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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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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 16. 21:37 카테고리 없음

"한놈씩 맡기로 했던가..."

작전회의때 반쯤 졸고 있었던 사내는 졸면서 들은 작전 회의를 가까스로 떠올렸다. '그 녀석'을 저 산으로 올려보내기 위해서 각자 한놈씩 맡아서 그녀석을 올려보낸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무모한 작전을 떠올리며 사내는 나른한 목소리로 뒤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기다려주는건 좋은데 슬슬 나와주지 않을래? 슬슬진짜로 자버릴것 같거든"

사내는 그리 말하며 크게 하품을 내쉬었다. 피곤함인걸까 아님 지루함인걸까? 어느쪽인지 모를 표정이지만 눈빛만큼은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듯 좌우로 재빠르게 구르고 있었다.

[당돌하구나 어둠의 아이야]

머릿속에서 울리는 중후한 목소리와 함께 풍경에 먹이 찍히듯 일순간 채색되며 집채만한 짐승이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에는 용린이 뒤덮히고 얼굴은 사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두개의 작은 뿔을 지니고 있었다.

"댁이 내 상대인가, 백택?"
"그런듯 하구나 어둠의 아이야- 그나저나 정말로 놀랍기 그지없구나. 설마 그 헌원을 비롯한 삼황오제를 쓰러뜨리고 이곳까지 올 줄이야-"
"시대의 선택이란거지. 이제 선인과 환수... 아니 신의 시대는 끝났어- 이제부터는 인간의 시대. 그러니까 얼른 환계로 돌아가 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만?"
"글쎄... 그건 좀더 두고봐야 알겠지. 과연 시대는 누구를 택하려나"
"두고보시고자시고 우리들이 그 증거잖아?"

백택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납득하고 있었다.
창세부터 수만년- 다른 세계와 이어진 통로는 이제 거의 닫혔고 일평생 약자였던 인간들에게서 눈 앞에 있는 괴물들이 태어났다.
이는 인간이 선인과 환수에게서 벗어나 자립할때가 되었다는 말이나 매한가지였다. 인간들은 스스로 설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의 인간세상에 대한 간섭은 천의를 거스르는 행위였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물러설 수 없느니라"

백택 그 자신은 천의를 따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친우가, 모든 환수의 장인 응룡황 황룡이 아직 이 세계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었다.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뒀기에 천의를 따를 수 없었다. 어리석지만 친구였기에 이 싸움은 피할 수 없었다.

"오라 어둠의 아이여. 내 이름은 백택. 기록을 새기는 자이어라"
"그렇게 말하면 사양않고 갑니다. 최상위 환수를 눈앞에 두고 사양따윈 사치니까요"

졸린 눈의 사내가 그리 말하기 무섭게 그의 그림자가 요동치며 하늘을 향해 치솟아올랐다.
하늘을 뒤덮은 어둠- 그것은 단순히 어둠으로 치부할만한것이 아니었다. 혼돈... 아니 심연의 편린
그러한 어둠이 하늘을 뒤덮은 것이었다. 그리고 하늘이 어둠으로 뒤덮이기 무섭게 땅에서 부터 불길한 불꽃이 치솟았다. 그 불꽃은 흡사 명부에 존재한다는 암화를 연상시켰으나 암화같은게 아니라는 사실은 백택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인간이 성화星火를 피울 수 있으리라고는..."
"정식으로 소개할께 백택씨. 내 이름은 성휘. 어둠의 편린에서 심연을 엿보고 그것을 구체화 시킨 삼마중 일인. 암천의 신마 성휘다."

성휘가 검지와 중지를 곧게 세우고 백택을 향해 겨누자 하늘에서부터 수십가닥의 어둠으로 만들어진 창이 생겨나 백택에세 쏟아졌다.
일전 수많은 선인들을 관살한 어둠의 창, 하지만 백택은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그냥 몸으로 받아냈다. 막은것이 아니었다. 그냥 받아낸것이다. 이정도 공격으로는 자신에게 상처주지 못함을 과시하듯 당당한 풍채에 성휘는 휘파람을 불며 놀람을 감추지 못한듯 입을 열었다.

"어둠의 창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없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설마 상처도 입히지 못할줄은 몰랐네"
"내 비늘은 청룡녀석이 준 용린이 증식해 생긴거지. 적어도 방어력에 한해서는 현무도 나에게 한수접어줘야 할지도...!"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택의 포효가 하늘을 향해 쏘아졌다. 영기를 담은것도, 그렇다고 특별한 술을 쓴 것도 아닌 그저 포효였지만 그 포효의 위력은 가공했다.
단순한 그 포효가 어둠으로 뒤덮인 하늘에 구멍을 뚫어낸 것이다. 하늘을 뒤덮은 어둠이 물리적인것이 아닌 개념적인 것임을 감안하면 역시 최상위급 환수란 것일까? 물리와 개념을 무시하는 그 힘은 실로 무시무시하다 할 수 있었다.

"뭐 그건 천마영감님도 마찬가지지만!"

양손으로 도형을 그리며 팔을 교차하는 성휘, 그 손동작을 따라 부서져 흩어진 어둠의 조각은 이내 안개로 변하고 다시 뭉쳐져 수십개의 화살로 변했다.

"화살비 전방 제사"
"그런건 통하지 않는다"

손이 내질러지자 쏟아지는 화살비, 하지만 아까 날린 어둠의 창 보다 강하냐면 그건 아니었다. 이 화살은 그저 백택의 후수를 가리기 위한 술책-
백택이 전방에서 쏟아지는 화살비에 신경을 쏟는 사이 땅에서 피어오르는 불길이 요동치며 불의 바다속에서 한마리의 용이 불꽃의 바다를 헤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얕보는거냐! 쿠아앙!"

하지만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백택의 포효와 함께 성화의 화룡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졌다. 하지만 그것을 노렸다는 듯 성휘는 수결을 취하며 언령을 외쳤다.

"나눠져 묶어라 구두화룡진!"

