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히무란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Notice

2015. 2. 22. 23:39 글/오리

"헉... 헉... 완전히 지쳤다."
"염마폭이 나왔을때는 철렁했다고. 가짜라서 살았지만..."

일련과 철현은 아까 싸운 암살자들과의 싸움을 떠올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절정 둘과 일류 여섯명으로 구성된 암살자와의 싸움은 두사람의 진을 빼 놓는데 충분하고도 남았다.
애초에 싸우고자 준비했다면 이정도까지는 아니었겠지만 어찌됐든간에 저만한 습격은 두사람의 심신을 지치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저 인원이 전부라는 사실일까?

"그나저나 기껏잡은 암살자를 죽인 그녀석은 누굴까?"
"글쎄... 지나가던 협사는 아닌듯 하고 아마 이녀석들의 감시자였겠지"

가짜라지만 염마폭이 나오자 여유가 사라진 두사람은 염마폭이 터지기전에 막느라 살을 주고 뼈를 깎아내는 식의 공세로 암살자들 대부분을 죽여버렸다. 물론 그 대가로 강철같은 육신을 지닌 두 사람의 몸은 자신과 암살자의 피로 피칠갑을 하게 됐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피칠갑을 할 정도의 노력의 대가는 염마폭이 가짜라는 것을 안 것과 그 암살자들 뒤에 배후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배후가 뭘 노리고 그들을 자신들에게 보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뭐 어쨌건 우리는 우리 할 일이나 하고 얼른 집에 가자고, 밖에 있다간 계속 귀찮은 일이 생길듯하니..."
"우리가 아니고 내가 할 일이지만. 그것만큼은 동감이다."

철현은 등짐에 넣어둔 고약을 꺼내 상처에 바르고 천을 감은 뒤 바로 일어났다. 일련이 쉬면서 상처를 회복하는 사이 옥석을 찾아애고자 함이었다.

"좀 쉬고 있어, 금방 갔다 올테니."
"알았어, 만약 또 암살자라던가 나오면 불러"

일련은 그렇게 말한 후 그대로 땅바닥에 드러 누웠다. 앉는 중에 소모되는 미량의 체력 소모조차도 아끼면서 회복하려하는 여자답지 않은 일련의 모습을 보면서 철현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흐아암-"

어느새 달이 높게 뜬 깊은 밤 체력을 거진 회복한 일련이 기지개를 켜며 일어났다. 만약 다른 사람이 봤다면 너무 무방비 한게 아니었냐고 타박했겠지만 그간 일련이 마을에서 보여준 것들을 떠올리며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잠에서 깨어난 일련은 자신의 옆에서 불을 지피고있는 철현을 보며 물었다.

"돌은 찾은거야?"
"쓸만한건 다섯개 정도? 나중에 좀 다듬어 봐야 겠지만"

찾은것은 옥과 수정, 그리고 옥 중에서도 최상급품이라 불리는 비취-
솔직히 옥이나 석영만 찾아도 감지덕지한 상황에서 이러한 최상급품을 하루만에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솔직히 하늘의 가호랄까 농간이라는 생각조차 들 정도였다.

"일단은 좀더 자둬, 내일은 계속 달려야하니"
"이번엔 니가 자라, 나는 푹 자서 괜찮아"
"그래? 그럼 좀 자도록하지"

일련의 말에 철현은 불 옆에 누우며 잠을 청했다. 말은 안했지만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 철현은 눕자마자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일련은 그런 철현의 옆에 앉아 마른 나뭇가지를 불속에 던졌다.



다음날, 군림성

꽃을 다듬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여인은 입구쪽에서 조심스럽게 열리는 문소리에 다소곳하게 돌아보았다. 고개를 돌려 문을 보자 그곳에 서 있는 것은 다른 시녀들 보다 화려한 궁장을 한, 예체(안경)을 쓴 시비였다.

"어라, 당신께서 이곳에는 어쩐 일이지요?"

