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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2. 1. 23:56 글/아카긴의 의뢰일지

"뭐? LAFI세컨드로 스피어라보의 LAFI퍼스트의 해킹을?"

ADEM의 LAFI세컨드를 관리하는 키나시는 난데없는 다테 사령관의 요청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절대로 안된다던 다테사령관이 갑작스럽게 마음을 바꾼 이유가 궁금한 탓이었다.
하지만 이내 키나시는 그 의문을 뒤로한채 자신이 LAFI로 펼칠 쇼를 기대하며 작업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키나시 타카시. 과거 유능한 해커로서 이름을 날리다가 ADEM에 스카웃 되고 LAFI 세컨드의 관리자가 된 무척이나 유능한 존재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한가지 큰 불만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열등감이라고 칭하는게 좋을 것이었다.

자신보다 더 천재인 미네시마 유우의 존재였다. LAFI 세컨드도 실질적으로는 그녀에 의해 완성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그녀의 존재를 부정했지만 최고책임자인 그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단 하루의 시간. 자신이 했던것 보다 더 우수하게 LAFI 세컨드가 바뀌는데 걸린 시간이었다.

키나시가 수개월을 거쳐 고민과 고생을 다해서짜낸 프로그램이, LAFI 세컨드의 최고 성능을 끌어냈다고 자부하는 프로그램이 단 하루만에 수배는 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었다. 솔직히 인정하기는 싫지만 LAFI의 개발자기 때문에 이런일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니 억지로 납득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만큼은 납득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고생고생해서 만든 프로그램을 단 하루만에 완전히 분석되어 그걸 토대로 개량된 것이었다. 해커출신이라지만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자인 자신의 자신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사건이었다. 차라리 알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재능이 없었다면 다행이었을 것을... 하지만 키나시는 재능이 있었다. 자신의 프로그램이 바뀌었단것을... 그리고 그 프로그램이 어떤식으로 짜여져 있으며 그 프로그램이 얼마나 뛰어난지에 대해 알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이...
그것이 키나시에게 있어선 불행이나 다름없었다. 재능에 자존심밖에 없는 인간이 자신보다 위에 있는 존재가 있다는걸 알게 되면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 당연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브레인 프로텍트에 의해 분풀이도 할 수 없는지라 키나시의 화는 극에 달해있었다. 그런때 이런 자신의 천재성을 과시할 수 있는 사건이 생겼으니... 키나시는 지금 한창 신이난 상태였다.


"응?"

LAFI 퍼스트로 스피어라보를 살피고 있던 미라주의 리더 카자마 료는 문득 자신의 LAFI퍼스트로 침입을 시도하는 불쾌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카자마님?"
"별것아니다. 외부에서부터 해킹 시도가 있을 뿐... ADEM인가? LAFI퍼스트에 이만한 해킹을 걸 수 있다는건?"
"카자마님 그럼...?"
"문제없다. 상대방 실력이 꽤 괜찮은 편이지만 예상범위 내. 30분 이내로 격퇴 가능하다."

카자마는 그렇게 말하며 일렉트론 퓨전에 들어갔다. 예전, 미네시마 유지로의 조수로서 그에게 인정받은 유일한 이유였던 능력인 일렉트론 퓨전. 그것은 뇌를 직접적으로 컴퓨터에 링크해 컴퓨터를 자기의 몸처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물론 그 능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위해서는 LAFI급의 컴퓨터가 아닌 이상엔 무리였다. 하지만 LAFI 퍼스트가 그의 손에 들어간 이상 전뇌세계에서 그는 그 누구보다도 우월한 존재였다.

"제법하는군... 하지만!"

이리저리 재주를 부리며 LAFI 퍼스트로 접근하려는 상대를 보며 카자마는 전신 전령을 다해 자신의 퍼스트로 침입해오는 상대를 배제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카자마는 몰랐다. 이 해킹전이 단순한 미끼에 불과한 것임을...


'자신만만하게 말은 했지만...'

서현은 속으로 식은땀을 상당히 흘리고 있었다. 아까 호시가미 타쿠야라는 사람에게서 맞은 부분이 심하게 욱신거렸다. 보통 타격이 아니었다. 안쪽까지 파고드는 타격이랄까... 고위력의 발경을 정통으로 맞은듯한 상황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약간 피가 나는 정도였지만 내출혈도 있었다. 그리 심각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싸움에 지장을 주는데는 충분하고도 넘쳤다.

'반사적으로 충격을 줄였다지만... 이정도면 거의 줄인것도 없고. 아직도 머리는 울리고. 여러의미로 안좋구만.'

서현은 아까입은 타격에 대해 생각하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격렬한 움직임은 무리, 게다가 기본위력은 저쪽이 위. 결국 근거리 난타전을 배제하고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상대를 제압해야한다는 말... 평소 서현의 방법과는 심하게 틀린 스타일이었다. 물론 취향상이랄까 습관상 얘기지만 말이다.

"호시가미제 육전 이식 백구호, 호시가미 타쿠야."
"응?"

갑작스런 상대의 말에 서현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그 말을 외친 저의가 궁금한 탓이었다.

"여태까지 얕보고 있었다. 사과하지... 전력을 다해 그대를 쓰러뜨리겠다"
'안그래도 되는데...'

정상적인 상태라면 또 모를까? 아니 하다못해 이것보다 괜찮은 상태라면 상관없었다. 하지만 지금 몸상태는 상당히 안좋은 상태... 전력으로 싸우는건 될 수 있으면 사양하고 싶은 상황이었다.

"좋아, 얼마든지 오라고!"

하지만 속의 생각과는 달리 입에선 허세가 가득한 말이 나왔다. 자존심도 자존심이지만 지금의 상태를 들켰다간 딱 위기에 몰리기 좋은 상황인 탓이었다.

"간다!"

쾅-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타쿠야는 자신이 있던 자리를 박찼다. 보통 방법으로는 내기힘든 속도로 돌진해 오는 타쿠야를 보며 서현은 타이밍을 맞춰 가볍게 몸을 빼었다. 물론 TV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바보도 아니고 이런걸로 인해 벽에 쳐박히거나 할 존재는 아니었기에 서현은 타쿠야가 제동을 걸기 무섭게 그대로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집어넣고 그대로 뒤집어 버렸다.
간단한 합기였지만 지금만큼 절묘한때에 걸면 큰 위력을 발휘하는 기술이기도 했다. 뭐 상대가 상대인지라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 좀 많이 아쉬운점이었지만 말이다.
타쿠야는 낙법을 행한 직후 재빨리 일어나 서현에게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서현은 눈을 감은채 그 주먹의 측면을 가볍게 낚으며 타쿠야의 무게중심을 무너뜨렸다.
타쿠야는 아까와는 너무나도 다른 서현의 스타일에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 서현이 보여준 모습은 전형적인 강권의 권사. 그랬던 그가 지금 자신과 싸울때는 어울리지도 않는 유술이나 합기계통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장난치는거냐?"

타쿠야는 상대가 주특기가 아닌걸로 보이는 유술과 합기를 사용하자 무척이나 분노하며 살기를 드러냈다. 갑자기 늘어난 그의 살기에 서현은 살짝 당황하며 타쿠야를 향해 말했다.

"장난 아냐! 진심으로 상대하고 있다고!"

서현은 열이 받을 대로 받은 타쿠야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며 외쳤다. 서현이 지금 펼치고 있는 기술은 '청류경(淸流鏡)'이란 이름의 기술이었다. 강권일색인 무문팔극권 중에서 몇 안되는 정(靜)의 유(流)계통 기술. 몸에 힘을 빼고 주변의 공기와 동화해 주변공기의 움직임을 느끼고 그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로서 서현이 쓰는일이 거의 없는 기술중 수위를 다투는 기술이었다.
평소 강한 공격을 연속으로 사용해 상대를 완전히 뭉개버리는... 필살(必殺)의 기술을 이용해 필사(必死)로 승화시키는 그에게 있어서 완전 방어용 기술인 청류경은 그의 취향에서 심하게 벗어나 있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수세에 몰렸을때는 이것만한 기술도 없었다.

"내가 이 기술을 쓴건 몇번 안되니까 말이야."

그렇게 말한 서현은 공격중인 타쿠야의 공격을 잡으며 팔을 비틀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발해지는 파축(破軸).

"뭣?!"

너무나도 가볍게 무너지는 자신의 무게중심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 타쿠야. 하지만 서현의 입장에서는 지금 타쿠야에게 행해지는 상황이 너무나도 당연한 상황이었다. 서현이 사용한 기술은 합기중에서도 꽤나 유명한 용신류 합기유술 혹은 무녀합기라 불리는 합기의 기본이 되는 기술이었으니까 말이다.
타쿠야를 뒤집어 띄운 서현은 진각을 밟으며 타쿠야의 가슴을 향해 회전력을 가득 실은 일장을 날렸다.


"여자에게 거칠게 하는건 본의가 아니지만..."

