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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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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 10:27 글/보관
나는 생에에서 두가지, 나 자신만을 위한 꿈을 꾸고있다.

그것은 이룰 수 없는 꿈... 용서받지 못할 죄많은 행위.

하지만 그 꿈을 꾸는게 허락받을 수 있다면...

난...



"이게 메이드복이란 걸까요. 리사?"

"네, 그나저나 마호로의 사이즈에 맞춘거라 그런지 꼭 맞네요."

리사와 유이치로의 도움으로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정확히는 마호로의 사이즈에 맞는) 메이드복을 구한 마슈는 마호로와는 조금 다르게 처지도록 리본을 메었다. 신체는 정갈하게, 머리는 단정하게. 모든 것은 그 와 만나기 위한 준비, 어느것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이걸로 대략의 준비는 된걸까?"

"네, 그런데 지구에서 쓸 이름은 뭘로 하실 거죠?"

"결정되어있잖아. 그런건."

마슈는 마호로같이 새침한 얼굴로 리사를 향해 말했다.

"안도우 마슈. 내 동생과 나를 위한 이름이야."

그런 마슈의 모습에 리사는 미소를 지었다.



쏴아아아아아-

비가내리는 하루, 베스퍼 산하의 종합병원 안에서 스구루를 문병온 미나와는 눈동자가 죽어버린채 계속 중얼거리고 있는 스구루를 보며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슬프고 괴로워 보였기에... 자신으로서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스구루씨..."

아픈 가슴을 부여잡으며 미나와는 다 부서진 브로치의 잔해를 스구루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

"이거... 언니거에요."

언니의 브로치를 건낸 미나와는 더이상 망가져있는 스구루를 보기 힘들었는지 그대로 병실에서 나와 울음을 터트렸다. 중얼거리던 의미불명의 말들을 중얼거리던 스구루는 '그녀'의 브로치를 보더니 이내 마호로의 이름을 부르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울고있던 미나와는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올렸다.

"저기... 여기가 미사토 스구루씨의 병실이 맞죠?"

언니의 목소리였다. 자신의 언니인 안도우 마호로의 목소리... 냉큼 고개를 든 미나와는 재빨리 목소리의 주인을 올려다 보았다. 틀림없이 마호로였다.

"언니...?!"

"안녕, 네가 미나와구나."

"어... 언니?"

언니의 이상한 반응에 미나와는 대체 왜 그러는건지 의문을 표했다. 그것을 뒤늦게 눈치챘는지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 이름은 안도우 마슈, 마호로가 모르는 쌍둥이 언니란다."

"네...? 언니의?"

안도우 미나와는 갑자기 생겨난 새언니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언니도 모르는 언니라니... 게다가 안드로이드에게 있어서 쌍둥이라니? 미나와의 복잡한 생각을 읽었는지 마슈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확실히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에게 있어선 좀 복잡한 이야기겠네요. 그나저나 미나와. 스구루씨와 만나도 될까?"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마슈의 말에 미나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문앞에서 비켜났다. 미나와가 비켜서자 마슈는 조용히 병실의 문을 열며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병실 안으로 들어서기 무섭게 마슈는 망가진 브로치를 보며 오열하고 있는 미사토 스구루를 볼 수 있었다. 마슈는 조용히 오열하고 있는 미사토 스구루의 옆으로 다가갔다. 인기척 때문일까? 미사토 스구루는 오열하다 말고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보았다. 메이드 복을 입은 마슈의 모습을...

"마... 호로?"

미사토 스구루는 마슈의 얼굴을 보며 자신의 눈앞에서 죽은 마호로를 떠올렸다. 넋이 반쯤 나가 있는 스구루를 보며 마슈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 후 치맛자락을 들어올리며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미사토 스구루씨. 제 이름은 안도우 마슈. 당신의 연인이자 메이드였던 안도우 마호로의 쌍둥이 언니입니다."

"마...슈? 마호로가 아냐...?"

"네, 마호로가 아닌 마슈입니다."

