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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 23:53 글/아카긴의 의뢰일지

"슈우지군, 요코타씨에게 준비 다 됐다고 전해주지 않겠어?"
"네, 현씨."

희대의 천재라 불리는 미네시마 유지로의 유산기술이 집적된 스피어라보. 직경 525m의 크기를 지닌 완전 폐쇄형 자연순환 재현연구소인 이곳에서는 LAFI라는 미네시마 유지로가 만든 초고성능 컴퓨터에 의해 관리되고 있었다. 사람의 운동에너지 마저도 관리되는 이곳에서 아르바이트생인 쿠사카리 슈우지와 이서현은 유래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섹터를 총괄하는 기술주임 요코타 켄이치가 자신의 딸인 요코타 쿄카를 기쁘게 하기위해 여러가지로 준비하는 중 가장 친분이 있는 슈우지와 서현에게 여러가지 부탁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슈우지와 서현은 신체능력은 높지만 기계작업이 서툰관계로 가장 최근에 온 신입(사실 서현이나 슈우지나 토마와 별로 차이나지 않는다.)인 사카가미 토마와 더불어 가장 시간이 널널한 축에 속햇다. 그런 탓에 이런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요코타씨, 현씨가 준비 끝났다고 전해달랍니다."
"그래? 수고했어. 토마군, 내려오게나"
"예!"

토마는 해방감이 가득한 목소리로 외치며 기계에서 내려왔다. 사실 기계치에 가까운 토마에게 있어 7축이나 동시에 조작하라는 것은 고역에 가까웠다. 그래서 되도록 안하려고 했지만 하필이면 기술주임인 요코타 켄이치에게 걸려버린 탓에 강제적으로 익숙치 않은 기계조작을 맡게 되었다.
이런걸 근성론을 내세우며 하면 된다고 시키는 사람은 아마 요코타 켄이치밖에 없으리라.

"우... 오늘도 기계의 잔소리를 한껏 들었어..."
"뭐, 이곳을 관리하는 슈퍼컴퓨터 LAFI 퍼스트는 시어머니 같은 느낌이니까 말이야."

전기에너지를 시작으로 사람의 운동에너지까지 모든 에너지가 통제되는 이 스피어라보에서는 조금만 하루 사용기준을 초과해버리면 여지없이 경고음성과 함께 경보음이 울렸다. 솔직히 일하는 입장에서는 여러므로 신경쓰이는데다가 짜증나는 부분이었지만 실험이라는데 어쩌겠는가?

"그러고보니... 요코타씨가 원하는대로 하려면 레벨0의 시큐리티가 필요하지 않아요?"

요코타 주임이 뭘 원하는지 알고 있는 서현은 그를 보며 물었다. 요코타가 딸을 기쁘게 해주려고 보여주려 하는 곳은 기밀인 탓에 최고 레벨의 시큐리티인 레벨0의 시큐리티가 필요한 탓이었다. 그런 서현의 물음에 요코타는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서현에게 말했다.

"걱정마, 방금전 토마군에게 레벨0 시큐리티를 부여했으니까 말이야."
"에? 가능한겁니까?"

서현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요코타 주임을 바라보았다. 요코타 주임은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본래는 윗분들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내가 누구냐? 스피어라보 제일의 LAFI 기술자 아니냐. 얼마전에 발견한 카오스 영역을 이용해 살짝 손좀 썼지. 뭐... 사용기록은 남으니 일회용이 되겠지만 말이야."

누가 팔불출 아니랄까봐 대단한 일을 벌여주는 요코타 주임이었다.

"응?"

서현은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경고음에 고개를 돌렸다. 매일 에너지사용 경고음이 들려오는 스피어라보였지만 이번에 들려오는 경고음은 조금 틀렸던 탓이었다. 그리고 뒤이어 느껴지는 살기에 서현은 재빨리 옆에있던 세사람을 밀쳤다.

스걱-

서현이 다른 사람들을 밀치기 무섭게 현의 옆구리가 베어졌다. 서현은 벌어진 옆구리에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이 느낀 기척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급작스럽게 날린 탓인지 상대는 꽤나 여유롭게 피한듯 했다.

"현씨?!"
"물러서!"

서현은 자신에게 다가오려는 이들을 제지하고 전방을 노려보았다. 잠시 후 아무도 없는 곳에서 육감적이라 할 수 있는 슈트를 걸친 한명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야네씨...!"
"항상 말했잖니, 루리코라고 부르라고"
"어째서...?"
"뭐, 이 시설을 점거하기 위함이랄까?"

루리코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또다시 모습이 사라졌다. 서현은 인상을 찌푸리며 슈우지와 토마, 그리고 요코타 주임에게 외쳤다.

"내가 잡고 있는 동안 도망쳐!"

큰소리로 외치기 무섭게 서현은 보이지 않을 루리코의 팔을 잡은채 그대로 벽에 밀어붙였다. 루리코는 어떻게 보이지 않는 자신을 잡았는지 의아해 했으나 그것에 정신을 팔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루리코는 서현을 이래저래 때리며 서현의 구속에서 벗어나려 했으나 서현은 꿈쩍도 하지 않은채 다른이들이 도망칠때까지 버텼다.


대략 14시간 후.