부서져 흩어지던 화룡은 그 언령에 다시 힘을 얻고 자신의 몸을 아홉으로 나누어 백택의 몸을 휘감았다. 신염과 옥염에 맞먹는 성화 아무리 백택이라 하여도 그것을 쉽사리 벗어날 수 있을 수 없었다. 그리고 백택이 완전히 묶인것을 확인한 성휘는 양손을 하늘로 치켜들며 외쳤다.

"떨어져라! 암천낙영"

하늘을 뒤덮은 어둠의 일부가 한곳에 뭉치며 하나의 구체를 형성했다. 그리고 뭉쳐진 구체는 이내 백택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떨어져내렸다.

"나는 다른 사람들하곤 틀려..."

스스로 자신의 길을 걸어온 다른사람들과는 다르게 여인은 복수를 위해 다른 존재와 계약해 힘을 갈구했다. 아무것도 없이 그저 계약한 존재의 힘을 빌어 이곳까지 왔다.
태고에 누구도 모르게 태어난 심연의 편린-
그것과 계약해 선인을 죽이고 환수를 갈라찢으며 오로지 복수를 향한 칼날을 갈았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그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니다. 오로지 복수를 위해서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등에 매고 있던 자신의 키보다도 상당히 큰 대검을 땅에 꽂으며 여인은 선언했다. 마치 파충류의 비늘과도 같은 흉물스런 칼집이 칼날이 되어 풀려나갔다. 그 흉물스런 칼집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전신이 붉게 물들어있는 칼날. 그리고 칼날과 손잡이 사이에 박혀있는 호박색 눈동자였다.

"악혈... 우리들의 계약은 이제 곧 끝나. 이번 싸움만 끝나면 넌 자유야"
-홍련... 그것의 의미를 알고 있나?-
"왜 그래? 이제까지 해방만을 기다려온 녀석이."
-나와의 계약이 해지 된 순간 넌 죽는다.-
"알고 있어 그리고 그걸 무엇보다도 기다리고 있어..."
-홍련... 너-
"애초에 평범한 마을처녀인 내가 이러한 힘을 얻었어. 고작 피 가지고는 대가가 적잖아?"

처연한 미소, 아니 이건 체념이라 말해야 옳으리라.

"내 약혼자도, 그리고 그 녀석들도 살라고 말하지만... 역시 지쳤어. 더 이상은 무리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것도 그녀석에 대한 복수심에 의한거지. 이 이상은 네가 계약을 유지해도 무리 그러니까 말이야."

방금전까지만 해도 처연했던 모습이 거짓말이라는듯 살기와 혈기를 흩뿌리며 여인, 홍련은 외쳤다.

"당장 나와 까만 거북이! 네놈의 등딱지를 부수고 살을 회쳐서 내 약혼자와 마을사람들 무덤위에 올려주마!"
"자신 만만하군 인간주제에-"

환수 중 최고위라는 사방신이라 불리며 그 중에 음기와 귀기를 다스리는 북방의 제왕. 북방흑제라 불리는 현무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언덕같은, 아니 언덕 그 자체나 다름없는 크기의 현무는 등장하기 무섭게 일대에 눈보라를 일으키며 주변환경을 뒤바꿨다.
세계를 덧칠하는 강대한 힘, 이것이 사방신의 힘이다. 최고위 환수의 힘이었다. 사방신의 수장이라 불리는 현무의 힘이었다.

"드디어 만났구나... 현무!!"
"나에게 원한을 가진 인간인가. 하찮군 실로 하찮다. 우리의 원대한 계획을 막으러 온 인간이 있다기에 어떤 대의를 가진 기골 있는 녀석인가 했더니 그냥 복수심에 불타는 찌끄레기일 뿐이잖은가"
"대의라던가 하는 그런 거창한걸 찾으려면 협명이나 무문한테나 찾아봐. 아니지 무문도 결국에는 자기 여자 찾으러 온거니 협명한테나 찾아. 난 말이야 단지 널 죽이러 온거야- 네가 몰살시킨 우리마을 사람들의, 내 약혼자의 복수를 하러 온 것뿐이라고!"

핏빛의 대검을 어깨에 들쳐메고 홍련은 외쳤다. 현무는 그런 홍련을 심드렁한 표정으로 보며 하찮다는 듯 입을 열었다.

"하찮다. 실로 하찮다. 너 같이 하찮은 놈을 직접 상대할 여유따윈 없느니라. 일어나라 현빙귀장이여"

현무의 외침과 함께 땅에 귀기가 서리며 수천... 아니 수만에 달하는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나하나가 전부 장군갑에 철보다도 단단한 얼음칼을 손에 쥐고 있는 그것들은 그녀가 예전에도 몇번씩이고 본 환수의 권속들과 비슷한 기도를 풍기고 있었다.

"나와 싸우고 싶으면 적어도 이녀석들을 넘어오도록 어차피 하찮은 네놈에겐 무리겠지만"

얕보였다. 더 이상 없을 정도로 얕보였다. 그 오갈데 없는 분노는 홍련을 자극하며 더 없는 살의를 이끌어 냈다.

"악혈... 우리들 지금 얕보인거지?"
-그래, 더할나위없이-

악혈의 대답에 홍련은 대검을 크게 뒤로 당긴 후 전방을 향해 고속으로 수십번 휘둘렀다. 그 궤도는 마치 촘촘한 그물을 자아내듯 허공에 핏빛의 선으로 짜여진 그물을 만들어냈다.

"악혈귀마록 살식 혈라참삭풍"

홍련의 말과 함께 전방을 수놓은 핏빛의 그물은 그대로 맹렬한 속도로 쇄도하며 현빙귀장무리의 중군을 박살냈다. 중군이 박살나며 두 무리로 나뉘자 홍련은 그대로 둘로 나뉜 무리의 한 가운데로 뛰어들며 사검이 된 칼집을 전개하며 검무를 추기 시작했다. 종으로 베고 횡으로 베고 사선으로 베고 원을 그리고 찌르고 비틀고 치고 찍고 으깨는 일련의 검무가 끝나자 춤추는 사검을 모조리 회수하며 홍련이 입을 열었다.