슈우지는 섬도를 사용하며 소아라의 불꽃을 무력화 시켰다. 물론 그 직후에 남는 수백도의 달궈진 공기가 문제가 되었지만 그 문제도 섬도 직후에 발출되는 무지막지한 발차기로 인해 생긴 바람에 의해서 슈우지에게 도달하기도 전에 날려지거나 막혔다.
섬도에 의해 불꽃이 상쇄당하고 발차기로 인한 대류공기벽에 의한 열기 봉쇄. 소아라로서는 최악의 상성을 지닌 상대였다. 그렇게 착실하게 소아라에게 다가가고 있던 슈우지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위기감에 바닥을 굴렀다. 슈우지가 바닥을 구르기 무섭게 슈우지가 서 있던 자리의 코앞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다행이도 슈우지는 폭발의 범위에서 벗어난 탓에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예상외의 공격에 많이 놀란 상태였다. 놀라며 소아라를 바라보는 슈우지. 소아라는 그런 슈우지의 모습을 보고는 비릿안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설마 내가 불만 다룰줄 안다고 생각한거야?"
"솔직히..."

슈우지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박찼다. 슈우지가 자리를 박차기 무섭게 일어나는 폭발들. 슈우지는 유래없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일어나는 폭발들을 회피했다. 하지만 슈우지의 속도에 비례해 폭발의 속도도 빨라져만갔다. 게다가 폭발이 겹쳐지면서 그 위력이 더해지고 범위도 더 넓어져만 갔다.

'도대체 어떻게 아무것도 없는 곳에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거지?'

슈우지는 폭발을 피하며 폭발을 유심히 관찰했다. 대략 1분 남짓 폭발을 더 피한 슈우지는 폭발에서 발생한 불씨가 갑작스럽게 증폭되어 폭발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것을 본 슈우지는 아까 여인이 어떤식으로 불을 사용하는지 떠올렸다.

'담배의 불씨를 증폭시켜 사용했었지!'

슈우지는 재빨리 폭발에서 멀어지며 떠올렸다. 아까 소아라가 불을 사용했을때를, 그 조건을 눈치챈 슈우지는 어떻게 하면 저 폭발을 막을 수 있을까 궁리했다. 아까처럼 섬도로 분쇄할까 했지만 그러기에는 기의 소모가 너무 막심했다. 한번막는다고 끝이 아니라 연달아 터트릴 수 있으니 그게 문제였다.

'방법은 막강한 위력으로 단번에 날리는 수밖에 없나...'

물론 슈우지가 배운 구두룡은 그게 가능했다. 하지만 불완전한 슈우지 그 자신이 문제였다. 등에 있는 상처때문에 기의 효율적인 운용에 여러므로 문제가 되고 있었다. 결국 슈우지가 위력적인 기술들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기의 보급이 필요했다.

'지금 상태로는 그게 무리지만...'

슈우지는 계속 피하면서 이 상태를 타계할 방법을 모색했다.

'현재로선 그것밖에 없나?'

결국 방법을 결정한 슈우지는 회피를 멈추고 자세를 고정했다. 슈우지가 준비를 마치자 슈우지의 눈앞에는 수많은 폭발로 인한 폭발의 벽이 생겨나 있었다. 단번에 전부 날려버리지 않으면 언제 또 늘어나 슈우지를 덮칠지 모를 상황이었다.
슈우지는 기를 끌어올리며 오른쪽 손을 내밀었다. 오른손으로 집중시킨 기가 포화상태에 이르기 시작했다.

"구두 우룡보장 3초 한정 발사"

슈우지의 중얼거림과 함께 슈우지의 오른손에서 엄청난 위력의 광파가 쏘아졌다. 만약 자세를 단단히 고정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날려졌을 정도로 엄청난 반동이 슈우지의 몸에 걸리고 있었다.

"큭...!"

물론 그 반동만큼이나 위력은 엄청났다. 광파가 발해지기 무섭게 통로에 가득하던 폭발은 그대로 날려졌다. 아니 광파에 의해 먹혀소멸되었다. 소아라는 갑작스럽게 발한 광파를 보며 재빨리 불의 벽과 봉황익(鳳凰翼)을 전개하며 광파를 막으려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전개했다는 점과 출력면에서 너무나도 틀렸다.

"꺄악!"

호메이 소아라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기절해 날려졌다. 불의 벽과 봉황익으로 거의 상쇄 시켰다지만 막대한 충격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소아라가 기절한것을 확인한 쿠사카리 슈우지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방금 사용한 우룡보장에 의한 기의 소모가 상당히 심각했던 탓이었다.

"위력을 죽이면서 썼는데도 이정도라니... 역시 내가 배운거긴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무술이야."

슈우지는 상식을 완전히 벗어나있는 무술 구두룡에 대해 투덜거리며 한숨을 내 쉰 후 회복에 집중했다.


"큭!"

서현의 일장을 맞고 날려진 타쿠야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성을 흘렸다. 신체 대부분이 개조된 호시가미가의 인간인 그가 이토록 고통을 느끼는것은 정말 간만이었다. 타쿠야는 재빨리 반격하려 했으나 신체 일부가 약간 어긋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몸안의 기계부품 일부가 어긋났지?"

서현의 물음에 타쿠야는 서현을 노려보았다. 타쿠야의 반응에 자신의 말 대로 상대의 상태가 안좋아 졌단 것을 알아낸 서현은 약간 빈정거리는듯한 투로 타쿠야를 향해 말했다.

"네가 이름을 댄 덕분에 겨우겨우 기억해 냈어. 우라쥬산케중 하나인 호시가미가. 예전부터 호천육가의 하나인 기신가(器身家)와 교류를 하며 신체를 개조해 뒷세계에서 살아오던 존재... 선조들의 문헌에서 본 기억이 있긴한데 까먹고 있었거든. 그 약협을 통한 펀치력 강화를 보며 혹시나혹시나 했지만... 설마 진짜였을 줄은 몰랐어."
"네놈, 뭘 한거냐?"
"호시가미가는 신체 중요기관을 제외하고는 죄다 기계장치로 구성되어있다지? 그래서 난 다른 공격을 재끼고 내가 아는 기술중 회전력과 전도력이 가장 높은 기술인 팔대절초의 유파격류장(流波激流掌)을 먹였지. 아마 전도된 회전력에 의해서 축이라던가 맞물림이 어느정도 어긋났겠지?"
"크...!"

서현의 말에 타쿠야는 분통을 터트렸다. 설마 자신이 이런식으로 한방 먹을 줄은 몰랐던 탓이었다. 그런 타쿠야를 보며 서현은 말을 이었다.

"호시가미가의 기계장치는 단순 타격에는 무척이나 강하지만 회전력이라던가 톱니바퀴나 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작용하면 의외로 갑작스래 균형이 어긋나 버리지. 뭐 그것도 어느정도 위력이 필요하지만 말이야."
"그 부분에 대한건 나중에 호시가미가에 돌아가면 보고해야겠군."
"얼마든지! 하지만 우선은 잘자라고!"

서현은 왼발을 들어올리며 발꿈치로 타쿠야를 내리찍으려 했다. 하지만 타쿠야는 재빨리 오른손의 약협을 교환하며 서현의 발꿈치찍기를 맞받아쳤다.

쾅-

약협의 격발음과 함께 서현의 몸이 뒤로 회전하며 튕겨졌다. 타쿠야도 저릿거리는 손을 뒤로빼며 인상을 찌푸렸다. 단순한 발꿈치찍기였건만 자신의 일격을 상쇄시킬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는 것에 타쿠야는 충격과 함께 불쾌감을 느꼈다.
타쿠야는 어긋나는 감각을 무시한채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까같은 고속기동은 불가능했지만 일반인을 상회하는 정도의 움직임은 충분히 가능했다. 서현도 아까처럼 했다가는 좀체 승부가 나지 않을 것 같았기에 맞상대를 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쾅!

요란한 폭음과 함께 두사람의 주먹이 스쳐 빗겨나갔다. 두 사람 다 일격일격이 사람을 단번에 죽일 수 있을 정도의 위력들이었다. 일격이 서로 빗나가자 서현은 재빨리 몸을 회전시키며 이격째를 날렸다. 타쿠야도 재빨리 약협을 교환했다.

그리고 제 이격째-
팡-

격발되는 약협, 하지만 반박자 빨랐던 서현에 의해 타쿠야의 일격은 빗겨나가고 말았다. 하지만 타쿠야에게는 왼손의 숨은 이격째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현이 일격째를 쳐내고 파고들려는 찰나 왼손의 이격째가 격발되며 서현에게 들어갔다.

쾅!

그리고 울리는 요란한 굉음. 서현과 타쿠야는 서로 각자의 몸에 손을 갖다댄 채 굳어있었다.

"쿨럭-"

호시가미 타쿠야의 입에서 피가 뿜어지며 몸이 무너졌다. 호시가미 타쿠야는 서현과 시선을 맞추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어... 어떻게?"
"무문팔극권 팔대절초중 하나인 격중진자(擊中振子). 상대의 공격을 온전히 전달하는 일종의 카운터지."