조심스런 여인의 태도, 군림성 안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을 아래로 볼 수 있는 여인이었지만 눈앞에 예체를 쓴 시비는 그 대부분에서 벗어나있는 존재였다. 아니 되려 여인이 조심해야만 하는 부류의 존재였다.

"아가씨가 문의 하셨던 것을 제가 대신 답하러 왔습니다."
"시녀장께서 직접요?"

여인은 시녀장의 말에 깜짝놀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시녀장이라지만 지나치게 조심스런 그녀의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의아해 할지도 몰랐으나 무림을 자세히 아는 사람이라면 그러한 여인의 태도를 당연히 여길게 분명했다.

"오늘은 시녀장으로서가 아닌 이번 협상의 책임자인 삼 봉공으로서 온겁니다."

군림성의 시녀장이자 제 삼봉공 백지신산百紙神算 황천화, 무력으로도 지휘로도 감히 여인이 범접 할 수 없는 존재였다.
군림성에서도 몇 되지 않는 대전기의 마지막, 지옥같은 대회전때 살아남은 강자이며 방어에 한정하면 여인의 할아버지인 군림공 능천악에 맞먹는 현 무림에 20명이 넘지 않는 초절정 고수-
그런 상대에게 조심스러워 하는것은 어떤의미로는 당연한 일이었다.

"삼봉공이 이번 회담의 책임자라니... 놀랍군요."
"그 마을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곳이니까요"
"그런 작은 마을에 뭐가 있기에 삼봉공께서 나서시는거죠?"
"그러는 아가씨는 왜 이번 회담에 끼려고 하셨습니까? 3년만에 열리는 후지기수들간의 회합을 재끼고 말이죠"
"시덥지 않은 후지기수 회합보다는 실적을 올리고 싶어서 일까요? 솔직히 저랑 격에 맞는 후지기수는 기껏해야 무당의 태극도와 소림의 금강동인, 그리고 남궁의 창천검 정도인데 이번회합에는 전원 참석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요."

여인의 말에 천화는 가당치 않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고작 절정의 경지에 입문한 분이 격을 논하다니 좀 우스운 이야기군요."
"제 말이 그리 우스운가요?"
"네, 우습습니다. 무척이나"
"24살에 절정에 도달했다면 격을 논해도 될 정도라 생각하는데 봉공께서는 생각이 틀린가 보네요."
"제가 우습다 말하는건 그게 아닙니다. 확실히 20대에 절정의 경지에 도달한 아가씨라면 격을 논할 자격이 되겠죠. 적어도 후지기수 안에서는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갑작스럽게 천화의 옷이 펄럭이며 막대한 기운이 폭사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 여인의 방 구석에있는 서랍이 열리며 무수한 백지가 한장한장 펄럭이며 날아올랐다.
내공으로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이들이 얻을 수 있는 권능 중 하나인 어병- 그리고 기무의 극한이라 할 수 있는, 자신의 기로 영역을 장악하는 기권 그 두가지가 동시에 펼쳐지며 여인을 압박하고 있었다.
어병의 권능으로 첨예한 칼날과도 모습으로 변해있는 종이와 방안이 일그러져 보일 정도로의 압력을 발하고 있는 기권.
어느것 하나 이제 막 절정에 도달한 여인이 저항하기에는 아득히 높은 경지의 기술이었다.

"크읏....!"
"거짓말을 한때는 상대를 봐가면서 하시는게 좋습니다. 성주님을 모시고 유령사를 관리하는게 누구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

군림성의 암부인 유령사, 그런 유령사를 만들고 관리하고 있는것이 바로 황천화였다. 물론 그녀 자신은 밀정의 기술과 거리가 멀었기에 다른 이를 내새워 가르쳤지만 관리만큼은 그녀가 직접했다. 그런만큼 유령사의 움직임을 놓칠리가 만무했다.