"악혈귀마록 살식 구망혈람광살무"

직후 현빙귀장의 나머지 무리가 검무와 사검의 난무에 의해 생긴 폭풍속에서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고 산산조각나며 눈속에 파묻혔다.
순수한 살의에 의한 파괴의 기술. 인간에게 심드렁한 현무였지만 이만한걸 본 순간 무시한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그런가, 네놈들이 그 삼황오제를 물리쳤다는 인간들인가...! 그렇다면 내가 실례했군"
"실례고자시고 갈기갈기 찢어주마!"

홍련의 외침과 함께 대검이 휘둘러지며 쏟아지는 사검이 폭풍이 현무를 향해 쏘아졌다.

100년전, 50의 나이에 마를 돈오 했을때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 생각했다. 하늘이 자신에게 시킬 일이 있다고 생각하며 때를 기다렸다.
그렇게 100년의 기다림속에서 나는 한명의 청년을 만났다. 그의 힘으로 무리라 생각 되는 일이었건만 그는 자신은 물론 선인과 환수의 예상조차 아득히 뛰어넘어 인간으로선 이룰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업적을 이룩했다.
한번은 그에게 그만한 일을 하면서까지 하고 싶은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미 떠난 시간을 잡으려는 바보같은 녀석들을 날려버리고 자신은 무리지만 자기의 자식이,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동쪽의 사람들처럼 인간답게 살게 되기를 소망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돈오한 마는 그저 인간답게 살기위한 발버둥이었음을-
나는 그저 한사람의 인간이었음을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칠흑처럼 새까만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한명의 중년인이 칼을 고쳐쥐었다. 꽤나 오랜시간을 살아왔지만 지금처럼 긴장되진 않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존재를 상대로 싸웠고 언제나 긴장같은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긴장이 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상대할 존재는 분명 최강. 선인과 환수의 싸움에선 언제나 중립을 지켰다지만 지닌바 힘은 각 세력의 수장인 황룡이나 황제 헌원을 넘어섰다고하는 존재였다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리 없었다.

"정녕 여와 대적할 것인가? 하늘의 마여"

하늘이 울리며 구름과 안개를 걷으며 한마리의 말과도 같이 생긴 짐승이 내려왔다. 사신, 그리고 황룡에 비하면 수수하고 작은 외견이었지만 지닌바 힘은 지금까지 중년인이 상대한 그 누구보다도 강렬했다. 지닌바 힘은 하늘을 울리고 울리는 언령은 모든 기운을 아울렀다. 파괴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위협을 느끼는 중년인이었다.

"부탁받았거든, 그녀석 무문에게... 한이에게"

하지만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짊어진 것은 두가지. 최초이자 절대의 마인으로서의 자존심과 그것보다도 무거운 친구의 부탁.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리고 절대의 마로서 싸우는데는 이 두가지 이유로 충분했다.

"그러니까 싸운다. 그 이상의 이유는 필요없어-"

칠흑의 검이 불길한 빛을 발하며 빛나기 시작했다. 무문 이한이 만들어낸 자신만을 위한 검. 천마묵혼이 소용돌이 치는 천마신공의 내기에 호응하며 검명을 발하고 있었다.

"내가 할 줄 아는건 딱 세가지 밖에 없어, 숨쉬고, 걷고, 그리고 휘두르는 그 세가지지"
"공교롭군, 여도 할 줄 아는건 세가지 뿐이다. 모으고 뿌리고 휘젓는것, 이 세가지 뿐이지"

기린의 말과 함께 엄청난 기운이 기린을 중심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치 해일이 한곳으로 몰리면 이러할까 싶은 정도의 기운. 하지만 중년인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몰려드는 거대한 기운에 파문을 일으켰다.
그 형상은 마치 태풍, 망망대해 위에 생긴 거대한 태풍이었다.

"내 이름은 묵호량, 마를 돈오한자이며 하늘의 마. 천마를 자처하는 자!"

보보, 한걸음한걸음이 내딛어질때마다 막대한기운이 요동쳤다.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재앙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폭력이었다.
하늘을 밟아 내리 누르는 걸음, 훗날 만마가 경외하며 군림보라 불리게되는 천마의 걸음이 기운의 해일을 헤치고 기린을 향해 뻗어나갔다. 물론 기린은 그것을 보고만 있지 않았다. 기운의 해일을 한점에 집중시키며 천마의 걸음이 일으키는 기운의 폭풍을 모조리 분쇄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세의 대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파는 인근 산봉우리를 몇개씩이나 갈아버리며 서로에 대한 강함을 주지시켰다.

"너는 오만할 자격이 있다. 하늘의 마여-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가마"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방금전까지의 무시무시한 기세대결이 본격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놀랐을 것이나 천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공격에 대비했다.
기린의 힘은 고작 저정도가 아니었다. 고작 저정도일리가 없었다. 저정도는 헌원과 황룡은 물론 다른 삼황오제나 최고위환수들도 할 수 있는 정도니까.
기린이 뿔을 곧게 세우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자 엄청난 뇌우가 주변을 뒤덮었다. 쏟아내리는 뇌우를 뿔에 모아 한줄기의 뇌전의 기둥을 형성한 그는 그 기둥을 천마를 향해 휘둘렀다.

웅웅웅-

강렬한 뇌전에의해 백열화된 대기가 요란하게 울리며 백색의 기둥이 천마를 향해 떨어져내렸다.


최근 나태해진것 같아 예전에 짜둔 설정을 기반으로 가볍게 써봤습니다.

신화시대때 정확히는 단기 333년을 이래저래 망상해서 쓴 글입니다.

신화시대가 끝났음에도 땅에 남은 이들과 그것에 반발하는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등장인물은 총 아홉명

마의 시조가 되는 천마, 암천, 악혈의 삼마
정의 시조가 되는 신조, 광해, 천뢰의 삼신
무학의 시조가 되는 무문, 천검, 협명의 삼무
다 합쳐 구종, 신마무구종이라 불리는 이들의 이야기인데... 다들 좀 한개성 하는 이들이라 좀 난감


환수와 선인들에게 압제받는 현실속에서 구원을 얻기위해 나는 소문으로만듣던 서장 너머의 천축을 향했다.
수많은 도적과 괴물과 자연의 맹위속에서 함께 형제가족들을 모조리 잃고 천축에 도착한 나는 자신이 살던곳과 다를바 없는 천축의 상황에 절망하며 절벽아래로 몸을 던지려 했을때 그것과 만나게 되었다.
전신이 금빛으로 빛나는, 찬란한 태양과도 같은 새를-
그리고 그 새는 나를 향해 이리 말했다.