격중진자. 그것은 진자의 힘의 전달에서 파생된 기술로서 단일 상대의 공격을 온전히 상대에게 되돌리거나 다른 상대에게 전달하는 기술이었다. 물론 여기서 그치는 기술이었으면 팔대절초중 하나에 들지 못했으리라. 이 기술의 무서운점은 전달에 사용자의 힘이 더해진다는 점이었다. 흔히 사량발천근이라던가 이화접목이라 불리는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기술이 바로 이 격중진자였다.
기절한 호시가미 타쿠야를 보며 서현은 한숨을 내쉬었다.

"뭐... 운이 좋았다고 해야하나... 켁"

피를 한사발 가량 쏟아낸 서현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격중진자로 대부분의 타격을 되돌릴 수 있었지만 '대부분'일 뿐 상당한 타격은 그대로 서현의 몸에 작렬했다. 그 위력은 아까 서현이 호시가미 타쿠야에게 날린 유파격류장에 비견될 정도였다. 한마디로 내부를 진탕시키는데는 충분했다.

"내장이야 충분히 단련이 되어 있지만서도... 아까의 충격으로 상처가 벌어졌군. 내출혈이야 아까 멈춘데다가 울혈을 토하면서 거의 내뱉었지만... 하아, 일단 이녀석부터 묶어두고 쉴까나..."

서현은 가누기 힘든 몸을 일으키며 호시가미 타쿠야에게로 걸어갔다. 작업용으로쓰던 끈을 들고서...


"현씨, 끝났어요?"

어느새 온 것일까? 쿠사카리 슈우지는 조금 지친얼굴로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서현을 향해 물었다. 현은 피곤에 가득한 얼굴로 슈우지의 질문에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두사람다 상상을 넘은 격렬한 사투에 지쳐버릴대로 지쳐버린 탓이었다.

"죽을 맛이었지?"
"네, 역시 이쪽에서 꽤 이름을 날린 상대인 탓인지 여러므로 힘들었어요."
"이쪽도 말이지... 뭐 이런저런 말을 늘여봤자 결국 하고싶은 말은. 죽을 맛이었어."

슈우지는 서현의 말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슈우지가 고개를 끄덕일때 서현은 슈우지에게 뭔가를 던졌다. 서현이 던진 물건을 받은 슈우지는 그 물건을 확인했다. 그것은 포박시 사용하기 딱 좋은 공업용 구속용 끈이었다.

"이건...?"
"적당히 묶어. 안묶기도 뭐하잖아?"

확실히 그냥 그대로 두기에는 여러므로 위험한 존재였다. 특히나 저 소녀랑 싸우는건 두번다시 패스하고 싶을 정도로 이미 학을 떼고 있는 슈우지에게 있어 서현의 말은 끝나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는 것이었다.
끈을 받아든 슈우지는 재빨리 호메이 소아라를 포박한 채 벽 구석에 놓았다. 호시가미 타쿠야도 소아라처럼 통로 구석에 놓았다.

"그러고보면 토마들은 무사하려나?"
"괜찮을겁니다. 신쿠로 녀석, 저래보여도 일단은 배테랑이고 말이죠."
"괜찮을려나..."

왠지 심하게 미심쩍어하는 서현, 그런 서현을 보며 슈우지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능한 녀석인데..."
"그건 나중에 따지기로 하고... 조금 쉰 후 그녀석들을 뒤쫓아 가자고"

서현의 말에 슈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서현의 옆에서 주저앉았다.


"말도안돼... 이 내가... 말도 안돼!!"

ADEM에서 LAFI세컨드를 관리하고 있는 키나시 타카시는 절구하고 있었다. 그 절규의 이유는 다름아는 미라주의 리더 카자마 료가 쓰고있는 LAFI 퍼스트에게 철저하게 역습을 당한... 통칭 발려버린 상태였다.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어... 이럴 순 없다고! 천재인 이몸이!!"

LAFI세컨드의 주임 키나시 타카시는 그 자존심 만큼이나 실력이 상당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수재는 될 수 있어도 천재는 될 수 없는 인물... 그런 그에게 LAFI한정이나 진정한 천재라 할 수 있는 카자마 료를 이기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카나시의 실력도 나쁜건 아니었다. 기본에 착실하게 상대를 제압해 가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자만심이 차 있는 카나시에게 일렉트론 퓨전으로 LAFI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카자마 료는 극 상성이라 할 수 있었다.
뭐랄까... 플레이어와 관전객+플레이어의 상황이랄까? 한쪽은 모든걸 보고 있는데 한쪽은 그걸 모르고 온갖 재주를 부리고 있으니 당하는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젠장! 젠장! 젠장!!!!"

카나시는 분통을 터트리며 자신을 이긴 상대에게 저주를 퍼부었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카나시는 한사람의 범부일 뿐이었다.

=====================================================================

네 꽤 걸렸습니다.

4화 강림~

이번에는 슈우지와 서현이 일단 활약했습니다.

일단 이지만요...

다음편은 다시 토마쪽이 중심이 될듯하네요.

그람 다음화에서!

ps. 간단 서현군의 프로필

이름: 이서현
나이: 21살
키: 179cm
체중:73kg
사용무술:무문팔극권 ect
이명:권마신창, 제 65대 권마신창
특기:애니송(여친 영향), 잡다한 잡무, 요리, 기타, 드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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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크로스]아카긴의 의뢰일지 [1].  (0) 2012.02.01
posted by 히무란
2012. 2. 1. 23:55 글/아카긴의 의뢰일지

순식간에 제압된 5명의 부하들을 보며 미라주의 일원인 아몬과 코조는 LC부대를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흐음, 조금은 하는군."
"하지만 뭐 저 정도로는... 큭!"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하는 코조를 보며 아몬은 인상을 찌푸리며 우려의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은가 코조?"
"아아, 괜찮아. 이정도쯤이야."
"병이 더 심해진듯 하군... 이번엔 물러나 있는게 좋을것같다만."
"걱정마, 방금전에 약을 먹고 왔으니."

코조의 말에 아몬은 한층 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코조의 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으며 그 병을 억제하는데 쓰이는 약이 얼마나 지독한지 알고 있는 탓이었다.

"제정신이냐 코조, 약에 취한채로 싸울 생각이냐?!"
"큭큭큭... 걱정마 아몬, 약에 취한채로 싸운다해도 저런 녀석들에게 죽을 생각같은건 눈꼽만큼도 없으니까 말이야. 내가 죽을때는 오로지 내가 인정한 녀석한테 뿐이니 말이야. 한심하게 병같은것 때문에 죽을 생각은 없다고."
"코조..."
"가자, 아몬."
"아, 코조."

그렇게 아몬과 코조는 부하들이 내려간 천장으로 뛰어 내렸다. 한명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다른 한명은 자신의 생명을 불사르기 위해서...


"헤에, 쟤들인가?"

철중의 말을 듣고 아까 철중과 싸웠던 이를 찾아해메던 호메이 소아라는 상황에 맞지 않게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 4명의 소년을 볼 수 있었다. 자세히 보지 못했던 탓에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으나 호메이 소아라에게 있어 그런건 상관없었다. 누가 되었든 사냥하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칙-

담배에 불을 붙인 호메이 소아라는 잠깐 싫은 기색을 비친 후 담배를 입에 물었다. 특별히 만든 능력 사용당시 쓰이는, 담배가 아닌 특수한 물품이었지만 그래도 금연자인 그녀에겐 꽤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다.

"능력쓰는데 필요하지만... 흡연은 싫어."

사소한 불평을 터트린 소아라는 그 직후 담배의 불씨에서 부터 불꽃을 일으켰다. 미약한 담배의 불씨와는 다른 무지막지한 열기로 이뤄져있는 화염... 그것이 그녀의 양손에 들린 것이다.

"흐음, 이번엔 어떤식으로 던져볼까나~ 아, 이게 좋겠다."

불을 챠크람 형태로 바꾼 그녀는 그 불을 손가락에 끼우고 빙글빙글 돌리더니 소년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누굴까나~ 정말 기대되네~"

회전력이 절호조에 오른 불의 챠크람을 돌리던 소아라는 이내 소년들을 향해 불의 챠크람을 날렸다.


"어쨌든 이곳은 오래 있을 만한 곳이 못되니까 빨리 탈출 해야..."

탈출을 말하던 서현은 문득 느껴지는 살기와 열기에 고개를 돌렸다. 슈우지도 살기와 열기를 느꼈는지 서현과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리며 어두운 천장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두사람은 볼 수 있었다.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불의 고리를... 서현과 슈우지는 사카가미 토마와 쿠레나이 신쿠로 두사람을 안쪽으로 밀치며 외쳤다.

"도망쳐!"

두사람이 외치기 무섭게 두개의 불의 고리가 두사람의 앞에 착탄했다. 그리고 일어나는 요란한 폭발이 서현과 슈우지를 휘감았다.

"현형!"
"슈우지씨!"

불꽃에 휩쌓인 둘을 보며 절규하는 토마와 신쿠로. 하지만 잠시 후, 폭발이 격렬하게 사그러들고 멀쩡한 모습의 서현과 슈우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만 늦었으면 위험할뻔했어."
"그러게."