슈우지들이 탈출한지 14시간 가까이 흘렀다. 스피어라보 사태는 탈출한 슈우지와 토마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고 그 즉시 특종이 되어 특보로 실리게 되었다. 방송사나 신문사의 기자들은 재빨리 스피어라보에서 탈출한 쿠사카리 슈우지와 사카가미 토마를 취재하려 했다. 하지만 대 유산범죄 대책조직인 ADEM의 LC부대의 개입으로 인해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쿠사카리 슈우지와 사카가미 토마라했나?"

ADEM의 책임자 다테 신지는 두사람의 서류를 뒤척이며 기자들에게서 빼온 두사람을 보았다.

"네, 스피어라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쿠사카리 슈우지입니다."
"사카가미 토마입니다."
"자네들 덕분에 스피어라보에서 발생한 일들을 대략적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네. 그보다... 자네들 사정이 이래저래 좀 복잡하군. 마나메가와 현직 해결사라..."

다테 신지는 얀간은 씁슬한 표정을 지으며 두사람을 바라보았다. 한쪽은 현재 뒤쪽세계에서 지역한정이라지만 나름 주가를 올리고 있는 도쿄의 해결사팀 아카긴의 일원, 그리고 다른 한쪽은 마나메가문의 넘버2인 마나메 마야와 친분이 깊은 존재... 둘다 무시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배경을 지닌 존재였다.

"그보다 요코타 켄이치씨는...?"
"아아, 다행히도 자네들 덕분에 무사해. 뭐 저체온증과 이런저런 충격이 동반된 탓에 한동안 요양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네."

확실히 일반인에게 있어서 50m추락과 10시간 이상의 수영은 생사를 위협하는 요소임이 분명했다. 두사람이야 특별하기짝이 없는 '무언가'를 익히고 있으니 괜찮다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금 가고있는곳은...?"
"NCT연구소라네 Non-Cognizable technology. 줄여서 NTC. 인식외 테크놀러지. 미네시마 유지로의 발명품 중에선 전체적으로 상식외의 물건이 많다는데에 빈정거림을 담아서 우리는 이렇게 부르고 있지."
"다테씨,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가? 알았네."

다테 신지가 조종사의 말에 대답할때 쯤 후줄근해보이는 장신의 남성 쿠사카리 슈우지는 조심스래 손을 들어올리며 물었다.

"저기... 전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될까요?"
"응?"
"아니... 제 입장으로서는 들어가기 좀 그런데다가 연락해야할 사람이 있거든요."
"그건 걱정없다네. 입장하는 사람들 모두 브레인 프로텍트 처리를 받게 되어 NCT연구소나 ADEM에 대해서는 발설하지 못하게 되니까. 물론 관계자 이외엔 말이지."
"저기... 상대가 '무라카미'라고 해도 말입니까?"

슈우지가 꺼낸 이름에 다테 신지는 인상을 심하게 찌푸렸다. 무라카미... 그 이름은 이쪽 세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모를 수 없는 이름이었다. 무려 단신으로 마나메 가문과 아시아의 정보를 양립하고 있던 전설의 정보원이니까 말이다.(좀 과장이 섞여있긴 하지만 말이다.) 무라카미라면 확실히 ADEM에 대해 알고 있을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그의 관계자라면 들여놓기엔 여러므로 껄끄러운 상대였다.

"흐음... 확실히 '무라카미'라면 조금 껄끄럽지. 그럼 자네는 남아있게. 뭐 자네도 이쪽 계통의 사람이니 어째야 할지는 잘 알고 있겠지만 말이네."
"알죠... 저도 국가기관을 적으로 돌리는 우는 범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일하면서 생긴 원한만으로도 버거워서요..."

슈우지는 약한 표정을 지으며 다테 사령관을 향해 말했다. 도착하기 무섭게 다테를 비롯한 대부분의 인원이 헬기에서 내려 NCT연구소로 향했다.


슈우지는 그들의 뒷모습을 잠시 본 후 품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자신이 속한 해결사 사무소로 연락하기 시작했다.
몇번의 착신음이 지나고 "아카긴 해결사 사무소입니다."라고 말하는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무섭게 슈우지가 입을 열었다.

"무라카미양 소식은 들었어?"
[뭐야, 슈우지씨인가? 뭐 스피어라보 소식이라면 지금 보고 있어. 화려하게 당한듯 하던데. 어떻게 된일이야?]
"뭐냐고 물어도...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말이지."

확실히 슈우지로서는 채 눈치채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인지라 제대로 파악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확인한 것이라고는 탈출직전 보았던, 거대한 헬기1대와 자신들을 뒤쫗던 무장병력들. 그것을 긴코에게 말하자 긴코는 고민하는듯한 신음성을 흘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헬기 규모로 생각하면 대략 2개에서 3개정도의 소대수준이라고 보면 되려나? 확실히 민간경비정도만 있는 스피어라보로는 버틸 수 없겠네. 게다가... 투명인간이라. 아무래도 그 미치광이의 유산이 사용된듯하네. 또 다른건 없어?]
"마나메가문이 이번일에 개입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응? 마나메가문이 미네시마 유지로의 유산과 관련된 일에? 그럴리 없잖아. 마나메 가문이 유산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건 3살짜리 어린아이라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긴코의 말에 슈우지는 귀가 따가운지 한쪽귀를 막았다. 그리고 긴코의 외침이 끝나자 긴코에게 말했다.