"성주님께서 말씀하셨을겁니다. '그 대장장이의 제자'는 건들지 말라고-"
"하... 하지만, 그만한 실력을 지닌 대장장이의 제자가 다른 세력에라도 들어간다면..."
"그래서, 당신의 할아버님이자 현 천하제일인인 성주님의 선언을 무시하는겁니까? 그분의 말이 그렇게 가볍게 여겨지십니까?"

여인이 뭐라 말하기 무섭게 기권의 압력이 한층 더 강해졌다. 어느샌가 주저앉은 여인, 조금이라도 버티는 힘이 모자랐다가는 그대로 머리를 땅에 박을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그렇게 가까스로 버티던 여인은 갑작스럽게 사라지는 기권에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일어섰다.

"훈계는 이쯤 하도록하죠. 성주님의 전언입니다.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그를 가지고 싶으면 할일 다 한 후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성의를 다해 모셔오라고. 무력 사용은 불허합니다. 그리고 후지기수 회합은 가진다음 오셔야 할테니 2차나 3차에 오시면 되겠군요."
"허억... 허억..."
"이 자리에 있는 분으로서 계략을 꾸미는건 좋습니다만 거짓말은 사람 좀 보고 하시길. 그럼 회담 준비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몸을 돌려 나가는 황천화,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여인은 일류때는 알지 못했던 절정과 초절정의 차이를 확연히 깨달았다.
여인의 이름은 능초연, 군림성의 공녀이자 소성주 후보였다.

' > 오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무련기 - 0  (0) 2015.07.19
환무경천기 - 5  (0) 2015.02.25
환무경천기 - 3  (0) 2015.02.12
환무경천기 - 2  (0) 2015.02.05
환무경천기 - 1  (0) 2015.01.18
posted by 히무란
2015. 2. 12. 12:21 글/오리

"귀찮게 됐군."

철현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채찍을 든 이가 자신과 일련의 중간에 서자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싸움은 자신이 쓰러지기 전에 일련이 적을 모두 쓰러뜨려야 이기는 상황-
물론 나름대로 강하다고 자부하는 일련인 만큼 일반적으로 일류라 불리는 하나 둘 정도는 감당 가능하나 저기에 또 한명이 끼어 견제한다면 아무리 철현이라 하더라도 일련이 저 둘을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렇더라도 해야겠지...."

자신이 못버티면 자신만 죽는게 아니라 양쪽다 죽을 상황이었다. 순망치한 일련탁생, 그 두 말이 지금만큼 잘 어울릴만한 상황도 잘 없으리라

"와라!"

상대가 양의진을 형성한 상황에서 공격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어릴적 사부에게서 배운바에 의하면 양의진은 수세의 진,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때 제일 유기적으로 움직이므로 일격에 한쪽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선공은 하책이라고 했다.
그런의미에서 노려야 하는 것은 후의 선, 상대를 도발해 양의진이 유기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대쪽에서 공세를 하도록 유도해야만 했다.

"귀찮군... 그녀석의 말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동감이다. 천천히라면 모를까 단시간에 잡거나 처리하는건 힘들겠군."

두명의 일류는 자신들을 도발하는 철현을 보며 감탄과 함께 침음성을 흘렸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또한 강해지는 방법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무공이 가장 인기가 있는 이유는 내공이란 힘으로 가장 가시적으로 강해질 수 있기 때문-
물론 외공으로 초절정에 준하는 경지에 도달하거나 이름 날린 고수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저 나이에 일류에 준하는 기술과 튼튼한 육신을 지닌이는 소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아까웠다. 저만한 실력의 인재가 고작 아인과 함께 싸우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제안 하나 하지-"
"제안?"
"저 아인년을 포기하고 순순히 우릴따라 오면 사지 무사히 자네를 풀어주겠네"

그에게 있어선 자비로운 제안, 하지만 철현에게 있어서는 모욕이나 다름 없었다.