폭발이 일어난 직후 서현과 슈우지는 절묘하기짝이 없는 연계로 폭발을 벗어났다. 우선 슈우지가 구두 좌룡섬도로 폭발을 갈라버린 후 서현이 양팔을 강하게 휘둘러 폭발을 날려버린 것이었다. 알바이외에 일을 함께한 경험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사람의 호흡은 꽤나 잘 맞았다.

"토마, 신쿠로! 너희들은 먼저가서 LC부대와 합류해"
"에? 하지만..."
"그럼 두사람은요?"
"걱정말라고, 이런곳에서 당할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걱정말고 얼른 가"

두 사람에게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를 보여준 슈우지와 서현은 그대로 두사람이 가는 모습을 보며 자세를 잡았다. 두사람이 사라지기 무섭게 진홍의 불길을 휘감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뭐가 불만인지 뾰루퉁한 얼굴로 서현과 슈우지를 노려보고 있었다.

"후웅, 내 기습을 그렇게나 멀쩡하게 막아내다니... 짜증나."

불쾌감을 나타낸 그녀는 백열화된 불꽃을 두른채 춤을 추기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서현과 슈우지는 조금 당황스러운듯 입을 열었다.

"방금 그 공격... 저 아가씨가 한거지?"
"아마도, 아니 분명하게."

그녀와 함께 춤추고 있는 백열화된 불꽃... 아까의 위력을 볼때 아까의 공격은 분명 그녀가 한 공격이 맞았다. 불꽃을 다루는 능력자... 권법가인 서현으로서는 상성이 꽤나 않좋은 상대중 한명이었다.

"슈우지. 상대할 수 있겠어?"
"역시 여자는 좀..."
"그렇지?"

두사람이 대화를 나누는동안 백열의 채찍이 두사람의 사이를 갈랐다. 서현과 슈우지는 재빨리 피했으나 스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열기는 심하게 위협적이었다.

"슈우지, 아까 그 기술 사용할 수 있어?"
"응, 하지만 사용해도 완전 봉쇄할 수 있는건 아닌지라..."

구두룡의 기술중 하나인 구두 좌룡섬도. 그것은 기로서 적의 비물리적인 공격을 상살시키는 계통의 기술이었다. 기나 역장계통의 기술에는 무척이나 강하지만 그 여파마저 막기에는 무리가 좀 있었다. 특히 백열화된 불꽃에 의해 달궈진 공기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슈우지가 현재보다 더 숙련되거나 제대로 된 방어복을 지니고 있으면 또 모를까? 현재 상태로 저 화염을 상대하는건 좀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가 여자니 더더욱...

"그런 문제라면 나한테 맡겨."

어떤게 문제인지 대충 파악한 서현은 슈우지에게 말했다. 사실 죽이는 일이라면 슈우지와 서현, 두사람이 이리 고생할 필요는 없었으나 두사람 다 진심이 아닌 이상에라야 누군가를 죽일 생각도 하지 않을 뿐더러 애초에 여자를 상대하는 쪽에 있어서 약한 녀석들이었다.

"간다!"
"OK!"
"뭘 그렇게 중얼거리는거야!"

소아라는 두사람의 대화에 짜증을 내며 염탄을 쏘아보냈다. 딱 보기에도 위험하기짝이 없는 공격... 공기를 태우고 달구며 다가오는 염탄은 이 좁은 곳에서는 최악의 공격중 하나였다. 슈우지는 그 위험성을 알고 있기에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자신이 익힌 구두룡을 이용해 그 염탄을 상쇄했다.

구두 좌룡섬도-

슈우지의 왼손에 은은한 빛이 번뜩이며 염탄이 소멸되었다. 하지만 이미 수백도에 가깝게 달궈진 공기는 슈우지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때 슈우지의 뒤쪽에서 부터 강풍이 불어왔다. 사람을 날려버릴 만큼의 위력을 지니지는 않았지만 열기를 날리는데는 충분한 바람이었다. 슈우지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우반신을 내민채 정권을 비틀어 내지르고 있는 서현의 모습이 보였다. 서현은 웃으면서 슈우지를 향해 말했다.

"팔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라면 이런 잔재주도 얼마든지 가능하지."

소아라의 화염을 봉쇄한 두사람은 재빨리 소아라에게 접근해 소아라를 제압하려했다. 그야말로 섬전과도 같은 속도로 다가가 그녀의 입에 물려있는 담배를 빼낸 서현은 그대로 슈우지와 연계해서 소아라를 제압하려했다. 그 순간...

쾅-

요란한 폭음이 울리며 달려나가던 서현의 목이 뒤틀어져 날려졌다. 갑작스럽게 날려지는 서현을 보며 슈우지는 소아라를 제압하는 것도 잊은채 날려진 서현을 바라보았다. 소아라는 그 틈을타 빠져나오며 슈우지에게 일격을 날렸다. 강하지는 않지만 분풀이에는 적당한 정도의 일격이었다.

"일단은 고맙다고 해둘께 호시가미 타쿠야"
"내 일을 했을뿐이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서현에게 일격을 먹인 존재는 다름아닌 아쿠오쇼카이에서 파견된 우라쥬산케의 하나인 호시가미가의 호시가미 타쿠야였다. 하시가미 타쿠야는 격발시킨 약협을 배출하며 쓰러진 서현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쓰러진 서현을 향해 확인 사살의 일격을 날리려던 찰나...

"젠장! 아프다고!!"

쓰러진 서현이 용수철처럼 몸을 튕기며 양발차기를 타쿠야에게 먹였다. 예상외의 기습에 타쿠야는 당황하며 서현의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뒤로 날려진 타쿠야는 인상을 찌푸리며 서현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몸 하나는 튼튼하거든. 그나저나 이거 많 아프네..."

서현의 말에 타쿠야는 한층 더 인상을 찌푸렸다. 아까 타쿠야가 날린 일격은 승용차나 트력도 단번에 고물로 만들어버리는 위력을 지니고 있는 공격이었다. 그런 공격을 정통으로, 그것도 머리에 맞고도 많이 아프다는 정도로 끝나는 녀석은 여태까지 우라쥬산케 이외에는 서현이 처음이었다.
물론 머리 부분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서현은 개의치 않고 있었다.

"괴물이군 다른건 몰라도 맷집 하나만큼은 말이야."
"살아남으려면 어쩔 수 없거든. 그 지독한 수행에서 말이야."

일어난 서현은 슈우지에게 다가가 물었다. 2:2 상황이 되어버린 이상 아까처럼 소아라를 가볍게 압박할 수 없게 된 탓이었다.

"슈우지, 혼자서 가능하겠어?"
"요령은 알았으니 어떻게든 가능할것 같은데..."
"그래? 그럼 저 여자좀 부탁할게. 난 그동안 저 빌어먹을 자식좀 어떻게든 해야할것 같으니."

서현은 이마에 흐르고 있는 피를 훔치며 타쿠야를 노려보았다. 슈우지도 다시 입에 담배를 물며 불씨를 피웠다. 서현과 슈우지 두사람은 등을 마주하며 자세를 잡았다.


"뭐냐! 천하의 LC부대가 고작 이정도인거냐!!"
"우습기 짝이 없군"

LC부대원들 사이로 강하한 아몬과 코조는 LC부대원들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도륙하고 있었다. 코조의 거검이 휘둘러질때마다 총탄은 가루가 되었고 사람은 어육이 되었다. 아몬의 막강한 장갑은 바렛조차도 무시한채 모든 공격을 튕겨냈으며 그 방어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 있었다. 이 둘의 공격에 LC부대의 지휘자 쿠노키는 울분에 가득한 절규를 외치며 두사람에게 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뭐냐고 저것들은!!"
"랭크E의 A9 특수 범용 장갑의 오리지널과 액상화 현상을 일으키는 클래스D의 유산 무참(霧斬)... 위험한것들만 나왔군."
"알고 있는건가?"

쿠노키의 질문에 유우는 빈정거리듯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아아, 물론 지금 너희들이 지닌 장비로는 무리야. 정말인지 대 유산범죄조직이라면 좀더 규제를 완화했어도 좋았을 것을. 저 장갑을 뚫을만한 창도, 저 검을 막을만한 방패도 없는 지금의 너희들로서는 상대하는것 자체가 무리. 얼른 후퇴해서 전열을 정비하던가 탈출하는쪽이 좋아."
"그건 무리다! 탈출같은걸 했다간 두번다시 못돌아온다고!"
"그럼 날 풀어줘. 단번에 해결해 줄테니까 말이야."

유우의 말은 무척이나 매혹적인 유혹이었다. 하지만 쿠노키는 그 유혹에 질 수 없었다. 총사령관인 다테 신지로서 몇번이고 주의를 받은 사항이었으니까 말이다.

"제 1부대는 저녀석들을 견제한다. 그리고 제 2부대는 저들의 빈틈을 노린다. 그리고 제 3부대는..."
"이봐, 죽을 생각?"
"만만하게 보지마라, 우리도 피해없이 돌입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아."