"하지만 마나메가문과 관련된 사람이 있는걸."
[응? 이름은?]
"사카가미 토마."
[사카가미라... 응, 여기있네. 마나메가의 현 당주 마나메 후자의 사생아이며 현 NO.2인 마나메 마야와 관련이... 잠깐! 이거 꽤 거물이잖아! 확실히 이정도라면 관여할지도 모르겠네...]
"마나메 마야쪽인건 몰랐지만 말이지..."

슈우지가 말끝을 흐리자 긴코는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하아, 이런말 꺼내는거 보면 개입할 생각인가보네.]
"응, 지켜야할 약속이 있고 구해야할 사람이 있으니까."
[여자는... 아닐테고. 뭐 슈우지씨에겐 미키씨밖엔 없으니까.]
"거기서 미키기 왜?!"
[어쨌든 이번일에 우리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거네. OK, 알았어 당장 마나메가의 no.2랑 담판을 짓도록 하지.]
"부탁해."
[사람 좋은것도 적당히 해달라고 하고 싶지만서도. 그러지 않으면 슈우지씨가 아니니까 말이지.]

전화가 끊어지기 무섭게 슈우지는 헬기에서 내렸다. 아무래도 헬기 안에서만 있는것은 여러므로 답답한 탓이었다. 물론 나와봤자 헬기 격납고 안이었지만 그래도 헬기 내부보다는 여러므로 나은 느낌이었다.

"응?"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격납고 구석에서 뭔가가 충돌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슈우지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이질감에 긴장의 끈을 팽팽이 하며 구석을 노려보았다.
잠시 후 일반 벽으로 위장된 비밀문이 열리며 한명의 소녀가 튀어나왔다. 전신을 구속당한 그리고 그 뒤에서 사카가미 토마가 소녀를 잡기 위해 뒤쫓고 있었다. 소녀는 소년이 귀찮은지 그대로 빠르게 발차기를 날리며 외쳤다.

"비켜!"

소녀의 발차기에 격중당한 사카가미 토마는 한바퀴 구르며 충격을 최소화했다. 소녀는 토마의 대처에 조금 놀라운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자신의 목적을 상기시키며 달려나갔다. 우연찮게도 슈우지와 딱 정면으로 마주치는 루트. 소녀는 아까 토마에게 한것처럼 날카로운 발차기를 날리며 슈우지를 배제하려했다. 하지만 상대가 너무 좋지 않았다.

-구두 좌룡윤경(九頭 左龍輪輕)

슈우지의 왼팔이 뻗어지며 소녀가 날리던 킥은 단숨에 180도 반전되었다. 뒤틀리기 직전에 뛰어서 다행이었지 안그랬다면 그대로 척추가 뒤틀릴뻔했다. 착지한 소녀는 슈우지를 노려다보며 외쳤다.

"어떻게 한거지?!"
"그냥 공격의 방향을 뒤틀어버린것 뿐인데..."
"농담하지마, 현대 무술중에서 공격의 방향성을 완전 역방향으로 만들만한 무술은 전무하다고!"

그랬다. 소녀가 날리던 발차기는 슈우지의 왼손이 닿기 무섭게 그 공격의 방향성이 정 반대방향으로 뒤틀어져 버렸다. 힘의 벡터 자체가 역전이 되어버린것이었다. 소녀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의 범주에서 그런 어처구니없고 무지막지한 기술은 전무했다.

"아니... 뭐라 말해도 그냥 그것뿐인데..."

슈우지는 거의 몸으로 익힌터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사실 슈우지가 익힌 무술은 말로 설명하기에는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기술이었기에 슈우지의 반응은 당연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당신 대체... 큭"

슈우지를 향해 열을 올리던 소녀는 갑작스럽게 신음성을 흘리며 쓰러졌다. 슈우지와 쓰러져있던 토마는 놀라며 재빨리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아까와는 다르게 약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녀... 동공이 흔들리는 걸로 봐서 뭔가 쇼크상태가 온듯 싶었다.

"유우?!"
"토마, 이 소녀는?"
"그게..."
"수고했다 쿠사카리 슈우지, 사카가미 토마."
"다테씨?"

어느새 나타났는지 ADEM의 책임자 다테 신지는 중무장한 병사들을 이끈채 소녀를 포위하고 있었다.

"다테씨.. 대체?"
"잘도 도망쳤군 미네시마 유우."
"큭..."

다테의 말에 유우는 그저 신음성만 흘렸다.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능력이 저하된 상태였던 탓이었다.

"다테씨... 저 소녀는?"

슈우지의 질문에 다테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유우를 내려다보며 답했다.

"세계 제일의 미치광이 과학자 미네시마 유지로의 최고 걸작이자 그의 두뇌를 이어받은 자. 미네시마 유지로의 딸 미네시마 유우다."

슈우지는 쓰러질것만 같은 소녀를 보며 다테씨에게 물었다.

"저 소녀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흥, 저 녀석은 존재 자체가 위험한 녀석이다. 실제로 유산이라 알려진것중 반수정도가 저 녀석이 만든것이고 또 방금 전 탈주때 일으킨 부상자만 40명 가까이 돼. 밖에서 관리했다간 두고두고 사회를 위험하게 만들 녀석이다."
"하지만...!"