"만약 당신더러 천금을 줄테니 동료를 배신하라고 말하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말을 한 이를 패죽이겠지"
"지금 내 심정이 딱 그겁니다. 뭐? 살려줄테니 친구를 배신하라고? 지금까지는 일련이가 올때까지 버틸 생각이었지만 방금 그 말로 생각이 완전 바뀌었어..."

방금까지 거칠었던 기세가 날카롭게 변했다. 아까까지의 철현의 기세가 불과도 같았다면 지금 철현이 발하는 기세는 마치 얼음과도 같은, 마치 살이 에일듯한 살기

"그딴말을 하지 못하도록 밟아주마"
"어리석구만... 고작 아인따위를 위해서"

제안이 결렬되자 두사람은 각자의 무기에 경을 발하며 기세를 한층 끌어올렸다.

"귀전류 투술 철추대낙하!"

허공에 떠 고속으로 회전하던 일련의 몸에서 일순 두 다리가 쭉 뻗어지더니 창을 든이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회전력과 몸무게를 이용한 무시무시한 일격이었지만 창을 든 이는 가까스로 창대로 막아내며 쌓인 탄력을 이용해 일련을 날려버렸다.

"큿!"

재빨리 자세를 고치며 몸을 비트는 일련, 그녀가 몸을 뒤틀기 무섭게 한자루의 도가 그녀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슬아슬하게 도를 피한 일련은 몸을 뒤틀때 생긴 회전력으로 도객에게 몸을 부딪힌 후. 여남은 회전력을 이용해 상대의 몸을 타올라 얼굴을 노리고 발꿈치찍기를 날렸다.
기술이 아닌 순수한 임기응변, 힘이 크게 들어가지 않은 일격이었지만 예상외의 공격이었던 탓에 도객쪽은 상당한 타격을 입은듯 비틀거렸다.
본의 아니게 균형을 잃고 땅바닥을 구른 일련이었지만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그대로 굴러 상대의 다리를 잡아 부러뜨리려했다.

쐐액-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 구르던 중 팔로 강하게 땅을 밀쳐 몸을 날리는 일련. 아까까지 일련의 구르고 있던 땅은 땅을 친 채찍의 경력에 의해서 땅이 터져나갔다. 단순히 땅을 뒤엎은것이 아닌 안에서 부터 뭔가가 폭발한 듯한 형상을 보며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채찍으로 폭경이라고...!"

폭경은 경력중에서도 가장 섬세한 경, 조금만 흐트러져도 중간에 유폭하는 그러한 경을 채찍으로 사용하는이를 보며 일련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한쪽에 집중할 경우 여지없이 날아오는 채찍-
차라리 세명다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으면 다른 둘의 공격을 무시하고 채찍부터 패면 되지만 하필이면 자신과 철현의 중간위치-
다른 녀석을 우선시 하면 채찍에게 방해당하고 채찍을 우선시하면 위치 관계상 채찍을 제외한 네명에게 포위당해 몰릴 상황이었다.

"정말 곤란하네...."

채찍의 달인이 정 중앙,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거슬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 인간을 공략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갈등하고 있는 찰나-

"일련!"
콰각-

갑작스럽게 울려퍼지는 외침, 일련과 암살자들의 시선은 일순간 철현에게 모였다. 그들이 본 것은 한쪽 발을 땅에 박고 있는 그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일련은 철현의 외침의 의미를 깨닫고 곧장 몸을 날렸다.
찰나의 차이-
뒤늦게 일련의 움직임을 깨달은 두 사람도 다급히 몸을 날렸으나 그 찰나의 차이가 승패를 가렸다.

"폭축퇴 응용 바닥 뒤집기!!"

박혀있던 다리가 차올려지며 나뭇잎이야 흙이야 돌이 비산했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바닥뒤집기라 할 수 없었지만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파편세례에 신경이 쏠린 채찍은 자신의 뒤로 달려오는 일련의 기척을 놓쳤다.

"귀전류 투술 유성"

맹렬한 속도로 땅을 박찬 일련은 반바퀴를 돌아 그 관성을 이용해 몸을 비틀며 채찍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파편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황급히 뒤를 돌아보던 채찍은 그녀의 발차기를 정면으로 받으며 날려졌다.