쿠노키는 유우를 향해 그렇게 말한 후 부대를 지휘하며 아몬과 코조를 상대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준이 너무 틀렸다. 잠시 후 쿠노키는 아몬의 주먹에 맞아 피투성이가 되어 날려졌다.

"쳇... 바보같이."

쿠노키가 죽은것을 확인한 미네시마 유우는 혀를 차며 두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쿠노키씨?!"
"심하군... 이건."

슈우지와 서현의 말에 먼저 LC부대를 쫓아온 사카가미 토마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처참하기 짝이없는 LC부대원들의 사체를 보며 침음성을 흘렸다. 설마 LC부대가 이정도로 처참하게 당했을 줄은 몰랐던 탓이었다. LC부대원들의 사체를 살피고 있던 사카가미 토마는 문득 쿠노키의 시체 옆에 뭔가가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건?"
"카드키인것 같네."

카드키로 보이는 물건을 주운 사카가미 토마는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곳을 보았다. 그곳에는 눈이 가려지고 양팔이 구속된 채로 두사람의 공격을 피하고 있는 한 소녀를 볼 수 있었다.

"이거 설마..."

토마는 자신의 손에 들린 카드키와 유우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확신을 얻은 토마는 유우를 향해 카드키를 던졌다.

"이거!!"
"어째서 여기에?!"

유우는 꽤 놀란표정을 지었으나(보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내 토마가 던진게 무었인지를 깨닫고 아몬과 코조의 공격을 절묘하게 피하며 토마가 던진 카드키를 받아냈다. 그리고 재빨리 손의 수갑과 가리개를 해제하며 바닥에 내려섰다. 바닥에 내려서기 무섭게 그녀의 손에 차여져있던 구속구와 얼굴에 차여있던 가리개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드러나는 그녀의 미색... 그녀의 얼굴은 이미 하나의 무기나 다름없었다.
갑갑한 구속구에서 해방된 그녀는 무척이나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아몬과 코조를 향해 도발적인 언사를 날렸다.

"흐음, 이제 제대로 해볼까? 어서와 굼벵이 자식들"

미네시마 유우의 도발에 화를 내면서도 냉정하게 대처하기로 결심한 두사람은 각각 방향을 달리하며 그녀에게로 쇄도해 들어갔다. 유우는 냉정하게 두사람의 공격을 예상해 계산에 들어갔으나 그 전에 토마의 옆에 있던 신쿠로가 나서서 아몬에게 접근했다. 아까의 움직임을 보긴했지만 그래도 저 둘을 동시에 상대하는건 위험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바보가!"

유우는 갑작스럽게 아몬에게 돌진한 신쿠로를 보며 당황했으나 어느새 코조가 접근한지라 이쪽부터 먼저 손보기로 결정했다. 유우는 날카롭게 검을 휘두르는 코조의 공격에 약간 서늘함 마저 느꼈으나 이내 완벽하게 습관과 궤도를 파악한 유우는 그의 허점을 찌르며 그대로 매쳐버렸다.

"큭!"

던져진 코조는 무참을 지팡이 삼아 일어선 후 다시 유우에게 돌진하려 했다. 그 순간...

"쿨럭-"

코조의 입과 코에서 다량의 피가 쏟아졌다. 검은색에 가까운 검붉은피... 죽은피였다.

"심하게 검은피군... 심각한 질병에라도 걸린건가?"

미네시마 유우는 코조의 상태에 의문을 표했으나 지금 그 의문을 풀 시간이 없었기에 피를 토하고 있는 코조를 무시한채 아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몬쪽으로 고개를 돌린 유우는 무척이나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아까나선 바보 소년이 A9 특수 범용 장갑제 슈츠를 걸치고 있는 아몬과 대등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까 아몬이 보여준 힘을 보자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슈츠를 걸친 그의 힘은 이미 왠만한 차량 엔진 이상의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 쿠레나이 신쿠로는 그 아몬과 대등하게 힘을 겨루고 있었다. 유산같은건 사용하지도 않고서 말이다. 그나마 기이한 점이라면 그의 오른손팔꿈치에 뿔처럼 생긴게 튀어나와 있다는 점이었다.

"무슨...! 나와 힘이 대등하다니!"

힘에 있어서 상당한 프라이드를 지닌 아몬으로서는 꽤나 상처받은 상황이었다. 이 슈츠를 걸치고난 이후로 순수하게 힘으로 자신과 대적할 수 있는 이는 없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지금 그 믿음이 깨지고 있었다. 자신보다 한참 왜소한 소년이 자신과 대등하게 힘을 겨루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유산기술도 사용하지 않은채.

"하아아아...!"

은은한 기합성. 하지만 그 기합성이 팔의 뿔과 함께 아몬과의 힘겨루기에서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신쿠로가 그렇게 아몬과 힘겨루기에서 버티고 있는 동안 유우는 재빨리 아몬에게 다가가려했다. 하지만 용병 특유의 직감으로 현 상황이 좋지 못함을 느낀 아몬은 그대로 신쿠로와의 힘 대결에서 빠져나와 코조를 데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코조는 흐르는 피를 막은채 아몬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으나 아몬은 그것을 무시했다.
도망치는 아몬과 코조를 보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유우. 그렇게 도망치는 아몬과 코조를 바라보던 유우는 문득 느껴지는 살기에 재빨리 바닥을 차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스걱-

그녀가 벗어나기 무섭게 날카로운 참격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몇가닥 베었다. 그 참격의 주인은 놀랍게도 아까 카드를 던져준... 자신이 이곳에 오기 얼마전에 만난 사카가미 토마란 이름의 소년이었다. 미즈시마 유우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갑작스런 토마의 행동에 무척이나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사카가미 토마는 칼집을 들고 있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아, 정말 갑갑했다고. 이 녀석 좀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니까 말이야. 아까 그 이상한 칼을 쓰는 검사 녀석이 피를 쏟지 않았으면 못빠져 나올뻔 했어."
"토마군 대체...?"
"응? 아, 너희들은 '나'를 모르고 있겠군."

토마의 말에 유우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마나메가문과 연고가 있다고 했던가... 아, 과연... 화신의 피 인가?"
"잘 알고 있네? 역시 미네시마 유우라는건가."

미네시마 유우의 말에 사카가미 토마, 아니 화신의 피는 무척이나 재미있다는 듯 입을 열었다.

"정말인지 세상에는 죽일 녀석들이 참 많아. 저기 있는 신쿠로란 녀석도 그렇고. 하지만 말이야... 내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존재는... 바로 너야 미네시마 유우."
"응?"
"지상최고... 아니 사상최고의 살육전을 펼쳐보자."

그렇게 말하며 자세를 잡던 사카가미 토마는 갑작스럽게 머리를 부여잡더니 괴로움을 호소하며 외쳤다.

"제길... 벌써 깨어났나?! 젠장 최고의 먹이감이 눈앞에 있는데...!!"

화신의 피의 절규와 함께 그의 손에 들려있던 단도가 요란하게 칼집안으로 들어갔다. 토마의 손에 들려있던 단도가 칼집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토마는 식은땀을 흘리며 그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토마가 주저앉기 무섭게 미네시마 유우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재빨리 토마에게로 다가갔다. 토마에게 다가간 두 사람은 토마의 상태를 살피며 그에게 물었다.

"토마군, 괜찮아?"
"아... 예, 괜찮아요."
"그보다 방금그건? 어쩌다가 화신의 피가 발동한거지?"
"아까 미네시마씨..."
"유우로 좋아 그 성으로 불리는건 꽤나 질색이거든"
"아까 유우와 싸우던 검사가 쏟은 피를 보고 갑작스럽게 옛날일이 생각나 버려서..."
"과연... 트라우마인가. 온 정신력을 쏟으며 제어하고 있던 화신의 피가 옛날에 있었던 일... 트라우마로 인해 생긴 빈틈으로 빠져나온거군."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린 토마는 창백한 얼굴을 하며 유우를 향해 물었다.

"유우, 괜찮아?"
"아, 조금 머리카락이 잘리긴 했지만 무사해."
'약간 베인 상처가 생기긴 했지만 말이지...'

뒤엣말은 속으로 삼킨채 유우는 자신의 건재함을 피력했다. 쓸데없이 죄책감을 가지거나 하는건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 탓이었다. 토마가 유우의 말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을 때 신쿠로는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고용주가 왜 나루카미노미코토를 될 수 있는한 뽑지 않게 해달라고 했는지 알만하군... 저 정도라면 확실히 위험해."

마나메가의 화신의 피가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랐다. 우라쥬산케 이외에 신쿠로에게 이정도의 공포나 압박을 준것은 쿠사카리 슈우지이외에는 없었었다. 그 말은 최소한도로 슈우지에 필적하는 전투력을 지닌 존재라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

"정말인지... 왜 이리 괴물이 많은건지."