다테의 말을 듣던 사카가미 토마가 뭐라 반론하려 했지만 총구가 일제히 겨눠지자 그저 입을 다물며 물러서는 수밖에 없었다.


"흐음, 심심하구료."
"확실히. 기껏 고용되어 왔는데 말이지..."

기묘한 복장을 하고있는 여인과 대략 2m는 넘어보이는 거한이 불평을 하듯 중얼거렸다. 큰 건수가 터질 것이라 생각하고 이번 의뢰에 참여했건만 정작 평온하기 그지 없는 상황 탓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싸움이 없는 상황 때문이었다. 경비부대는 미라주의 병사들만으로도 충분했는데다가 도주자가 발생한지 벌써 16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녀석하나 없었다. 전투를 낙으로 삼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 지루하다 못해 사고를 일으키지 않은게 신기한 상황이었다.

"뭐 좀 더 기다려 보라고. 곧 LC부대란 녀석들이 올테니."

벽에 몸을 기대며 졸고있던 남자는 여인과 거한의 투덜거림에 대답했다. 그 말에 거한은 머리를 긁적이며 남자를 향해 물었다.

"그 LC부대란 녀석들 상대할만할까? 솔직히 어설픈 녀석들이 상대라면 이제 질리거든."
"유산범죄 대첵부대니 어느정도는 해주겠지. 그정도도 못해준다면 문제가 있는거고 말이야."
"확실히..."
"그보다 아쿠오쇼카이에서 파견나온 형씨는 어느쪽 사람? 평범한 이쪽 계통의 사람은 아닌듯한데 말이야."

뒤쪽 세계의 사람들 중에서 평범한 사람이 있을까만은 여인과 거한은 그중에서도 특별했기에 어지간한이들은 보통... 아니 그 이하로 취급하고 있었다. 여인의 질문에 남자는 잠시 침묵하고 있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어차피 함께 일하는 상황에서 굳이 자신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탓이었다.

"우라쥬산케(裏十三家)중 하나인 호시가미가의 타쿠야다."
"우라쥬산케인가... 나름 명문인데?"

여인의 순수한 감탄에 남자는 문득 궁금해진듯 물었다.

"그럼 자네들은 어디 출신이지?"
"팔괘음영가(八卦陰影家)의 리(離)괘를 담당하고 있는 호메이(火鳴)가의 소아라라고 하지."
"이몸은 전왕가(戰王家)에서 쫓겨나 전장을 헤메고 있는 전왕가의 반도 철중이라 하네."

일본의 전설적인 용병가문 팔괘음영가의 호메이가, 물건너 한국이라는 나라에 비밀리에 존재하고있는 호천육가의 전왕가. 둘다 우라쥬산케보다 옛날부터 존재해온 가문이었다. 물론 세월만으로는 알수 없는 일이지만 팔괘음영가나 호천육가등 전설급에 해당하는 가문들이 그토록 오래 존재해온 이유는 그만큼 힘이 있는 탓이었다. 절대로 경시할만한 부분이 아니었다.

"화려하군."
"화려하지..."
"이만큼 화려하게 고용해놓고서 시시한 일이기만 해봐라. 용서하지 않을거야."

여인은 웃으며 중얼거렸다. 밝으면서도 불길하기 짝이없는 미소를...


"갑자기 무슨 일인지. 마나메 가문의 no.2께서."

막 출발하려고 하던 다테 신지는 갑작스럽게 면담을 요청한 마나메 마야의 요청에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이런 면담으로 낭비할만한 시간이 많지 않은 탓이었다. 하지만 마나메 마야는 무척이나 여유롭게 말했다.

"그렇게 급해할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이번 면담은 그쪽에서도 이득이 될일이고 말이죠."

마나메 마야는 그렇게 말하며 다테 신지에게 일련의 자료를 건넸다. 이번에 일을 주도한 범인의 정체와 규모가 담긴 자료였다. 아직 최신자료를 구비하지 못한 다테신지로서는 꽤나 탐이나는 자료였다. 하지만 덥석 받기에는 마나메 가문의 이름이 너무나도 큰 부담이 되었다.
다테는 마야를 보며 입을 열었다.

"요구조건은?"
"별거 아니랍니다. 사카가미 토마와 잠시 면담할 시간을 줄것. 그리고 제가 고용한 이들을 동행시켜줄것."
"고용한이들...?"
"아실텐데요. 지금도 LC부대와 같이 동행중인 쿠사카리 슈우지씨가 소속된 해결사팀."
"아카긴인가..."

다테의 읊조림에 마야는 조용히 홍차를 들이켰다.

"LC부대에 민간인을 동행시키는건 불법이다."
"하지만 외부조력이란 명목이면 상관없겠죠? 게다가 그들의 실력이면 그쪽 LC부대원들을 발목잡을 일도 없을테고요."
"크흠..."
"걱정마세요. 어차피 그 일에 크게 개입하고 싶은 일은 없답니다. 그저 제 오라버니인 사카가미 토마를 지키고 싶을 뿐."
"알았다..."

다테 신지는 마야가 건넨 자료를 받아든채 방을 나섰다. 그가 나가기 무섭게 마야는 찻잔을 내려두며 입을 열었다.