반나절 후 모처

푸드덕 거리는 날개짓과 함께 여인의 손에 내려앉는 매, 사냥용 매가 아닌 발에 전서통이 달린 전서응이었다.
팔에 올라탄 매의 전서통에서 전서를 꺼낸 여인은 전서의 내용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절정에 일류가 열한명 정도 모였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역으로 당할줄이야"

가벼운 경장이었지만 거기에 사용된 면이야 비단은 하나같이 최고급품, 그것만으로도 여인의 신분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넘긴 염마폭이 가짜인게 다행일까나... 그녀를 너무 가볍게 본건지 아니면 그녀석들이 실력이 없었던건지 모르겠네. 그것도 아니면..."

여인은 읽고있던 전서를 등불에 갖다 대었다. 기름이 먹은 종이는 순식간에 불이 붙어 재로 사라졌다.

"제 3자의 개입이라던가... 는 아니겠지 그랬으면 유령사의 안목에 걸렸을테고, 결국 그 마을의. 그 여자의 자식의 저력을 너무 가볍게 본듯 하네."

전서를 태운 여인은 손을 위로 흔들어 매를 날려보냈다.

"할아버지의 검 팔황을 만든 대장장이의 제자... 할아버지는 약속을 이행했다며 찾지 말라고 했지만 그만한 검을 만든 이의 제자니 그냥 둘 수 없죠."

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한명의 시녀가 들어왔다. 여인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채 창밖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께 말씀 전해주세요. 이번에 새로 생기는 군림성 지부 협상건으로 제가 참가해도 되냐고"
"알겠습니다."

시녀가 조용히 인사를 하고 나가자 여인은 부채를 펼치며 다음 전서응이 오기를 기다렸다.



TistoryM에서 작성됨

' > 오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무경천기 - 5  (0) 2015.02.25
환무경천기 - 4 -  (0) 2015.02.22
환무경천기 - 2  (0) 2015.02.05
환무경천기 - 1  (0) 2015.01.18
환무경천기 - 서장  (0) 2014.12.13
posted by 히무란
2015. 2. 5. 19:25 글/오리

"갑자기 뭐 하는거야?"

일련은 갑작스럽게 허공을 향해 코를 벌렁이는 철현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돌을 두드리며 부수고 있는 모습도 기묘했지만 갑작스럽게 허공에대고 냄새를 맡는 모습은 솔직히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쇠 냄새가 나"
"쇠 냄새? 그거 네가 가져온거 냄새 아냐?"
"아니, 내가 가져온 것이 아닌 쇠와 기름의 냄새가 난다는 거야, 그것도 원석이 아닌 제련된 쇠의 냄새가"

출현의 시선은 어느새 쇠냄새가 나는 산 아래쪽 방향을 향했다. 무척이나 희미한 냄새라 방향을 특정할 수는 없었지만 아래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은 확신 할 수 있었다.

"산에 오르자 일련아-"
"뭐?"

어느샌가 짐을 챙기고 등에 맨 철현, 그런 철현을 보며 의아해하는 일련- 그런 일련을 향해 철현이 말했다.

"내공을 끌어올려서 청력을 최대한 올려봐, 쇠냄새가 가까워지고 있는걸 보면 누군가가 올라오고 있어-"

철현의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내력을 끌어올려 청각을 활성화 시켰다. 그리고 일련의 귀에 들려오는 수풀을 가르는 소리- 그것은 짐승이나 바람의 소리와는 명백히 다른 소리였다. 더구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 온다는 것은 철현의 말대로 누군가가 오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

"들리는 소리로 봐선 최소한도로 열댓명인가..."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그정도나 되는 수가 올라온다는건 좋은 일은 아닌듯 하니까 말이야. 일단 위로 올라가서 상황을 살피자고"