"그대도 구원을 갈구하는가?"

그것이 금시조, 가루라와의 첫 만남이었으며 후일 신가라 불리는 염황가의 시작이었다.

"금시염황공 창염조화"

문사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내의 말과 함께 등 뒤에서 찬란한 금빛으로 빛나는 새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주작 혹은 봉황이라 할 터이나 사내를 상대하고 있는 존재, 주작은 사내가 만들어낸 금빛의 새.
서역의 신조인 가루라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인간이 가루라의 신염을 품고 있을 줄이야..."

제 아무리 강한 인간이라도 팔열지옥의 최심층이라 불리는 아비초열지옥의 열기와 맞먹는 자신의 불길을 버틸 재간이 없다고 생각한 주작이나 가루라의 신염이라면 문제가 틀렸다.
태초에 음양이 나뉘고 천지가 형성될때 가장많은 양의 기운을 가져간 것이 태양이다. 그런 태양의 불길을 머금은 가루라의 불꽃은 불의 화신인 자신조차도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아직 오시지 않은 성인의 법을 이은 금시조께서 아량을 베풀어 저에게 법화의 편린을 주셨더이다."

성인이라 함은 인간이다. 오만하고 도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존재인 가루라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인간의 법을 이었다니... 알 수 없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나는 법화를 이어 이 압제로부터 인간을 구하고 앞으로 오실 성인의 법을 지키고자 맹세하였으니...."

한쪽발이 살짝 앞으로 내딛어지고 금시조의 찬란한 날개짓과 함께 불꽃이 사방에 흩날렸다.

"이 싸움 질 수가 없소이다!"

가루라는 사내에게 말했다. 구원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구원을 구하기보다는 자신이 구원이 되는게 어떻겠냐고-
자신을 구하고 타인을 구해 미래까지 이어주는 이가 되라고-
그런 가루라의 말에 수긍했기에 지금 자신이 여기에 있었다.

"인간 네 이름은?"
"연무수, 금시조의 제자 연무수라 하오!"

연무수의 외침과 함께 금시조와 주작이 서로 날개짓하며 열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빛의 바다가 넘실거리며 중심에 있는 한명의 소년을 향해 몰려들었다. 몰려든 빛은 이내 용오름이 되어 하늘로 치솟고 이내 산란하며 장엄한 광경을 자아냈다. 그리고 잠시 후 휘몰아치던 빛은 이내 네개의 빛나는 고리가 되어 소년의 양팔과 양다리를 휘감으며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것은 광륜, 본디 입자이며 파동인 구속 불가능한 빛을 압축해 고속으로 회전시켜 형성한 것이 이 광륜이었다.

"헤에, 그게 소문의 광륜인가- 그거라면 확실히 어지간한 선인이나 환수는 한방이겠네."

갑작스럽게 들려온 여자의 목소리에 소년은 광륜을 형성하던것을 멈추고 자신을 향해 말을 건 여인을 바라보았다.
선녀의 날개옷을 입고 있으나 그 기질과 기운은 선녀와는 무척이나 틀렸다. 도리어 환수에 가까운 존재였다.

"어머 눈치챘나? 뭐 눈치 못채는게 더 이상하려나- 뿅"

의미 모를 소리와 함께 여인의 머리에 길다란 귀가 나타났다. 그것은 토끼 귀, 새하얗고 기다란 토끼의 귀였다.
그리고 토끼형상의 환수 중 이만한 힘을 지닌 존재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옥토끼..."

지상의 창세이전부터 달에서 살아온 환수계의 최고령자, 힘은 약한편이라 하나 지닌바 상징성과 연륜은 삼황오제의 복희와 함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거물이었다.
오죽하면 오만한 황룡과 최강인 기린 마저도 옥토끼 앞에서는 한수 접어줄 정도였다.
그러한 거물이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다니 운이 좋다해야할지 안좋다해야할지 모를 상황이었다.

"기왕이면 달묘라 불러줘. 그게 친근감 있잖아"

옥토끼, 아니 달묘의 말에 소년은 경계하며 광륜을 전개했다. 펼쳐진 8개의 광륜은 소년의 주위를 맴돌며 언제든지 옥토끼를 향해 날아갈 준비를 하고있었다.

"당신도 한 형을 막으러 온 건가요?"
"뭐 비슷하려나, 정확히는 야마토의 무녀 히미코의 보호자 중 한명으로서 사위감인 한을 시험해보고자 했지만. 역시 그 역할은 황룡에게 넘기기로했어 피차 구원의 상대인듯하고 말이야. 게다가 아무래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듯하고 그래서 따로 상대가 없는 널 찾아온거야 기껏왔는데 그냥가기는 뭐 해서 말이지"

옥토끼, 아니 달묘가 손가락을 튕기자 선녀복에서 전혀다른 복장으로 바뀌었다. 어찌보면 지체높은 아가씨들이 입는 복장 같기도하고 어떻게보면 그냥 우스꽝스러운 복장이었다.

"좀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말이야 이 옷은 앞으로 4000년 정도 후 미래에 유행할 옷이야.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쓸 '무술'은 3950년 정도 뒤에 저어기 동방의 환인이 있는 영토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될 무술이지"

탕-

달묘가 땅을 강하게 차기 무섭게 마치 섬전과도 같은 속도로 거리를 좁혀들어왔다. 그리고 발차기, 머리를 노리며 들어오는 발차기에 재빨리 광륜을 세워 막는 소년. 하지만 달묘의 발차기에 의해 광륜이 산산조각나며 소년의 머리에 발차기가 작렬했다.

"돌아옆차기"

상반신이 격렬하게 꺾이며 날려지는 소년을 보며 달묘는 꽤나 재밋다는 표정을 지었다.

"헤에, 그 공격에 전혀 타격이 없을 줄이야"

달묘는 그렇게 말하며 소년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방금전, 방어를 깨고 깔끔하게 들어갔다 생각한 발차기는 아무 타격도 주지 못한 무효타였다.