"이걸로 된겁니까? 무라카미 긴코양."
"네, 도움 감사드립니다. 마나메 마야씨."
"뭘요. 이건 저희 오라버니를 위해서기도 하니까요."

마야의 말에 무라카미 긴코는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면 계약당시 조건이..."
"가급적이면 나루카미노미코토를 뽑지 않도록 해달라는겁니다. 오라버니가 상처입지 않게..."
"화신의 피입니까..."
"잘 아는군요. 역시 전설의 정보원 '무라카미'의 후계자 답습니다."
"될 수 있으면 거대한쪽은 건들지 말자가 제 신념입니다만."
"어차피 관여한 일 좀더 힘내보시죠."
"예이예이~"

무라카미 긴코의 대답에 마나메 마야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라쥬산케중 하나인 호즈키의 전귀와 전설상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구두룡의 마인... 기대가 크답니다."
"역시 마나메가문... 그 짧은 시간동안 그 둘을 자세히도 조사했군요."
"칭찬으로 받아들이죠."
"당연히 칭찬입니다."

무라카미 긴코와 마나메 마야는 서로 보이지 않는, 정보원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기싸움을 하며 의뢰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이어나갔다. 이것은 뒤늦게 들어오게된 사카가미 토마가 들어와서 식은땀을 흘리며 "방을 잘못찾아왔네요... 죄송합니다!"라고 외칠때 까지 계속 되었다.

마나메 마야와 무라카미 긴코. 역시나 둘다 전설과 최고의 이름을 어께에 지고 있는 무시무시한 여성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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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된 작품은

대디페이스x쿠레나이x스프리건x오리지널x9S등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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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
2012. 2. 1. 11:08 글/보관

"기가 어택!!!"
"고에너지 공격. 위험, 위험"

불길한 빛을 발하는 흑자빛 갑주에 빛나는 손. 닥터 라이트가 만든 가장 라이트 답지 않은 물건인 얼티메이트 아머를 걸친 록은 자신의 남은 에너지를 한손에 집중시켜 제로를 향해 날렸다.

콰콰콰콰!!

요란한 굉음과 함께 퍼져나가는 에너지파. 록은 자시에게 남아있는 모든 에너지를 손에 집중시키며 제로의 헬멧을 박살냈다. 하지만 제로의 헬멧이 박살나기 무섭게 기가어택을 발하고 있던 오른팔도 박살이 나고 말았다.
하지만 록은 거기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남은 자기 혼자 저 제로를 쓰러뜨릴 방법은 없었다.

"흐아아아아!!!"

록은 오른팔에 집중시킨 에너지를 전신으로 퍼트리며 몸통박치기를 날렸다. 제로와 록의 머리가 부딪히며 순간 엄청난 스파크가 튀었다. 정보가 뒤섞여 꼬여간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록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이녀석을 멈추지 못하면 수많은 이들이 죽어나간다. 그러한 의무감이 이미 에너지 조차 얼마남지 않은 록을 정지로 밀어넣으면서까지 제로를 파괴하려 하고 있었다.

3일전

"오늘이야 말로 결판을 내자 록!"
"저기, 그만두면 안될까? 이번달만 벌써 17번째라고..."

오늘도 승부하자며 찾아온 포르테를 보며 록은 한숨을 내쉬었다. 닥터 와이리와의 마지막 결전이 있은 후 벌써 7년. 와이리에게서 완전히 벗어난 포르테는 닥터 라이트를 찾아와 자신의 유지보수를 부탁했다. 닥터 와이리를 제외하고 그를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은 그와 동등한 실력을지닌 닥터 라이트 뿐이었던 탓이었다.
대신 포르테는 자신의 서포트 메카인 가스펠과 함께, 이전에 닥터 와이리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들을 모아 '가디언즈'라는 이름의 일종의 치안기구를 만들었다.
목적은 와이리가 남겨둔 로봇들이 폭주하거나 도시에 위해를 끼체는 존재에 대한 관리및 제어. 사실 이전 일로인해 사회의 잘 융화할 수 없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직장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간간히 있는 분쟁을 제외하고는 크게 할 일이 없었기에 각자 자신의 취미생활에 열중하고 있었다.
더불어 포르테의 취미는 무려 록과의 싸움. 이미 록이 빠져나갈 구석따윈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체인 슛!"
"리프 실드!"

문답무용으로 쏘아지는 포르테의 연발 버스터, 그리고 그 버스터 공격을 막아내는 리프 실드. 그리고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17번쨰 싸움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아니, 시작되려던 순간이었다.

삐빅-

[포르테 대장!!]
"뭐야 텐구맨! 한창 싸움을 시작하려는 찰나에"

싸움을 방해받은 탓인지 포르테의 말에는 상당한 가시가 돋아있었다. 하지만 텐구맨은 그에 아랑곳 하지 않고 다급히 말했다.

[큰일이다. 지금 취미생활 같은데 신경쓸 여유가 없다!]
"무슨소리야? 닥터 와이리가 다시 나타나기라도 한거야?"
[아이스맨과 에어맨, 일렉맨이 당했다. 그것도 단 일격에]
"뭐?!"