"너는 대체... 그보다 왜... 왜 이제야 나타난거지? 어째서 마호로가 죽은 이후에?"

스구루의 질문에 마슈는 조용히 대답했다.

"마호로와 저는 만나서는 안될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스구루의 외침에 마슈는 천천히 다가와 스구루의 침상 옆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걸 말하려면 우선 저와 마호로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야겠네요. 일단 제 풀네임을 말하자면 아카디아 마슈 페이레이. 통칭 마슈라 불리는 세인트의 메인 관리 시스템의 단말입니다."

마슈의 고백에 스구루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잠깐, 마호로는 지구출신이라고! 그런데 어떻게 세인트의 메인관리시스템의 단말인 네가 쌍둥이 자매가 될수가 있는거지?"

스구루의 물음에 마슈는 덤덤히 대답했다.

"쌍둥이란 단어에는 사실 조금 어폐가 있지만... 마호로는 당신의 외할머니인 리사의 의견에 의해서 세인트의 기술로 베스퍼가 만들어낸, 저 대신에 이곳 지구를 알아보기 위한 일종의 감찰관이었습니다. 그 사실은 자신도 모르지만요. 그리고 저는 그녀가 수면을 취할때 그녀의 꿈을 통해서 그녀와 대화및 정보를 공유했지요. 마호로는 또 하나의 자신으로 생각하고 있었지요."

"마호로가 감찰관...? 그럼 그녀의 마음은 거짓인거야?!"

"아뇨, 마호로는 엄연히 독립된 존재입니다. 저와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그녀에겐 자신의 자아가 존재하고 있지요. 애초에 전 제 어머니의 유지에 따라 제 형제나 아이들의 자아를 강제하지 않아요."

"어머니라니...?"

"마호로 마슈 페이레이. 날 만든 개발자중 한사람이자 나에게 자아를 부여하고 마음을 가르쳐준 어머니, 그리고... 마호로의 모델이 된 존재. 그리고 저와 마호로는 그분을 모델로해서 태어났답니다."

마슈의 말에 미사토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입에서나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반년 후

"다녀오세요. 스구루씨"

"...."

평소와 같이 마슈의 인사를 무시한 미사토 스구루는 마슈의 인사를 무시한채 그대로 집에서 나왔다. 벌써 반년이 지났건만 스구루는 꼭필요한 정도만 마슈와 얼굴을 마주하고 그 이외에는 얼굴도 마주하지 않은채 지내고 있었다.

아직 마호로를 잊지 못함인가? 아니면 마호로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자신을 인정하지 못해서인가?

전자라면 좋지만 후자라면 여러므로 섭섭한 이야기였다. 스구루를 마중하고 청소를 시작하던 마슈는 문득 탁자위에 도시락이 놓여져 있는것을 깨달았다.

"도시락을 놓고가셨다?!"

마호로만큼이나 과장된 표정을 하며 도시락을 발견한 마슈는 그대로 시계를 바라보았다. 아직 학교에 도착하지 않았을 시간. 마슈는 재빨리 도시락을 들고 밖으로 나와 실피드를 불렀다.

본디 마호로의 서포트 유닛이었지만 현재는 복구해 자신이 쓰고 있는 실피드를 장비한 마슈는 재빨리 스구르에게로 날아갔다. 다행이도 아직 교문을 넘어서기 전.

"스구루씨!!"

실피드 유닛을 해제하고 재빨리 교문 앞에 내려선 마슈는 미소를 한껏지으며 스구루 앞에 도시락을 내밀었다.

스구루는 인상을 찌푸리며 도시락만 채간 후 그대로 교문을 지나가버렸다. 너무나도 쌀쌀맞은 행태에 섭섭함을 느끼는 마슈였지만 그래도 도시락을 가져갔기에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고 볼 수 있었다.

"정말 지극정성이네. 스구루도 참 이런 지극정성인 여자에게..."