철현은 그리 말하며 땅을 박찼다. 내공이 없는 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몸놀림, 그 몸놀림에 놀라면서도 일련은 마찬가지로 땅을 박차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움직이고 얼마 후, 아래서 올라오던 이들은 숨기는걸 그만뒀는지 "쏴쏴쏴"하고 수풀을 가르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걔중에 일부는 나뭇가지나 풀을 밟고 나무 위쪽까지 도약해 날아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명백한 경공의 술-
검기와 더불어 절정의 고수만이 사용가능한 비기-
경공의 술로 숲위로 올라온 그들은 산위로 오르고 있는 두명의 남녀를 보기 무섭게 외쳤다.

"목표를 발견, 선행한다!"

마치 새가 하늘을 날듯 체공하던 그들은, 정확히는 그들 중 일부는 이내 매와 같이 재빠르게 활강하며 남녀를 향해 마치 벌과 같이 칼을 휘둘렀다.
등을 돌린 상대에 대한 재빠른 일격-
필살을 선언해도 될만큼 날카로운 일격에 방심을 한 순간 가장 앞서있던 복면인의 얼굴에 짱돌이 박혀있었다.
절정고수의 반사신경으로도 미처 반응하지 못한 급작스런 공격- 물론 얼굴이 망가져도 공격은 계속 가능하나 그 뒤에 이어진 공격이 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투쾅-

일련의 팔꿈치는 날카롭게 휘둘러져 맨 앞의 암살자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그 직후 이어진 돌려차기로 그 몸을 날려 다른 암살자들의 진로를 막았다.
예상밖의 상황, 선행한 암살자들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동료의 시체를 검기로 베어갈라 비산하는 육편과 피를 연막삼아 철현과 일련의 눈을 가리고 두명은 시체를 밟고 뛰어올라 위를, 한명은 낙지술을 이용해 재빨리 땅에 착지한 후 아래를 노려 공격했다.

"일련- 위!"
"알고 있어!"

위에서 떨어져내리는 둘을 보며 재빨리 몸을 회전시키는 일련은 차올리는 철현의 발을 발판 삼아 뛰어올랐다.

"귀전무 투술 구풍"

회전력에 완력을 더해 첫 주먹을 채찍처럼 휘둘러 상대의 칼을 부수고 두번째 주먹을 내질러 몸을 꿰뚫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회전력을 쥐어짠 발차기로 살아있는 암살자의 몸을 양단-
쏟아져내리는 핏물에 내심 경악하면서도 땅에서 오던 암살자는 일련을 차올리느라 빈틈 투성이인 어깨를 향해 칼을 내질렀다.
하지만 암살자는 몰랐다 철현이 지지축으로 하고 있는 왼발 밑의 바위에 금이 가 있는 것을-
그리고 그 금이 의미하는것이 무엇인지를-

"타핫!"

일련을 차올리고 아직 떨어지지 않은 발이 호를 그리며 암살자를 향해 떨어졌다. 놀라운 발재간이지만 힘도 채 들어가지 않은 내려찍기에 당할 무림인은 아무도 없다고 내심 비웃던 찰나, 철현의 발이 암살자의 어깨를 찍었다.
발끝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시무시한 중량, 힘!
철현의 발 뒷꿈치는 천근의 무게로 암살자의 어깨를 부수고 그대로 내리눌러 암살자의 몸을 뒤집어 날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지 이해조차 하지 못한채 그저 박살난 어깨의 고통만을 느끼던 암살자는 그 직후 몸은 휘감은 팔에 의해 땅에 내던져졌다.
순식간에 피로 목욕을 하게 된 두사람은 눈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입을 열었다.

"이거 아무래도 널 노린것 같은데."
"응?"
"너한테 공격하던 암살자는 하나같이 필살의 공격이었지만 나한테 공격하던 암살자는 어깨를 노리고 있었다고. 뭐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나를 잡고 인질로 하자였을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런가... 어쨌든 일단은 피하자고, 후속이 있으니-"

최대한 피를 털고 산길을 달리기 시작하는 두사람, 두사람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뒤늦게 따라오던 암살자들은 선행한 이들의 시체를 보며 격분했다.