"아야야, 너무 과하게 뛰었나... 속을 거라 생각했는데"
"나는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게 몸쓰는게 익숙하거든. 소년, 이름은 뭐야?"
"주, 성같은건 없어"
"주라.. 괜찮네. 그럼 보여주지않겠어? 네가 자신하는 광해전륜파극경을"

달묘는 그리말하며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산 중턱에 있는 수 많은 봉우리 중 하나, 그곳에서 한명의 청년이 두잔의 술을 앞에 두고서 홀로 앉아 있었다.

"그 녀석은 누구보다도 고결하고 강직한 전사였다... 그런녀석이 목숨걸고 모신게 너다"
"그건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었다. 어리석고 이끌어야만 한다고 생각한 인간 중에서 그런 보배같은 인간이 있을거라곤... 그의 죽음은 정말 아쉽더군"

어느새 나타난 존재는 청색 장포에 새 파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마치 왕과도 같은 기품을 흘리고있는 남자였다. 남자는 청년 앞에 놓여진 두잔의 술잔 중 하나를 집고 일어나며 말했다. 그러자 청년도 남은 술잔을 집으며 위로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 녀석의 의지를 기리며-"
"그 녀석의 충성을 기리며"

잔을 마주치고 그대로 잔을 바닥에 떨군 두 사람의 등 뒤로 뇌전이 몰아쳤다. 구름한점 없는 마른 하늘의 날벼락.
그리고 그 뇌전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뇌기를 폭사하며 입을 열었다.

"놀랍다. 설마 인간이 이만한 뇌기를 발하다니."
"나도 놀랐다고. 설마 사신 중 하나가 이렇게나 인간적일줄이야, 청룡"
"인간적인가... 그럴지도 모르지"

사내는 그리 말하며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 비늘과 갈색빛의 뿔, 그리고 흩날리는 수염
사신중 동방을 담당하는 청룡이 그 진실된 모습을 드러냈다.

"좋아 그럼 나도 전력으로 상대해주지"

청룡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자 청년은 자신을 향해 내리치는 벼락을 잡아 무기의 형상을 만들었다. 오른손에는 벼락으로 만들어진 창, 왼손에는 벼락으로 만들어진 곤
벼락을 다스리며 무기로쓰는 천장이 지금 청룡의 눈 앞에 있었다.

"벼락의 징벌자 천뢰도 최우 사신 청룡에게 대결을 청한다!"
"오라! 나는 동방청제신장 청룡! 벼락의 화신이다!"

그렇게 청룡과 천뢰의 싸움이 청천벽력과 함께 시작되었다.


신마무구종의 삼신쪽입니다. 삼신 애들은 성실한편이라 좀 심심한...

각기 사용무공은 금시염황공, 광해전륜파극경, 천뢰도
각기 이름이 상징하듯이 가루라염과 빛, 그치고 벼락을 다루는 힘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포함된 삼무가 나올 차례네요.

ps. 왜 히로인뻘 되는 여성이 일본인인가 하면.. 그냥 3국 다 언급하고 싶어서...


신마무구종의 시조들은 죄다 괴짜다. 일반 상식에 얽메이지 않은 바보들이다. 그렇기에 그들과 싸울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중에서 제일 괴짜를 꼽으라면 역시 천검이다.
본래 화공이었던 천검은 그저 하늘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일념으로 칼을 잡았으며 단지 그림을 그리다 보니 선인과 환수를 베었다.
단지 그림을 그리기 위해 가장 터무니 없는 전쟁에 뛰어든 바보가 지금 눈 앞에 있는 녀석이다. 눈 앞에 자신이 부탁한 그림을 그려주고 있는 환쟁이인 것이다.


  • 훗날까지 전해지지 못한 한 책의 저자의 사담 -

대붕은 지금 미치고 팔짝뛸것같은 지경이었다. 한번의 날갯짓으로 1만 8000리를 단숨에 날아오르는 자신이었지만 지금은 고작 300장의 공간을 빠져나가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에 그러니까 그냥 포기해주시면 안될까요? 피차 피해도 못입히는데"
"에잇! 대붕의 자존심이 있지!"

다시한번 날개짓을 하며 날아오르는 대붕은 주변에 일진광풍을 일으키며 마치 섬전과도 같은 속도로 '300장 밖으로' 나가기 위해 용을 썼다.
하지만...

"아무리 눈을 가려도 보이는걸요. 선이-"

그렇게 말하며 화공은 붓대신 들고있는 한자루의 칼로 대붕이 가려는 선을 끊고 다른 곳으로 이었다.
몇번의 칼질이 있고 날아가던 대붕은 문득 광경이 몇번씩 바뀌는걸 느낀 후 바닥에 쳐박히고 말았다.
자신의 속도에 의해 격렬하게 땅에 부딪힌 대붕은 전신에 충격이 작렬함을 느꼈으나 그 충격보다도 몇십번씩이나 날아올라도 '300장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더 충격이었다.

"또?!"
"그러니까 그만 포기하고 끝날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니까요. 당신은 이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저는 당신에게 상처를 입힐 수 없으니 피차 천일수. 그냥 일 끝날때까지 기다리죠?"

화공도 원래는 대붕을 상대로 싸우려 했으나 자신이 그리는 선이 대붕의 진로를 가를지언정 대붕에게 상처입힐 수 없음을 깨닫고 이렇게 대붕을 잡아두는데 그치고 있었다.
하늘을 가득 메우는 만천검로,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선. 이만하면 대붕도 이길 수 있다 생각했지만 실상은 다른 이들에 비해 단련되지 못한 육체로 인해 대붕을 벨 수 있는 심상을 잡아도 번번이 체현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잇! 얼른 황룡이 있는 곳으로 가야..."
"이쯤 하자니까.."

화공의 이름은 추상. 신마무구종 중 삼무의 일각인 천검이었다.