"오랜만이네요 시키죠 선생님"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마슈양. 저건 그저 방어본능 같은거니까."

"네, 하지만 지은 죄가있으니까요."

갑자기 어두워진 마슈의 표정을 보며 시키죠 사오리는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본의도 아니고 깊숙히도 아니지만 마호로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시키죠 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마슈를 뒤에서 끌어안으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죄가 아니야 마슈양. 마슈양을 해야만 할 일을 한것 뿐이잖아? 그리고 마호로양의 죽음도 마호로 자신이 선택한일이야. 자책할 필요는 없어"

시키죠 말에 순간 눈물을 왈칵 흘리는 마슈.

"하지만... 그때 제가 도왔다면."

"그래도 1년도 채 남지 않았잖아 빠르든 늦든 이리될 운명이었어. 그러니까 부탁해... 스구루를... 그 어둠에서 구해줘."

"네..."

시키죠 선생은 그렇게 뒤에서 마슈를 감싼채 몇십분 동안이나 서 있었다. 마슈가 진정할때까지. 물론 그탓에 직원회의가 늦어버려서 다른 선생님들에게 무척이나 혼나버렸다는 것은 사소한 일이지만 말이다.



십수년 후

"어서오세요 스구루씨"

십수년이 지나도 그대로의 미소를 지으며 스구루를 맞이하는 그녀는 스구루가 가져온 맥주를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 마슈씨"

"네?"

"이거..."

마슈의 눈에 보인것은 반지곽- 그리고 그 반지곽안에 들어있는 자그마한 반지.

"이건..."

"드디어 마호로의 복수를 끝냈어... 이제야 면목이 생긴거지."

"스구루...씨..."

마슈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스구루와 반지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받을 수 없어요. 그건 제가 아니라 저 아이가 받아야 할 거니까요"

"뭐...?"

스구루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마슈와 꼭 닮은 소녀가 한명 서 있었다. 잊을 수 있을까... 아니 잊을까보냐!

"마호로...?"

"오랜만이네요 스구루씨. 그리고... 처음 뵙겠습니다 마슈언니"

"마호로!!"

마호로에게로 달려가는 미사토 스구루를 보며 마슈는 한가지 소원이 성취되었음을 깨달았다.



수일 후 결혼식장

재회 수일만에 결혼하는 두사람을 보며 마슈는 기쁨과 함께 미묘한 소외감을 느꼈다. 하지만 너무나도 기뻤기에 눈물도, 아쉬움도 드러내지 않은채 두사람의 결혼식을 바라보았다.

"뭔가 복잡한 기분인가보네"

어느새 마슈의 곁으로 다가온 한 여성이 마슈를 향해 말을 건넸다. 처음 보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익숙하다 느낀 마슈는 자신도 모르게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한쪽은 제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고 한쪽은 제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동생이니까요"

"가장 소중하다는건...?"

"동생에게 양보하고 싶지 않았을정도로..."

은근슬쩍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하는 마슈. 지난 십수년간 속죄의 가까운 심정으로 스구루 옆에 있던 마슈였지만 십수년동안 그의 곁에 지내면서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만약 그때 마호로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다면 분명 스구루의 반지를 받아들였을 것이었다.

"정말로 소중했구나..."

"네.."

눈물을 흘리는 마슈를 감싸안는 여인. 갑작스런 여인의 행동에 당황하는 마슈였으나 이내 그 따스한 온기에 위안을 느끼며 그녀의 품안에 파고 들었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자신에게 말을건 이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그동안 힘들었겠구나 마슈..."

"어머님... 어머님!"

마호로 마슈 페이레이. 자신의 어머님이자 마호로의 모델인 그녀였다. 그녀는 마슈를 쓰다듬고 행복해하는 마호로의 모습을 보며 이내 모습을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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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호로매틱 재탕하고 한번 달립니다!
posted by 히무란
2012. 1. 31. 21:27 글/보관
바벨과 시련과 수행원

posted by 히무란
2012. 1. 31. 21:00 글/보관
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