신쿠로에게 있어 이곳 스피어라보는 그야말로 괴물들의 전시장이었다. 아까 싸운 두사람도 그렇고 자기 눈앞에 있는 두명도 그렇고 그리고 아까 헤어지고 온 두명도 그렇고... 괜시리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끼는 신쿠로였다.

"그보다 너, 방금 그 힘과 뿔... 대체 뭐야?"
"응?"
"네 골격으로 그런힘이 나올 수 없어. 게다가 팔꿈치에서 나온 그 뿔... 인간으로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것이지."
"아니 뭐랄까 이건..."
"마나메가쪽은 아니고... 혹시 우라쥬산케인가? 그럴가능성이 있군. 그쪽은 아직 밝혀진게 없으니까말이지. 소실된것도 많고..."
"저기... 유우양?"

갑작스럽게 고민에 빠진채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나열하는 미네시마 유우를 보며 잠시동안 신쿠로와 토마는 식은땀을 흘려야만했다.


"토마, 그쪽은 다 끝났어?"
"응!"
"신쿠로씨는?"
"아, 이쪽도 방금 완료했어."

죽은 LC부대원들의 인식표를 확인한 사카가미 토마와 쿠레나이 신쿠로는 미네시마 유우에게 그 번호를 말했다. 유우는 그 번호를 듣기 무섭게 들고 있던 노트북으로 그 번호의 주인에 대해 대조 확인하는 작업을 행했다. 확인이 끝나기 무섭게 유우는 곁에 있던 통신기에 스위치를 넣었다.

"다테, 들리나? 나야."
[유우, 너인가? 쿠노키는 어찌됐지? 다른 대원들은?]
"습격이 있었지. 쿠노키는 죽었다. 그 이외에도 16명이 죽었어."
[설마 혼자인가? 거기서 뭘 하고 있는거지? 자유라도 만끽하고 있는건가?]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건 맞지만 혼자는 아니야. 지금 사카가미 토마군과 쿠레나이 신쿠로이라는 해결사와 함께 있다고."
[그 둘은 언제 들어간거지?]
"아까 돌입할때 휘말린거 아냐?"

유우의 말에 다테는 침음성을 흘렸다. 확실히 아까 돌입할때 급히 돌입한 터라 그랬을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사망자들을 불러주지."

유우가 사망자 명단을 불러주고 난 후, 다테는 한숨을 내쉬며 유우를 향해 말했다.

[지금 당장 남아잇는 LC부대와 합류해라. 작전을짜야겠어.]
"거절한다."
[뭐?]
"난 짐이 많은건 사양이야. 게다가 적들은 D,E랭크의 유산으로 무장해 있다고 괜시리 전멸시키고 싶지 않으면 LC부대는 철수 시켜."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명령에 따라! 설마 네 몸에 있는 독캡슐을 잊고 있는건 아니겠지?]
"가끔은 잊고 싶더라. 뭐 해결만하면 되는 일이니까 그렇게 빡빡하게 굴진 말라고. 아참, 그리고 키나시 녀석 좀 구슬려서 이곳 LAFI 퍼스트에 대한 해킹시도를 하게 만들어줘."

키나시는 ADEM에서 LAFI세컨드를 책임지고 있는 책임자였다. 심각하게 자기 중심적인 성격인지라 그다지 미덥지는 못한 존재였지만 말이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거지? 그리고 목적은?]

다테의 질문에 유우는 무척이나 상큼하게 대답했다.

"이번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가 움직이기 쉽게 하기 위한 틈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야."

유우의 말에 다테는 다시한번 한숨을 내쉬며 통신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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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긴이란 이름의 유래는 쿠레나이(紅)에서 붉을 홍자를 적으로 바꾸고 무라카미 긴코에 긴(銀)을 합한것입니다.

붉을 홍을 아카로 읽을 수 있는지 다른 발음이 없는지 고민하다가 이렇게 결정해버렸죠...(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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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
2012. 2. 1. 23:54 글/아카긴의 의뢰일지

"안녕, 마야"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라버니."
"오라버니라니... 좀 거리를 두는것 같아 서운한걸."
"후후훗, 그럼 다시 오빠라고 불러드릴께요."

토마의 말에 마나메가의 no.2인 마나메 마야는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냉철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소녀지만 사카가미 토마 앞에서만큼은 그녀도 다른 소녀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소녀였다.

"1년 반만이네요 오빠."
"그러게, 그날 그 이후 처음이구나..."

사카가미 토마는 1년하고도 반년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선혈로 채색된 그날의 기억... 그리고 일어난 화신의 피의 폭주. 그날 사카가미 토마는 마나메가에 침입한 모든 이들을 베어버렸다. 걔중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폭주한 화신의 피는 그런것을 가리지 않았다.
자신에게 적의를 지닌 모든 존재를 그 즉시 배제해 버린 것이다. 단 한명도 남기지 않고...
그리고 그날 사카가미 토마는 도망치듯 마나메가에서 뛰쳐나왔다. 자신이 저지른 피의 흔적을 견딜 수 없었던 탓이었다.

"정말인지 오빠도 참... 마나메 가문 사람으로서의 자각이 없는건지. 마나베가문 사람인 오빠가 왜 미네시마 유지로의 발명품인 스피어라보에서 일하고 있던가죠? 마나메 가문이 미네시마와 연관되는걸 극도로 피하고 있다는건 알고 계시죠?"
"그렇긴 한데... 솔직히 그것만큼 일당 좋은 일이 없어서 말이야."
"하기사... 마나메가문을 나오시고 부터는 지원을 받지 못하셨죠. 연락주셨으면 제가 도와드렸을 텐데..."
"아니,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냐"

사실 이번에 아르바이트가 파토나면서 그만큼 엄청난 구멍이 생겼지만 오빠로서 동생에게 손을 벌릴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카가미 토마는 재빨리 이야기의 소재를 바꾸기 위해서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저기 마야, 아버지는 지금?"
"글쎄요. 어디선가 저희들의 형제라도 만들고 있는게 아닐까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내뱉는 마야. 웃으면서 할말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여태까지 아버지의 행적이라던가 마나메 가문의 방침으로 보자면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만한 일이었다. 사실 남자가 아닌 마나메 마야는 일반적으로는 벌써 다른 집안에 정략결혼차 보내졌어야 하나 아이러니하게도 마나메 마야는 그 누구보다도 마나메 후자의 피를 진하게 이어받은 존재였다.
약혼자로 내정된 사람들을 모조리 자의로 사퇴하게 만든 그녀는 후자에게 한방 먹이고 후자의 귀여움을 받으며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현재 마나메 가문 내에서 현 당주인 후자 다음가는 존재였다.

"아참 오라버니. 드릴게 있습니다."

마나메마야는 그 말과 함께 통신기 하나와 손목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만한... 혹은 그에 약간 못지치는 길이의 철막대기가 있었다. 철막대기 끝에 달려있는 수실은 너무나도 익숙한 그것이었다.

"나루카미노미코토..."
"네, 가급적이면 뽑을 상황이 오질 않기를 바라지만... 오라버지가 다치는건 싫으니까요."
"미안... 그러고보니 마야. 아버지가 1년 반전 사건을 들으셨을땐 뭐라고 하셨었니. 실망하셨었니?"
"아뇨. 기쁜듯이 웃으셨어요. 역시나 화신의피를 진하게 이어받은 존재라며..."
"그래?"

역시나 아버지랄까... 너무나도 아버지 답다고 생각해버린 사카가미 토마는 잠시 자신의 나루카미노미코토를 집어들며 살짝 뽑아보았다. 스르릉-이라는 소리가 들려오며 반치정도 드러난 은백색 칼날이 토마의 눈에 비춰졌다.
잠시동안 칼날을 응시하던 토마는 힘껏 나루카미노미코토를 집어넣었다. 그것을 본 마야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오빠 사카가미 토마를 향해 말했다.

"방심하셨군요 오라버니."
"미안..."

한순간 자신의 또다른 인격에게 제어권을 빼앗길뻔한 사카가미 토마는 동생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자칫했다간 자신의 소중한 동생을 위험에 빠뜨릴뻔한 탓이었다. 하지만 마야는 개의치 않는듯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 통신기는 저희쪽에서 특수 제작한 통신기에요. 포춘텔러쪽에 비하면 좀 모자라지만 그래도 전 세계의 97%정도는 커버할 수 있답니다."
"고마워 마야."
"오빠를 위한 일인걸요."

마야는 미소를 지으며 토마에게 화답했다. 마야의 그 미소가 마치 자신의 아버지 마나메 후자와 같다고 느낀 토마였다. 만약 그 말을 마야에게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사카가미 토마가 그런 딴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마야는 예를 갖추듯, 자신의 결심을 내뱉었다.

"마나메 가문의 일원으로서 저는 오빠가 하려는 일을 전력으로 돕겠습니다. 설령 그것이 아버지를 적으로 돌리는 일이 될지라도."

토마는 그런 마야의 선언이 왠지모르게 고마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걱정되었다. 자신의 동생과 아버지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게 되어 자신의 동생이 해를 입게 되는게 아닐까라는...