"아인년이!"
"우리 동포를...!"
"....."
"왜 그래?"

암살자들 중 한명이 아무말 없이 사인을 살피던 동료를 향해 물었다. 말없이 사인을 살피던 그는 침음성을 흘리듯 입을 열어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상대는 그 아인년만이 아닌듯하다."
"왜? 남자쪽은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고...."
"이 족적을 봐라"

그가 가리킨 것은 바위에 새겨진 족적, 진각이 아닌 마치 땅을 강하게 움켜쥔듯한 족적이었다.

"이 족적은 대체?"
"내 안목이 틀리지 않다면 저건 분명 천근추다."
"뭐?"
"천근추다, 세간에서 사용하는 방식과는 틀리지만"

그 말을 하는 암살자의 복면아래의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있었다.

"응? 조금 늦는데?"

산속을 질주하는 일련은 왠지 추격에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철현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발을 멈췄다.

"그러게..."

달리면서 몰래 철질려를 뿌리거나 강사를 쳐서 상대의 부상을 유도했으나 어째서인지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흠, 왜일까나..."
"그냥 여기서 싸워버릴까?"

아까의 산 초입처럼 나무가 울창하거나 중간지대 처럼 너무 휑한게 아닌 드문드문 나무가 있으며 여기저기 큰 바위가 있는 장소-
확실히 이런 장소는 싸우기에 괜찮은 곳이었다.
사실 철현으로서는 좀더 숲이 우거진 곳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앞서가는 바람에 자객쪽에서 자신들을 놓치면 그것대로 귀찮은 일이었다.

"그러지, 일단은 준비해둘까... 넌 좀 쉬고 있어"
"아니 연약한 남자를 두고 내가 쉴 수야 없지- 네가 쉬..."
"지금부터 난 손님 맞을 준비를 해둬야 하니까 말이지. 방해는 말아줘"

한손에 망치와 강사를 들고, 다른 한손에 도끼를, 입에는 어느새 못을 물고 있는 철현은 도끼로 나무를 패고, 팬 나무에 재빠른 솜씨로 못질을 하며 숲 곳곳에 장애물을 만들었다.
무인들에게 있어서 부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지만 움직임에 방해가 될만한, 시야나 의식의 사각에 있는 장애물-
그것만으로도 상대의 움직임은 꽤나 제약될 것이 뻔했다. 철현이 만들고 있는 장애물을 유심히 살펴보던 일련은 그 장애물이 자신의 기본투로를 방해하지 않는 선으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싸울때는 어쨌든 자신이 알아보기 쉽고 최대한 걸리적거리지 않는다는 점은 무척이나 달가운 일이었다.

"뭔가 잘 아네- 내 투로라던가"
"몇번 봤으니까 말이지"
"흐응-"

조금은 놀려볼만한 소재였지만 싸움을 앞두고 너무 풀어지는것도 문제였기에 넘어갔다.

장애물의 설치가 얼추 끝나고 1각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쉬고있던 두 사람은 저 멀리서 보이는 전신을 백의로 두른 일련의 무리를 보며 전의를 드러냈다.
그 전의에 대한 대답은 살의-
암살자들은 두사람을 시야에 포착하자마자 산개해 두사람을 포위하듯이 달려들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식의 공격은 본래 포위당하지 않게 물러서면서 싸우는게 정석이었으나 철현과 일련 두 사람은 스스로 만들어지고있는 포위망 안으로 뛰어들었다.
일순 당황한 암살자들이었으나 이내 곧바로 포위망을 형성하며 두사람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인원은 총 8명, 각기 도, 검, 권, 편, 비등의 일관성 없는 구성이었으며 유일한 공통점은 일련에 대한 살의-
명확한 수준은 모르나 대충봐도 일류에서 절정은 될만한 이들이었다.