텐구맨의 보고에 록과 포르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이스맨과 에어맨, 그리고 일렉맨은 가장 초기에 닥터 라이트에 의해서 만들어진 로봇이 닥터 와이리에 의해 개조된 로봇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약하다고 말할 수 없었다. 실제적인 전투능력은 다른 후기형에 비해 낮지만 그들은 '엘리멘탈 마스터' 즉, 자신이 속한 속성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존재였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단 일격에 당하다니...
그들과 싸워본적이 있는 록과 포르테로서는 그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압도적인 힘으로, 무기따윈 사용되지도 않았다. 압도적인 힘으로 그들의 공격을 무시한채 단숨에 파괴했을 뿐.]
"그런 로봇이 있을 수 있는거냐?!"

닥터 와이리가 만든 로봇중 최강이라 자부하는 포르테 조차도 그러한 일을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라지만 엘리멘탈 마스터인 그들의 합격을 그렇게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지 않았다. 설령 가스펠과 합체했다 하더라도말이다.

"범인의 모습은?"
[아직, 다만 확실한건 이 녀석을 잡거나 파괴하려면 이쪽도 상당한 희생을 각오해야할것 같다.]

록과 포르테는 식은 땀을 흘리며 또다른 보고를 들어야만 했다.


정식 발견 이틀만에 도시2개 괴멸, 희생자 20000명을 돌파한, 이런 대형참사를 만들어낸 로봇의 이름은 제로. 닥터 와이리가 만든 최후이자 최강의 존재였다.

이전에 록이 싸운 64대에 달하는 전투형 로봇들은 물론이고 수많은 로봇들이 학살당하자 닥터 라이트는 자신이 비밀리에 만들어둔 포스아머와 얼티메이트 아머의 프로토 타입을 각각이 포르테와 록에게 입혔다.

공격적인 성향인 포르테에게 방어를, 방어적인 성향을 지닌 록에게 공격을 준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결국 개조한 브루스까지 참가한 3인방은 제로를 상대로 이틀에 걸친 격전을 벌였다. 하지만 단순히 전투적으로 좀더 개량한 브루스는 제로의 맹공에 얼마 버티지 못한채 금새 리타이어 하고 말았으며 포르테조차도 록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당해버렸다.
그리고 그 기회를 이용해 록은 모든 에너지를 사용해 얼티메이트 아머에 숨겨진 기능인 기가어택을 사용했다. 하지만 워낙 에너지량이 많고 튼튼한 제로는 이 기가어택조차도 잘 듣지 않았다. 하지만 생명을 건 록의 공격에 결국 제로는 침묵하고 말았다.
제로가 침묵한 것을 확인한 록은 노이즈가 가득한 시야속에서 바닥에 널부러진 제로를 보며 입을 열었다.

"겨... 우 막았... 군. 희생이 너... 무 나...도 크긴 했지만..."

갑자기 무릎이 굽혀졌다. 회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아까전에 있었던 싸움에서 회로가 손상된건지 아니면 데이터가 꼬여서 에러가 심하게 생긴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건 조금 있으면 자신이 정지할 것이란걸 확신한 록은 닥터 라이트의 연구소가 있는쪽으로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남매격인 롤을 떠올리며 그대로 기능이 정지되었다.
록의 기능이 정지되기 무섭게 폐허만이 남은 곳에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쯧쯧... 역시 인공지능조차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미완성작으로는 고작 이정도인가? 하지만 라이트쪽도 무리했구만. 자신의 사상을 배반하는 이런 무지막지한것까지 만들다니 말이야. 마음고생이 심했겠어."

그 남자의 이름은 닥터 와이리. 텐구맨과 포르테를 비롯한 수많은 로봇들을 만들고 록과 싸워온 악의 화신이었다.

"와이리!!"
"오랜만이구만 라이트, 그나저나 10년이란 세월이 길긴 길었나 보군. 이런 흉악한걸 만든걸 보면 말이야."
"와이리! 대답해주게. 제로란 로봇은..."
"아, 내가 만들었지. 순수하게 나의 기술로 말이야. 뭐, 미완성이지만서도..."

와이리의 말에 라이트는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외쳤다.

"미완성이라고?"
"아아, 적당한 인공지능 모델이 없어서 말이지. 사실 이 시대라면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싶었는데말이지. 그래도 역시 록이로군. 설마 이런 흉흉한걸 이용했다지만 제로를 멈추다니 말이야."
"와이리!!"
"걱정말게나 라이트. 이 시대엔 더 이상 볼 일 이 없으니까 말이야."

제로에게 다가간 와이리는 이내 빛에 휩쌓이며 양자 분해되기 시작했다. 현용 전송장비와는 다른 형태의 전송장치였다.

"솔직히 내게 남은 수명이면 제로를 수리하고 개량하는게 한계야. 아마 이 시대에선 이번이 마지막이겠지."
"와이리..."
"엑스라고 했던가? 자네가 지금 만들고 있는 '레플리로이드'라는 녀석이?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존재라... 여전히 재미있는걸 만드는구만 자네는. 그보다 얼티메이트 아머라했나? 이런건 자네에게 전혀 안어울리니까 봉인해두는게 좋을거야. 그래, 그 엑스란 레플리로이드에게 주는것도 괜찮겠지."
"그걸 어떻게..."
"다 아는 수가 있어. 그럼 잘 지내게나 라이트, 다음 시대에 볼수있다면 봅세나."