소녀의 이야기를 하지
소녀는 고아였다. 아니 고아임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지
그녀는 아기였을때 버려져 복희에게 주워지고 그의 시동이자 제자로서 선인이 되기위한 수련을 계속했고 그리고 선인이 되기위한 영역 코앞까지 다다랐다.
하지만 선인이 되기 직전 그녀는 하산해 세상을 둘러보기로 결심하고 복희 몰래 산을 내려와 발길 닿는대로 세상을 떠돌았다.
그리고 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환수와 선인들의 압제에 고통 받는 것을-
원치않게 스승의 이름까지 내세워가며 그 잘못을 바로잡으려한 그녀였지만 결국 실패하고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하지만 그 모습에 감격한 사람들이 목숨바쳐 자신을 구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결심했다.
평생 힘없고 억울한 이들을 위해 살아가겠다고... 협俠이란 이름 아래 선인이 아닌 인간으로서 평생을 살아가겠다고.

"제천류 화행기 폭쇄!"

여인의 외침과 함께 여인의 주먹에서 맹렬한 폭발이 발생했다. 주먹에서 발해진 폭발은 그녀를 향해 날아오는 칼날바람을 박살내며 전면의 공기를 불태웠다.
그리고 그 불타는 공기 사이로 파고든 여인은 그대로 반대 주먹을 뻗으며 전신의 기운을 집중시켰다.

"제천류 금행기 파성추!"

캉!

요란한 금속음과 함께 여인의 주먹과 호랑이의 발톱이 튕겨져 나갔다. 서로의 주먹과 발톱이 튕겨나가자 여인은 진각을 밟으며 호랑이를 향해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여인의 몸통박치기에 맞춰 호랑이는 여인을 향해 그 거대한 머리를 휘둘렀다.
마치 산사태에 구르는 바위와도 같은 무시무시함- 하지만 여인은 멈추지 않고 등허리에 힘을 주며 기공을 집중했다.

"금토 이행기 중압파쇄"

토기의 중압과 금기의 파쇄가 합쳐져 호랑이의 머리를 강타했다. 그렇게 튕겨져 나가는 호랑이의 머리, 하지만 무게 차이가 무게 차이인 만큼 여인도 상당히 밀려났다.

"큭, 복희의 제자라고 하더니 스승과는 영 딴판이군"
"나는 인간이니까 말이지!"

여인은 그리말하며 뒤에 둔 왼손을 움직이며 손을 수기를 발했다.

"제천류 수행기 수룡난무"

왼손을 뻗자 호랑이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에서 물로 된 용이 모습을 드러내며 호랑이를 향해 쏟아졌다.

"이 백호에게 그런 잔재주는!"

백호의 일보와 함께 막대한 삭풍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대막의 죽음의 상징 중 하나인 모래폭풍이 현현한 것이었다.
칼날보다도 날카로운 모래폭풍에 백호를 향해 쏟아지던 수룡은 모조리 갈기갈기 찢겨져 흩어졌다.
백호의 발악과도 같은 용권풍에 여인은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손 주위에 오색의 구슬을 형성하며 회전시켰다. 그리고 회전이 일정 이상 속도에 다다라 안정 되었을때 여인은 구슬이 회전하고 있는 손을 강하게 뻗었다.

"제천류 오행기 분쇄륜"

여인의 외침과 함께 고속으로 회전하는 구슬들은 이내 고리가 되어 쏘아졌다.
여인의 이름은 금련, 본디 복희의 제자이며 협명이라 불리게 된 이들의 시조인 여성이었다.

"드디어 도착했구나..."

태산 최정상,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중앙에 있는 제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제단 한가운데 있는것은 무녀, 바다건너의 나라 야마토에서 온, 아니 환수들이 야마토의 신들에게서 '양도'받은 신의 세상을 유지시키기 위한 제물이었다.

"한...! 어째서?"
"구하러 왔어 히미코"
"정말 화려한 판을 벌여줬군 무문..."

히미코에게 다가가던 한의 등 뒤에서 엄청난 크기의 거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상에 내려와 있는 모든 환수들의 수장 응룡황 황룡-
그가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사방 100장 넓이로 짙은 먹구름이 꼈다. 그나마도 제어한 것이 이정도- 진신이 대륙을 가로지르는 그 거체는 그 존재만으로도 천재지변을 유발시킬 정도니 그 힘의 막대함은 말하지 않아도 충분할 것이다. 이러한 힘을 뚫고 상해를 입힐 수 있는건 최강의 환수인 기린, 최고의 환수인 옥토끼, 선인중선인 복희, 패도를 걷는 황제, 선녀중 최강의 힘을 지닌 여와 정도이리라
그러한 상대를 지금 한은 상대해야만 했다.

"이정도는 해줘야 댁이 나오지"
"뭐 그것도 그렇다만... 당해보니 무척이나 기분이 나쁘군"

갑작스럽게 몰아치는 일진광풍, 바위가 휘날리며 한을 향해 날아왔지만 그는 침착하게 창을 꺼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바위를 베어갈랐다.
7척정도의 묵빛의 창- 거기에 담긴 신기는 황룡으로서도 무시하기 곤란할 정도였다.

"그 창은..."
"널 죽이려고 십년에 걸쳐 만든 녀석이다. 참고로 이름은 붙이지 않았어 나중에 나같은 놈 말고 더 좋은 주인이 나타나면 그녀석이 붙여주겠지"

한은 그렇게 말한 후 강하게 진각을 내딛으며 창을 올려베었다. 창놀림에 의해 생겨난 진공의 참격은 마치 공간을 갈라 넘듯 순식간에 황룡의 동체에 도달했다.

촤악!

마치 채찍이 후려쳐지듯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황룡의 비늘이 몇장 벗겨지며 용혈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프군..."
"지난 수백년동안 너희가 말한 신기를 만들면서 축적된 기술을 모두 쏟아부어 만든 녀석이야. 그정도로 놀라면 안되지-"

한은 그렇게 말하며 왼손을 쭉 뻗은 후 창을 잡고 있던 오른 손을 뒤로 잡아당겼다. 그리고 잠시 후 강렬한 진각과 함께 창에 맹렬한 회전이 걸리며 마치 대포가 쏘아지듯 창이 뻗어나왔다.

"육식창무 용격포-"

투쾅!