토마가 방을 나서기 무섭게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남자가 서 있었다. 물론 토마보다 약간 키가 크긴 했지만 말이다.

"안녕하세요, 사카가미 토마씨죠?"
"아... 예."
"저는 이번에 쿠사카리씨와 함께 토마씨의 호위를 맡게된 쿠레나이 신쿠로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네, 그런데 쿠사카리씨도 이번 일에?"
"네. 쿠사카리씨는 저희 해결사 사무소에서 제일가는 실력자니까요. 뭐 3명밖에 없는 해결사 사무소지만..."

뺨을 긁적이며 하는 신쿠로의 말에 토마는 약간 불안감을 조금 느꼈다. 왠지 미덥지 못한 얼굴을 하고 있는 탓이었다. 특히나 기가 약해보이는 얼굴 탓인지 보고 있는 사람이 되려 불안해지는 그런 인상이었다.(물론 그 자신도 같았기에 남말할 처지는 아니었다만 말이다.)

"미덥지 못하죠?"
"아... 아뇨"
"신경쓰지마세요. 어차피 자주 그런취급 받고 있으니까요."

확실히 저런 얼굴에 저런 미소라면 그런취급받는게 당연했다. 안습이라 해야할까... 여러의미로 이쪽 계통에 있을 만한 사람은 아닌것으로 보였다. 뭐 그런식으로 따지자면 쿠사카리 슈우지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그럼 가볼까요? ADEM쪽에서 기다리고 있는것 같으니..."

쿠레나이 신쿠로라 소개한 청년은 토마를 이끌고 LC부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흐음... 역시 내몸. 나이프에 긁힌 정도로는 꿈쩍도 안하네."

사카가미 토마와 쿠사카리 슈우지, 요코타 켄이치. 이 세사람을 도주시킨 의리의 아르바이트생 이서현은 수시간전 나이프에 베인곳을 살피며 중얼거렸다. 분명 베였건만 그의 옆구리에 남아있는것은 붉은 자상뿐... 그것도 긁힌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어떤 놈들인거지? 이정도로 성능이 뛰어난 광학미채따윈 들어본적도 없는데..."

아무리 감각이 무뎌졌다지만 서현에게 그정도까지 접근하려면 최소한도로 체온과 소리 전부를 차단할 수 있어야했다. 그리고 그 루리코는 실제로 소리와 체온을 전부 차단하고 있었다. 보통의 광학미체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도 유산인건가... 하여간에 유산대책반이라는 LC보다도 유산범죄자가 더 강하다니까."

서현은 투덜거리며 주위를 살폈다. 아직까지 이곳을 발견한 녀석은 없는듯 싶었다. 한동안은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서 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알바를 하고 있었건만... 역시 자신과 트러블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인듯하다. 라고 생각중인 서현이었다.

"나에겐 일상을 즐길 여유조차 없는건가..."

어디선가 "그거 무리..."라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듯하지만 애써 무시한채 서현은 감각을 날카롭게 세우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강하더라도 아무런 정보없이 움직이는 것은 여러므로 위험했다. 뭐 솔직히 이쪽계통에서 일하다보면 간혹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감정만으로 돌진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말이다.

"응?"

통로를 걷고 있던 서현은 문득 느껴지는 위기감에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며 전력으로 뛰어갔다. 마침 건너편에서 요란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기에 발걸음 소리를 죽이는건 쉬웠다. 서현이 그 자리에서 벗어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 통로 옆의 벽이 백열화 되면서 녹아내렸다.
벽이 녹아내리고 한명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팔괘음영가의 일원인 호메이 소아라였다. 소아라는 녹아내린 벽 너머의 통로를 살펴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 소아라를 본 철중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뭔일이야 소아라?"
"아니, 아까전까지만해도 이쯤에 거대한 생쥐가 있는것 같았거든."
"흐음, 내가 보도록하지."

그렇게 말한 철중은 소아라를 물러서게 한 후 통로를 살폈다. 오랜세월동안 전장을 누벼온 철중은 흔적을 찾거나 하는데 꽤나 도가 터 있었다. 통로를 살피던 철중은 뭔가를 알아냈는지 바닥을 몇번 짚더니 입을 열었다.

"확실히..."
"왜 그래 철중?"
"아니, 쥐가 있었음을 확인한것 뿐이야. 그것도 아주 실력좋은 쥐가말이지..."
"어느정도길래?"

소아라의 의문에 철중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흔적을 보며 입을 열었다.

"최소한도로 우리가 즐거울 정도는 될듯하군"
"헤에, 꽤 실력있는 녀석이네."
"어쩔 생각인가 소아라?"
"결정되어 있잖아 그런건~"
"후후후... 확실히."

소아라와 철중은 다르지만 같은 미소를 지으며 서현이 지나간 자리를 뒤쫓기 시작했다.


"응?"

아까 있던 자리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던 서현은 문득 뒤쪽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뒤를 돌아보았다. 서현이 뒤를 돌아보자 통로 저편에서부터 모자란 산소를 태우며 위협적인 불길이 다가오고 있었다.

"젠장 들켰나?!"

서현은 전력으로 달리며 뒤에서 쫓아오는 불길을 피했다. 인간의 달리기 속도로고 보기 힘든 속도로 달린 서현은 재빨리 통로에서 빠져나와 바닥을 굴렀다. 서현이 바닥을 구르기 무섭게 뒤쫓아 오던 불길은 서현이 빠져나온 통로를 불태웠다. 그 광경을 본 서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위험해...!"
"위험하지 확실히"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중년인의 목소리에 서현은 재빨리 바닥을 굴렀다. 서현이 바닥을 구르기 무섭게 거한의 주먹이 서현이 있던 자리를 강타했다. 강타된 곳은 약간이지만 우그러졌다. 외장소재까진 아니더라도 상당한 강도를 자랑하는 소재임이 분명한데 말이다.

"호오, 반사신경이 좋군. 보통은 상반신째로 날아가 버릴텐데 말이야."

거한은 꽤나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서현을 바라보았다. 서현은 재빨리 눈동자를 굴려 빈틈을 찾은 후 그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달렸다. 하지만 거한도 호구는 아닌지라 서현의 도주를 눈치채고 그대로 팔꿈치를 휘둘렀다. 날카롭게 휘둘러지는 팔꿈치. 그리고 그와 함께 찢겨지는 공기. 서현은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거한의 팔꿈치치기를 피했다. 거한의 팔꿈치 치기는 서현의 옆에 있던 벽을 스치며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하지만 서현은 되려 식은땀을 흘려야만했다. 거한의 팔꿈치가 스쳐지나간 벽에 남은 흔적을 본 탓이었다. 무척이나 날카롭게 베인 흔적... 자신이 기억하는 기술중에서 단순한 팔꿈치 치기로 이런 흔적을 낼 수 있는 기술은 얼마되지 않았다. 그리고 현대에 남은 기술중에선 단 하나뿐이었다.

"전왕 11투의 참절주...!"
"호오, 이걸 알고 있는건가? 재미있군. 보통 사람은 아니란건가? 뭐 그 움직임부터가 이미 보통사람은 아니란걸 증명하고 있지만 말이지..."
"알지.. 너무나도 말이야."

서현인 이빨을 갈며 말했다. 어찌 모르겠는가? 아무리 지친상태였다지만 젊은나이로 그 괴물같은 사부와 동수를 이뤘던 그 존재를... 그 존재가 사용한 무술을...

"너... 전왕가의 사람이냐?"
"전왕가를 알고있나? 뭐, 전왕 11투를 알고 있아면 당연히 알고 있겠지만서도... 네가 방금 한 질문에 대답하자면 지금은 아니오다."
"반도란 말이군..."
"그렇지."

거한과 한담을 나누던 서현은 자세를 잡으며 거한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듯 한탄을 하며 말했다.

"정말인지... 나는 싸움이란 인생의 굴레에서 잠시도 벗어날 수 없는건가?"
"호오, 해보겠단건가?"
"이래보여도 호구는 아니거든. 그리고..."
"그리고?"
"전왕가에는 나름 빚이 있어서 말이야!"

도망칠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빠르게 땅을 박찬 그는 거한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거한 갑작스러운 서현의 돌진에 조금 놀라며 자신의 손바닥을 내밀었다.

팡-

요란한 소리와 함께 주먹과 장저가 격돌했다. 두사람의 주먹과 장저가 격돌하기 무섭게 주먹과 장저에 실린 경력의 여파가 두사람의 팔에 작렬했다. 두사람은 경력에 의한 고통과 반발력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뒤로 물러섰다.
얼핏 동수를 이룬듯 했지만 엄연히 경중에 차이는 있었다. 서현의 주먹에서 발한 경력이 거한의 장저에서 발한 경력보다 좀더 강했었다. 그탓에 거한의 장저쪽으로 조금 밀린 후 경력이 폭발해 피해만 따진다면 거한쪽이 좀 더 손해를 본 택이었다.