그 말을 끝으로 제로와 와이리의 모습은 그곳에서 사라졌다. 라이트는 폐허가 된 도시와 기능이 정지된 록, 브루스, 포르테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인간과 로봇이 공존가능한 세계를 위해 노력하리라고 다시한번 다짐했다.


"크크크크크... 얼티메이트 아머인가. 좋은걸 봤구만. 쿨럭-"

자신의 거처로 돌아온 와이리는 피를 토하며 기계르 조작했다. 자신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제로를 완성해야만 했던 탓이었다.

"크크큭! 궁극의 파괴, 모든것을 무로 되돌리는 존재... 그것은 제로여야만한다. 그러니까 제로... 너에게 힘을 주마! 얼티메이트 아머조차도 초월할 힘을 말이다!!!"

광기에 가득한 와이리의 웃음소리가 기지 가득히 울려퍼졌다. 그러나 와이리는 모르고 있었다. 제로의 눈동자에서 일순간 안광이 뿜어졌다 사라졌다는 것을...


그리고 시간은 흘러 100년 후...

"제로!!"
"왜 그래 엑스?"
"시그마 대장... 아니 시그마의 움직임이 포착되었어."
"그래, 가자!!"

닥터 라이트와 닥터 와이리.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리있는 두 사람의 마지막 작품들은 시대의 중심에 서서 함께 싸워나가기 시작한다. 인간과 레플리로이드의 평화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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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옛날에 떠돌았던 루머가 떠오른 탓에 써본 록맨 관련 글입니다.

명칭은 제로의 날...

뭐... 시그마의 날 패러디지만서도.

여기 설정식으로 하자면 제로의 인격의 기반이 된 데이터는 록에게서 넘어간 데이터.

뭐 오리지널 이지만서도.

posted by 히무란
2012. 2. 1. 11:05 글/보관
"아... 안돼!!"

남편인 카부토 켄조의 말을 모두 들은 니시키오리 츠바사는 무척이나 당황하며 공동에서 빠져나왔다. 카부토 켄조에게서 들은 모든 진실, 그리고 아수라의 계획... 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좋았다. 가장 충격적인 진실을 접하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막아야해... 아수라를, 코우지를 막아야해! 그렇지않으면!!"

하지만 니시키오리 츠바사가 지상에 나오기 무섭게 볼 수 있었던건 빅뱅펀치에 의해 분쇄되어버린 지옥왕이었다. 분쇄된 지옥왕을 보며 니시키오리 츠바사는 절규를 터트렸다.

"안돼!!!!!"

니시키오리 츠바사의 절규와 함께 산산조각난 지옥왕의 파편이 지상에 흩뿌려졌다. 그리고 지옥왕의 파편이 흩뿌려지기 무섭게 들려오는 아수라의 목소리...

"크크크크크! 수고했다 니시키오리 츠바사, 카부토 코우지!"
"이 목소리는... 설마!"
"고맙다 코우지, 덕분에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본래 목적을 이룰 수 있겠군. 잘 들어라 카부토 코우지, 본래 닥터 헬의 세계정복 상대는 너희들이 아니었다. 바로 미케네 제국이었지. 그렇기 위해 광자력을 원한 것이다. 미케네에게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는 제우스의 광자력을..."
"아수라!!!"

카부토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에 아수라는 조소하며 말했다.

"내가 그 기억속에서 봤던건 완성된 의식의 준비... 미케네에 있었던 일을 알리기 위한 의식의 방법!"
"그만둬 아수라!!!"
"끝이다! 세상의 끝이다!!"

아수라의 외침과 함께 미케네의 7군단을 지배하는 군단장들과 미케네의 전투수 군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을 본 니시키오리 츠바사는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내뱉었다.

"그래, 모든것의 끝이지. 이 세계도, 미케네도!"
"흥, 내가 문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수작인가?"
"수작?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니시키오리 츠바사는 모든걸 포기한듯 품속에서 담뱃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을 이어 나갔다.

"하데스가 제우스에게 패배하고 난 직후 올림포스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 하데스가 제우스에게 당했다는건 다른 전선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3대신인 아레스와 포세이돈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니까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우라누스는 제우스와 친분이 있으면서도 인간에게 강렬한 원한이 있는 신을 파견했다. 아니, 사실은 신도 아니지만 말이지"
"뭣이?"
"그 신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으니까 말이야. 인간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마신... 마신 황제. 올림포스에선 그의 이름을 카이저라 불렀지."
"카이저... 설마?"
"우라누스의 예상대로 카이저는 제우스와의 친분보다는 인간의 말살을 우선시 했다. 그리고 제우스와 카이저는 서로 검을 겨누게 되었지. 카이저와 제우스의 기량은 상박... 하지만 불완전한 힘을 지닌 제우스로서는 카이저를 이길 수 없는 노릇이지. 그래서 봉인했다. 미케네와 함께."
"그것이 미케네와 무슨 상관이지?"

고곤 대공의 질문에 니시키오리 츠바사는 조소를 흘리며 아수라를 향해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그 카이저는 하데스랑 사이가 무척이나 안좋거든. 제우스랑 싸우기 전에 미케네를 먼저 지워버리려 했을 정도니까..."
"서... 설마!"
"그래, 이미 늦었지만..."