요란한 굉음과 함께 창에 휘감긴 공기가 용격포의 충격을 싣고서 쏘아졌다. 용을 잡기 위해 각고한 육식창무의 절초- 하지만 황룡은 용격포의 진로에 거대한 회오리를 발생시켜 용격포를 상쇄시켰다.

"아무리 나라지만 아픈건 역시 싫군"
"엄살은-"

그렇게 말한 한이었지만 사실 그게 정통으로 격중했다면 아프다 정도로 끝나지 않는 다는 것은 뻔할 뻔자였다. 애초에 맞아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간다. 황룡... 지난번의 빚 확실히 갚아주지"
"지난번엔 히미코와의 약속으로 살려뒀지만... 이번엔 그런것따윈 없다!"

황룡의 외침과 함께 한은 땅을 박차 올랐다. 하늘 나는 황룡을 상대하기 위한 방법은 몇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몇안되는 방법을 위해서는 부지런히 뛰어야만 했다.

"육식창무 월인 원월륜!"

하늘 높이 뛰어오른 한은 그대로 허공에서 창을 고속으로 휘두르며 몸을 회전시켰다. 창끝에서 시작된 진공의 칼날은 이내 고리가 되어 황룡을 향해 쏘아졌다.
황룡은 방금전 참격을 떠올리며 몸으로 받아내지 않고 허공에 기운을 응축시킨 후 폭산 시켰다.
진공의 고리와 응축된 기운의 폭산. 피차의 견제가 오가며 한과 황룡은 서로를 꿰뚫기 위한 빈틈을 찾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둘은 서로를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아니 서로를 향한 공격 하나하나가 필살의 일격
견제조차 필살이 아니면 상처조차 주기 힘든 것이 둘의 싸움였다.
손에서 쏘아지는 탄지와 창으로 쏘아지는 진공의 포격, 권능으로 만들어 꿰뚫는 돌의 창과 모래와 바위를 날리는 일진광풍. 어느것 하나도 서로에게 치명상을 주지 못한채 자잘한 상처만을 남겼다.
그러한 상황속에서 둘은 서로를 향해 한껏 욕을 하고 있었다.

''존재 자체가 반칙인 자식!''

한쪽은 신병을 만들 수 있다하나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인 철병진가의 마지막 생존자에서 환수나 선인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 존재. 한쪽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천재지변을 일으키며 세계를 덧씌우는 환수의 수장.
어느쪽이든 반칙이라면 반칙인 존재였다.
그렇게 서로를 향한 살의가 가득한 견제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때 거대한 황룡의 꼬리가 휘둘러졌다.

콰콰콰콰콰콰!!

요란한 굉음과 함께 꼬리가 산을 가르며 계곡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 소란중에 황룡의 꼬리에 올라탄 한은 그대로 황룡의 등 뒤를 질주하며 머리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목 부분을 지나치면서 진각과 육식창무 회선의 기로 목부분에 타격을 가하며 머리 위에 올라섰다.
본디 용을 잡으려하면 아랫 목에 있는 보륜과 역린쪽을 공략하는게 맞으나 상대는 황룡 그런 일반적인 공략법이 통할리가 없었다.
실제로 통하지 않았었고 그러니까...

"머리를 집중 공략한다!"

창을 등 뒤에 메고 양 손으로 용의 정수리를 강타했다. 양손에서 발한 충격이 용의 머리를 뒤흔들었다.
황룡이 충격에 의한 괴로움에 머리를 흔들자 한은 그대로 황룡의 몸을 타고 구르며 두번째 세번째 공격을 계속했다. 깊게 찔러 박히는 정권과 비틀어 부수는 장타 네번째 공격은 당김과 동시에 뻗어지는 고속의 찌르기 였으며 다섯번째 공격인 연속으로 충격이 발하는 장타는 용의 턱에 꽂혔다. 황룡이 고통을 참고 집어삼키려 입을 연 순간 마치 송곳과도 같은 충격파가 입안에 들어와 머리에 충격을 가했다. 그 직후 무거운 발차기가 황룡의 콧잔등을 강타했으며 마지막으로 몸통박치기가 다시한번 정수리를 강타했다.
충파난선
부운파진격
유파격류장
격중진자
중첩폭뢰
공파폭심추
폭축퇴
탄유비선격
무문팔극권의 팔대절초가 황룡의 머리를 중심으로 연속적으로 작렬했다. 그리고 그 충격의 도달점은 한점-
황룡의 뇌였다.


  • 무문팔극권 팔대절초 연계접속기 팔극열공포

쿠룽쿵쿵쿵

황룡은 머릿속에서 천둥번개가 치는 느낌을 받으며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환수도 생물인 이상 뇌와 심장이 박살나면 죽는다. 물론 평소에는 그 질릴정도의 거대함에 시도조차 무리지만 의식을 위해 줄어든 지금이라면 가능했다.
황룡을 죽이는 것이 가능했다.

"용격포!"

육식창무의 절초 용격포가 황룡의 정수리를 파고들었다.
그 순간 한층더 격렬해지는 몸부림에 소용돌이가 발생해 한의 몸이 날려졌다.

"큭...!"

앞으로 일보- 조금만 더 깊게 박혀 꿰뚫으면 되건만...

"우오오오오!"

회오리속에서 몸을 회전시키며 황룡의 머리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황룡의 정수리에 박힌 창을 향해 몸을 회전시키며 발꿈치 차기를 날렸다.

"폭축퇴!!!"

한의 발차기와 함께 황룡의 정수리에 박힌 창이 머리를 관통했다.

황룡이 죽고, 현무가 죽었다. 다른 환수들은 죽지 않았으나 대부분 환계로 돌아갔다. 의식이 실패한것 때문에 선계와 환계의 통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앞으로 수백년 정도 후에는 통로가 완전히 닫히리라.
그 싸움이 끝나고 모두들 제 갈길로 갔다. 다만 수십년에 한번씩 만나자는 약속아닌 약속을 한채-
한명은 죽음을 막기 위해 얼음 기둥에 가뒀지만 서도.
그리고 이 사건의 주역인 한은...

