죠. 다른곳에서 온 사람이지만 일단은 이 루브인 패밀리의 no.2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답니다. 

"외부인사가 토착마피아의 no.2? 재밋는 녀석이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리한의 말에 위박도 그렇게 말했다. 확실히 재밋는 사람이었다. 위박과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때우고 있던 리한은 수십분 후 어딘지 피곤한 표정으로 몇장의 서류를 가지고 나오는 란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누군지 거의 확정도 됐고요"

"호오?"


거미줄의 정보력에 대해선 부모님께 들은바가 있는 리한이지만 실제로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적어도 2시간은 걸릴거라 생각된 정보취합이 불과 수십분만에 정리되어 나왔으니 말이다. 

란들은 정리된 서류를 리한에게 넘기며 입을 열었다.


"일단 가장 중요한 범인부터 말하겠습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아마도 이 녀석들이 확실할 겁니다. 예전에 인신매매를 주로 하다가 이 별로 도망 온 클라프 형제."


암들이 건네준 서류에는 클라프형제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다.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해온 만큼 상당히 치밀한 인간들인 것이 바로 보였다.


"얼마전에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나흘 전쯤에 자신들의 아지트로 뭔가를 끌고 들어가더군요. 그 이상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흐음... 그래요?"

"아 그리고... 의뢰자가 메이어 켐벨이 맞습니까?"

"의뢰자는 분명 자신을 그리 소개했어요"

"그거 이상하군요. 그녀가 말한 광산관련 말입니다. 실제로는 발굴이라 하더군요. 더구나 그 발굴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벙커철강이 아닌 바하무트 그룹이고요. 이 정보는 아직 확정이 아니지만요."

"바하무트 그룹이라면..."

"링크스 인더스트리의 라이벌 회사이자 암흑무협의 최대 지원기업이죠"


란들의 말에 리한은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손가락을 머리에 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는 마주쳐서는 안될 것이 세가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자기 폭풍이고 하나는 블랙홀이며 마지막 하나는 암흑무협이라고 한다. 

물론 일반론으로 넘길만한 것은 아니나 대체로 암흑무협과 연관된 이가 좋게 끝나는 일은 그다지 없었다.

물론 이런 변방까지 암흑 무협에서 관심을 가질일은 없는게 보통이나 암흑무협의 최대후원자인 바하무트 그룹에서 나선 일에 그들이 나서지 않는다는 건 배고픈 사자가 먹이를 그냥 지나치는 일보다 가능성이 낮았다.


"바하무트 그룹에서 벙커 철강을 표면에 세워놓고 뭔가 하고있다?"

"그렇게 볼 수도 있죠."

"음..."


란들의 말에 고민하던 리한은 이내 고개를 저으며 고민을 그만뒀다.


"어차피 내 의뢰는 그 아가씨의 여동생을 탈환하는것 뿐이니 그 이상 파고들 필요는 없겠지..."

"잘 생각하셨습니다. 암흑무협과 엮여봤자 고생만 할 뿐이죠."


리한과 란들은 서로 그 이상 파고들지 않기로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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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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