"크읍... 아무리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지만 이정도 경력이라니."
"아무리 반도라지만 역시 전왕가란건가? 적당한 공격으론 무리군..."
"정체가 뭐냐?"
"글쎄... 테러리스트 따위에게 밝힐 이름같은건 없어서 말이야."
"그럼 철저히 밟아준 후 들어야겠군."

그렇게 말한 거한은 거대한 어깨를 내밀며 서현을 향해 돌진했다.


그 시각 스피어라보 메인게이트 앞

"돌입준비는?"
"완료되었습니다."

이번 LC부대의 책임자 쿠노키는 총사령관 다테 신지에게 경례를 하며 준비가 완료되었음을 보고했다. 쿠노키의 보고에 다테 신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쿠노키를 향해 카드키를 넘겼다. 쿠노키는 다테가 넘긴 카드키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령관님, 이건...?"
"저기있는 소녀의 구속구를 해방하는 카드키다. 비상시가 아닌한 사용하지 말도록."
"저 소녀는 대체..."
"그것까진 알 필요 없다."
"옙."
"그럼 돌입준비!"

다테의 외침과함께 LC부대원들은 돌입을 준비하며 메인게이트 앞에 도열했다. 그리고 도열을 마치기 무섭게 쿠사카리 슈우지와 쿠레나이 신쿠로를 대동한 사카가미 토마가 인증을 위해 시큐리티 인증 센서에 다가갔다. 토마가 인증을 마치기 무섭게 메인게이트가 열렸다.

"전원 돌이-"

돌입을 외치던 쿠노키는 갑작스럽게 문 안에서 뛰처나온 한 거한에 의해 날려지는 수명의 LC대원을 볼 수 있었다. 완전 무장해 있었건만 거한에 부딪힌... 아니 휩쓸린 LC부대원들은 사지가 찢겨지고 뭉개지고 박살난채 허공에 날려졌다. 난데 없는 선혈에 쿠노키를 비롯한 다른 이들은 무척이나 당황했다. 그때 문 안쪽에서 불평이 터져나왔다.

"젠장 왜 문이 열린거야?!"

슈우지와 토마에게 있어선 익숙한 목소리... 바로 두사람을 도망치게 한 아르바이트 동지 서현의 목소리었다.

"현씨!"
"응? 쿠사카리?"

서현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어느새 멈춘 거한은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며 서현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날카로운 공격이었지만 서현은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거한의 턱에 발을 건채 문 안쪽으로 던져버렸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당황스런일에 다른 사람들은 벙찐 표정을 지었다.

"지금 멍청히 있을 상황이 아닐텐데. 카자마 녀석이 눈치챈다. 빨리 돌입하지 않으면 못들어간다고."

미네시마 유우의 냉철한 말에 다테 신지는 재빨리 쿠노키를 향해 지시를 내렸다. 쿠노키는 갑작스런 부하들의 죽음에 당황했으나 다테 신지의 지시에 자신이 해야할 바를 깨닫고 재빨리 게이트 안으로 돌입했다. 그리고 잠시 후 메인 게이트가 닫히기 무섭게 LC부대 전원과 미네시마 유우가 돌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때까진 아무도 몰랐다.
들어가선 안될 이들도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우윽... 상당하군. 나 혼자로는 상대가 힘들겠어."

서현에 의해 던져진 거한 철중은 약간의 피를 개워낸 후 중얼거렸다. 자신이 공격에 사용한 힘과 자신이 상대한 청년이 자신을 던질때 더해진 힘이 합쳐지면서 상당한 타격을 준 탓이었다. 물론 그 자리에 있었다간 분노한 LC대원들에 의해 총맞기 딱 좋은상황이었기에 철중은 고통도 무시한채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처참하네 중"
"소아라인가..."
"그녀석, 그렇게 실력자인거야? 네가 피를 흘릴만큼?"

소아라의 물음에 철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 상당히 강한 녀석이다. 1:1로 싸웠을 경우 결과를 장담할 수 있을지 어떨지..."
"흐음, 강한 녀석이네..."
"전왕가주 만큼은 아니더라도 철벽같은 내 육체에 제대로 상처를 줄 수 있는 녀석이다. 약할리가 없지."
"헤에, 그러고보니 LC부대도 같이 들어왔다면서?"
"그래."
"그럼 말이야~"

소아라는 잠시 입구쪽을 바라보더니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사냥을 시작해 볼까~"
"흡연은 적당히 하도록."
"알아~ 알아~ 나도 흡연은 싫어.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 불씨를 가지고 있어도 의심치 않는건 요거 밖에 없단 말이야!"

잔혹한 그녀의 대사는 어느새 철중의 태클로 인해 만담으로 변해있었다.


"젠장 놓쳤나..."
"현씨!"
"현형!"

거한을 놓친걸 아쉬워 하고 있던 서현은 문득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아까전에도 본 쿠사카리 슈우지와 사카가미 토마의 모습이 보였다. 서현은 두사람을 향해 의아해하며 물었다.

"너희들 왜 여기 있는거야? 탈출한거 아니었어? 요코타씨는!"

서현의 질문에 쿠사카리 슈우지와 사카가미 토마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두사람의 설명을 들은 서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그럼에도 이쪽으로 돌아와버린 두사람에 대해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뭐라 말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기에 그만두었다.

"그보다 그쪽은 누구?"

서현은 처음보는 소년을 가리키며 두사람을 향해 물었다.

"아, 전 해결사팀 아카긴의 대표인 쿠레나이 신쿠로라고 합니다."

명함을 내밀며 자신을 소개하는 쿠레나이 신쿠로. 서현은 그 명함을 받아들며 신쿠로를 바라보았다. 어딜 어떻게 어떤식으로 보아도 미덥지 않을 얼굴이었다. 이런 얼굴을 지닌 녀석에게 누가 의뢰를 맡길까?
서현의 복잡미묘한 표정에 신쿠로는 쓴 웃음을 지었다. 매번 겪는 일이지만 왠지 조금 서글펐다. 자신의 인상이 그렇게나 아닌 걸까...

"보기엔 라면집 점원이나 하면 딱 좋을 것 같은데 말이지."

무심한 서현의 말에 둘도 없는 크리티컬이 신쿠로의 가슴 한복판에 작렬했다.


자신들도 모르게 좌담회를 가지게 된 서현들과는 달리 돌입한 LC부대는 경계를 하며 안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물론 미네시마 유우도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그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자재 일시 반입창고인가?"
"네, 도면에 있는 그대로입니다."

부하의 말에 쿠노키는 다테에게 예정대로 진행중이라고 보고했다. 그리고 그 직후 미네시마 유우는 보이지 않는 눈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왔다."
"응?"

쿠노키의 반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반입창고의 천장이 일부 열리며 천장으로 부터 뭔가가 떨어져 내렸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람이었다. 설령 과장된 마스크에 컴벳슈츠, 손에는 어설트 라이플을 든채 20m를 뛰어 내린 녀석들일 지라도.
LC부대 한가운데로 난입한 그들은 재빨리 LC부대원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LC부대원들도 재빨리 대응사격을 행했다. 보통이라면 테러리스트들이 벌집이 되었어야 하나 어째서인지 테러리스트들은 멀쩡한 대신에 LC부대원들이 하나 둘 씩 총탄에 맞아 쓰러지고 있었다. 엄폐물 뒤로 숨으란 명령을 내린 쿠노키는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불만을 터트리며 외쳤다.

"왜 멀쩡한거지?!"
"젝트사의 A9 범용 특수 장갑이다. 총탄은 가볍게 막아내고 각부 관절에 있는 충격방지 기어로 충격을 흡수하지. 예정대로라면 반년 뒤에나 완성되었을텐데... 시제품이라도 유출된건가?"

무표정하게 말하는 미네시마 유우. 쿠노키는 그녀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한 대원을 향해 외쳤다.

"오바 그것을!"
"라저!"

오바라 불린 LC대원은 어께에 매고있던 케이스를 내려 놓은 후 케이스 안에 있던 총기를 조립했다. 그리고 잠시 후, 완성된 소총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렛 82A 전차장갑도 뚫는다는 괴물 소총이 그의 손에 들렸다.

"먹어라!"

철갑탄을 장전한 오바는 그대로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발포했다. 포격과도 같은 총성과 함께 상당한 반동이 느껴졌으나 유능한 LC대원 오바는 그 반동에 아랑곳 하지 않고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발포했다.

퍽-

요란한 굉음과 함께 적병 하나가 벽에 처박혔다. 상반신에는 상당한 크기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별로 인도적이진 못하군."

무심하지만 사실만을 말하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채 오바는 자신들을 공격한 녀석들에게 사격을 계속했다. 한 녀석은 머리가 날아갔고, 한 녀석은 상반신 일부가 날아갔다. 그리고 다른 한 녀석은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 되어버렸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남은 상황...

"오바 멈춰, 저녀석에게 정보를 좀 얻어 내야지."
"넵!"

LC부대가 태세를 정비하는 동안 쿠노키는 부하들의 보고를 들으며 피해점검에 들어갔다. 쿠노키는 초장부터 입은 엄청난 피해에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만 쿠노키는 모르고 있었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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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