"한... 몸은 어때?"
"아, 괜찮아. 히미코야 말로 이런 생활 힘들지 않아?"
"신들을 모시는거 보다야 편하지"

한은 구출한 히미코와 함께 동쪽의 조선으로 이주해 자리를 잡았다. 환수와 싸우면서 무가 널리퍼져 소란스러워진 중원에서 지내기에는 황룡과의 결전에서 여러가지 부상에 좋지 않은 탓이었다.

"우리들... 얼마나 남은걸까?"
"신경쓰지말고 남은 시간을 어찌 보낼지만 생각하자. 아직 시간은 꽤 남았으니까"

히미코는 의식의 반동으로 수명이 줄었고 이한은 그간의 싸움으로 인해 수명이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결국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앞으로도 쭉-


살짝 불연소로 끝났습니다. 랄까...

심히 불연소로 끝났...

환쟁이 천검
의약사 협명
대장장이 무문

삼무는 이러한 이들입니다.



TistoryM에서 작성됨
posted by 히무란
2014. 8. 15. 23:19 설정놀이/글설정
메이링 카산드라
별호 팔황마룡
나이 82세
기간테스 천녀유혼
특기 다재다능

암흑무협 최강이자 살아있는 전설, 30대에 난립하던 암흑무협에 뛰어들어 40대에 대부분을 통합해 지금에 이르렀다. 심후한 내공에 의해 노화마저 빗겨가 30대 외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성격은 암흑무협답지 않게 정정당당하고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타입. 왜냐면 속임수 따위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강하니까-
여자면서도 봉이나 후가 아닌 용의 이명을 지닌 이유는 그녀의 천재성과 다재다능함을 용 이외에 마땅히 표현할만한 단어가 없었기 때문.


쿵 웨이신
별호 귀검암혼
나이 56세
기간테스 귀곡탈명
특기 삼황탈명진혼검

암흑무협의 최상위 고수인 암야팔천의 일원으로 단 한자루의 검으로 암흑무협 몇개 문파를 몰살시켜 자신의 힘을 과시한 괴물. 암살자 체질로 팔황마룡의 명령이라도 없으면 수행으로 매일을 보낸다.


구하자 가이라
별호 폭뢰군왕
나이 65세
기간테스 뇌진자
특기 기풍발뢰공

호리호리한 모습과는 달리 위압적인 별호를 지닌 사람으로 팔황마룡과 정면으로 맞서고 살아남은 몇 안되는 인간. 폭뢰문의 태상문주로 현 은하무협에서 가장 위험시 되는 인물이다. 그의 잠재 위험도는 팔황마룡 이상으로 경계받고 있을 정도-
언제나 강력한 전자기력을 발하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기계류는 잘 다루지 못한다.


레콘 크 슈발츠
별호 검은 폭풍(슈발츠 슈트롬)
나이 55세
기간테스 흑기사
특기 철갑반탄진기

암흑무협 최강의 방어력을 지닌 이로서 순수 방어력으로 치면 모든 장비를 갖추고 전력으로 방어할 시 중형 우주선 주포도 한번은 버틸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종족은 드래고니안


돈 팔시온
별호 흑산마두
나이 108세
기간테스 파성추
특기 흑산굉파추

암흑무협 최고의 연장자이자 최강의 육신을 지닌 남자로 가장 단단한것은 별호답게 그 머리, 그 육신에서 나오는 가속력과 단단한 머리의 조합이 가져오는 파괴력은 미사일에 비견될 정도


화무
별호 화염의 마녀
나이 불명
기간테스 축융
특기 화황여의종

어느별에선가 벌어진 비인도적인 실험의 결과물로서 인간과 원소인(엘레메리안)을 합쳐만든 키메라. 그때문에 능력이 불안정해서 코어용 에테리움과 공명해 그 별의 1/10을 사막화 시킨적이 있다.


카쿠 진
별호 철권제재
나이 48세
기간테스 없음
특기 육비아수라격

기계의 몸과 외공으로 암흑무협 10대고수에 오른 사내. 기공이 없으므로 기간테스는 쓸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암흑무협 10대 고수임을 부정하는 인간은 거의 없다.


한비자
별호 유령군사
나이 35세
기간테스 구유마혼
특기 위혼환현술

무인이 아닌 술법사로서 암흑무협의 정점에 오른 사람으로 10대 고수 중에선 공식적으로 제일 젊다. 그의 위혼환현술은 환술이면서도 기계마저 속일만큼 대단하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일단은 군사 포지션이지만 실제 하는건 개발담당에 가깝다.


목 연아
별호 : 칠흑의 세이렌
나이 42세
기간테스 로렐라이
특기 천음후가

공식적으로는 유명 성악가이나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암흑무협 십대고수 중 한명, 신체능력은 좀 떨어지나 그녀의 특기인 음공이 모든것을 메꾸고 있다.


리사 퀸
별호 야수여왕
나이 54세
기간테스 만티코어

아수족의 용병으로 야수권의 달인, 유명 용병단인 퀸 용병단의 리더로 언제나 전장의 최전선에 서 적과 싸우는 것이 보람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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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
2014. 7. 29. 17:58 카테고리 없음
보통 군략물하면 군사vs군사 혹은 소수vs군사입니다만

이 작품의 경우 극소수의 이능력자vs다수의군인입니다. 이것이 왜 변칙적인 군략물인가 하면...

일반적으로는 능력자의 일방적인 학살이 됩니다만 이 작품의 경우 **마녀들이 군인을 일방적으로 학살할 수 있는 마법이 거의 없습니다.**

기껏해봤자 그 마을 수장 마녀의 거대 나무인형이고 이것도 백명 넘어가면 상당히 빡센 상황.

그런데 그런 마녀 마을 사람들이 싸워야할 군대의 수는 **2000명**. 아무리 마법이 있더라도 10명 남짓한 인원으로는 무리라 할 수 있는 상황 그런 상황속에서 주인공인 나가(아마 오다 노부나가로 추정되는 누군가)는 마녀들의 능력을 듣고 군략을 세워 마을을 지킵니다.

그리고 마녀들을 인간 세계로 데리고 가기위해 마녀들을 결속시킬 생각을 합니다.

성스러운 용왕의 이름을 지닌 이와 마녀 마을의 이야기... 좀 어설픈면이 없잖아 있지만 괜찮은 작품입니다.
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