니시키오리 츠바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땅 한쪽이 뒤집어 지며 엄청난 돌풍이 불어왔다. 아니 그것은 하나의 태풍. 모든 것을 분쇄하고 박살내는 강산의 폭풍이었다.

"뭐... 뭐냐!!"
"드디어 깨어나버렸군... 마신황제(魔神皇帝)가!"

하늘을 울리고 땅을 뒤집는 폭풍이 부활한 미케네의 전투수 군단 일부를 단숨에 가루로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그 엄청난 폭풍속에서... 번뜩이는 눈이 모습을 드러냈다.
폭풍을 가르고 표효하는 거인. 붉은 날개를 지닌 흑철의 마신... 카이저라 불리는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 탓이었다.

"이... 이 모습은?!"
"마징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마신의 모습을 보며 그 자리에 있던 모두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나타난 마신의 모습은 마징가와 흡사한 탓이었다. 그 크기가 다른 미케네 신들에 필적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모두가 놀라고 있는 사이 마신의 뿔에서 푸른 빛이 번뜩였다. 그리고 주변에 있던 전투수들이 그대로 얼음덩어리가 되었다. 두말이 필요 업을 정도의 압도적인 힘... 그것은 그야말로 마신이란 이름이 모자라지 않을 정도였다.

"올림포스의 신이면서 어째서!!"
"하데스와는 이래저래 구원(久怨)이 있어서 말이지"

카이저에게서 들려온 목소리는 무척이나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도 그럴것이 싸우면서 매번 듣는 목소리였던 탓이었다.

"그 목소리는 설마 카부토 코우지?!"
"카부토 코우지라... 그 이름으로 불린건 거의 10만년 만인가?"

카이저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모두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10만년이라니... 그것이 인간이 가능한 수명이던가?

"나라니... 대체?"
"마징가인가...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군."

흑철의 마신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징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마징가를 한 손에 움켜쥐었다.

"크아악!!"
"정신 반응은 두개... 하나는 이쪽 세계의 나 일테고... 다른 하나는 누구지?"
"당장 그 손을 놓지 못할까!!"
"할아버지인가..."
"코우지?! 어떻게!"
"할아버지 말씀대로 신도 악마도 초월한거죠."
"무슨...!"

더이상 할말은 없다는듯 카이저의 컴퓨터로 침입한 할아버지를 쫓아낸 '코우지'는 손에 힘을 줬다. 자신의 손에 들린 마징가를 완벽하게 박살내버리기 위함이었다.

그 순간-

"썬더 브레이크!!"

십수발의 뇌전이 쏟아져 내렸다. 하지만 마신 황제는 그 뇌전을 단번에 상쇄시켰다.

"이 목소리는..."
"츠루기!!"
"받아라! 미케네의 신이여!!"
"츠루기 테츠야의 그레이트와 양산형 그레이트들인가... 하지만!"

마신황제의 눈이 번뜩인다. 그리고 쏘아지는 광자력빔. 마징가Z의 광자력빔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것이 그레이트들에게 쏟아졌다. 하나 둘씩 격추되는 그레이트를 보며 갓 스크랜더에 남아있던 카부토 쥬조의 인공지능은 침음성을 흘리며 말했다.

"역시 그녀석을 깨워야 하는건가... 가급적이면 깨우기 싫었는데..."
"그녀석이라니?"
"최후의 최후의 비장의 무기! 깨어나라! Z마징가!!!"

쥬조의 외침과 함께 마징가Z에서 부터 찬란한 빛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휘되는 거력! 마징가Z로서는 발휘하는 것이 불가능한 힘이었다. 마징카이저로 부터 벗어난 z는 그대로 빅뱅펀치가 되어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가라!! 제우스의 이름으로!!!"

한참 날아오르던 빅뱅펀치는 그대로 방향을 역전해 땅을 꿰뚫으며 파고들었다. 그리고 얼마나 파고 들었을까? 빅뱅펀치가 파고든 자리에서부터 엄청난 빛이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마치 저녁 노을과도 같은 찬란한 빛... 그 빛과 함께 카이저만한 크기의 거체를 지닌 거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은...!"
"제우스...!"
"보라! 이것이 바로 재패니움이 된 제우스의 몸으로 만든 최강 최후의 마징가!"

쥬조의 외침과 함께 과거 올림포스의 3대신중 하나이자 홀로 미케네의 신들을 모조리 베어버린 최강의 신 제우스의 모든걸 이어받은 마징가가 대지에서 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오른손에 장착된 마징가Z의 빅뱅 펀치, 빛나는 제우스 블레이드.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사람이 아는 최강최후의 마징가!

그 이름은...



그 이름은...




그 이름은!!!

"Z(제우스)마징가다!!!!!!!"

그렇게 제우스를 이은 두대의 마신이 대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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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징카이저 VS Z마징가.

둘다 어떤 의미론 마징가의 궁극이라 할 수 있는 녀석들이죠.

그런고로 이번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인류에게 절망하고 신도 악마도 초월한 존재가 된 카부토 코우지와

흔들림속에서도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카부토 코우지의 싸움을...

각각이 마신과 신을 주고서 말이죠.

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