"일련아- 아까 말한대로!"
"응!"

철현이 외치자마자 일련이 뛰어올랐다. 뛰어오른 그녀의 발을향해 발차기를 날리는 철현- 그의 발을 지지하고 있는 땅거죽이 뒤틀리며 맹렬한힘이 다리를타고 그녀의 발바닥에 전해졌다.
그리고 그 힘이 전해진 그 순간 일련의 몸은 요란한 굉음과 함께 마치 대포알 처럼 쏘아져 날아가 달려오던 암살자 한명을 곤죽으로 만들었다.

"뭐?"
"대체 무슨... 컥!"
"이건 대체?! 우왓!"

일련에게 시선이 모인 사이 발을 채 멈추지 못한 암살자들이 몰래쳐둔 강사에 목이 걸리거나 미리 만들어둔 장애물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일이 속출했다. 그 와중에 넘어지지 않은 이가 두명 남짓, 철현과 일련 두 사람은 가까스로 넘어지지 않은 두 사람에게 다가가 기습을 걸었다.

"귀전류 투술 박리!"
"탄유비선격"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의식이 다른 곳에 쏠려 있었던 둘은 반응이 늦어 두 사람의 기습에 채 대응하지 못했다.
일련의 하단차기와 손등치기가 거의 동시에 행해지며 사람을 날려버렸다. 철현의 진각이 땅바닥을 강하게 딛고 어깨를 내밀자 강렬한 충격이 상대에게 엄습했다.
약간 얕은 감이 있지만 두사람의 기습은 성공적이어서 한동안은 움직이지 못할것이 분명했다.
기습을 성공시킨 둘은 다시한번 호흡을 맞춰 넘어진 다른 이들을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둘이 기습을 하는 사이 어느새 일어난 다른 암살자들은 자신의 무기를 고쳐쥐며 태새를 갖췄다.

"이새끼들이...! 더이상 봐주지 않겠다!!"

무기 끝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빛- 절정고수의 상징이자 어기를 행할 수 있다는 상징인 기사였다.
기사를 사용할 수 없는 이들도 행기가 완숙해져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일류무인의 상징이라 할수 있는 경을 발하고 있었다.
만약 계획도 없이 정면으로 마주했다면 아무리 강한 일련이라 할지라도 고전을 면치못하거나 당했을 터였다.

"철현아, 너 괜찮겠어?"

상대는 일류에서 절정-
내기를 지니지 않은 철현이 상대하기에는 그의 실력이 어쨌든 꽤나 까다로운 상대였다.

"둘까지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어, 다행히도 절정고수는 모두 너한테 몰릴테니"
"그건 정말 다행이네"

다른이들이 본다면 강한이가 여자에게 몰리는 상황이 뭐가 다행이냐 외쳤겠지만 일련쪽이 철현보다 강했기에 양자간에 전력의 균형이 맞춰지는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그렇게 둘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일어선 암살자 중 채찍을 든이가 채찍을 휘둘러 두사람을 갈라놓았다.
상당한 경력이 실렸는지 비산하는 먼지와 파편, 잠깐이지만 시야가 가려진 그 순간 나머지 넷이 움직였다.
절정 둘과 일류 둘, 그렇게 나눠진 이들은 각기 일련과 철현을 앞뒤로 둘러싸며 양의진의 태세를 갖추었다.
음과 양으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양의진은 삼재진과 더불어 합공의 기초로서 전 무림에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그만큼 상대를 특정할 수 없는게 문제지만... 어쨌든 일류고수 둘의 양의진과 절정고수 둘의 양의진은 착실하게 두사람을 압박하고 있었다.



TistoryM에서 작성됨

' > 오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환무경천기 - 4 -  (0) 2015.02.22
환무경천기 - 3  (0) 2015.02.12
환무경천기 - 1  (0) 2015.01.18
환무경천기 - 서장  (0) 2014.12.13
星天武俠 스트라이더  (0) 2014.09.10
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