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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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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13. 21:08 글/SS
"오오가미씨, 요네다씨에게서 서류가 왔어요"
"서류?"
제극의 스타 신구지 사쿠라가 건넨 서류를 받은 제극의 오너 오오가미 이치로는 서류를 이래저래 살피며 살짝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요네다씨가 보낸 것은 다름아닌 제국화격단과 이번에 이웃국가인 대한제국에서 신설되는 한양화격단과의 연계에 대한 서류였다.
"한양화격단인가..."
오오가미 이치로는 뭔가 그리운 표정을 지으며 창밖을 보았다. 태정 1923년, 대제국극장 그가 처음 발령받았을때의 봄. 처음 제국화격단과 괴증기, 그리고 광무와 화조의 소녀들을 알게되고 여러가지 위기를 넘기며 탄탄한 인연으로 이 제도를 지켜왔었다.
"감회가 새롭네. 처음만해도 화격단 계획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으니까. 덕분에 신경쓸것도 엄청 많지만."
"제국화격단, 파리화격단, 뉴욕화격단, 베를린 화격단에 이은 다섯번쨰 화격단. 일단 계획은 실행중이지만 솔직히 많이 불안하네요. 대한제국은여러가지 의미로 딱딱한 나라니까요."
세계화의 바람에 의해 개화되어가고 있다지만 옛날부터 유지되어온 유교를 기반으로한 질서탓에 아직 많이 딱딱한 곳이었다. 개화전 일본 만큼이나.
"뭐 어쨌건 화격단은 생겼고 관련 계획도 착착 진행중이니 일단은 곧장 저쪽과 연결해봐야... 응?"
사쿠라와 함께 관련계획을 정리하던 오오가미는 문득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막대한 영력에 고개를 돌렸다.
사쿠라도 그 영력을 느꼈는지 놀란 표정으로 오오가미와 같은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같은시각 뉴욕
"건강히 잘 지내 미호씨"
"한양에 있을 새로운 동료들과도 잘 지내길 빌게"
"그러고보면 아직 얼굴도 못봤었지?"
"전 배속되지 마자 이쪽으로 연수 왔으니까요"
한양화격단에 화조에 가장 처음 배속된 대원 소미호는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본래는 자기 다음으로 배속되는 대원들의 얼굴이라도 보고 뉴욕으로 오려고 했었으나 자신을 뒤쫓던 언니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로 뉴욕으로 왔었다. 결국 언니와의 분쟁으로 수개월의 시간이 지나 앞으로 한달 뒤에야 자신이 함께 싸워나갈 동료들을 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나저나 써니 녀석은 안온거야?"
"써니씨라면 분명히..."
-바이 바이 미호양!
사지타의 의문에 답하려던 플럼은 문득 들려온 목소리에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거기엔 성조기를 흔들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의 모습이 보였다.
"미국의 최종병기를 그딴데 쓰지 말라고!!"
"그보다 나중에 써니씨 징계받지 않을까요..."
"요즘은 아예 체스라던가 게임으로 사용권을 받아내는것 같더라..."
과연 저게 진짜 미국의 최종병기일까 의심스러운 취급이었다... 분명 처음만해도 무척 조심스럽게 탈취했던것으로 기억하지만.
"응?"
"어라?"
"이 느낌은?"
미호를 마중하러 나온 뉴욕 성조 대원들과 미호는 갑작스럽게 느껴진 막대한 영력에 고개를 돌려 바다 건너를 바라보았다. 태양신 투탕카멘을 상대했을때 느낀 무지막지한 영력... 그것이 지금 바다 건너에서 느껴지고 있었다.
"이 방향은 분명히..."
"대한제국..."
대한제국행이 급 불안해진 미호였다.

"자, 이걸로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내 승리군"
"잠깐 납득이 가지 않는다!"
"납득이 가지 않아도 어쩔 수 없어. 승부는 승부라고"
로벨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그리신느 앞에 쌓여있는 칩을 모조리 가져왔다. 에펠탑 사건이후 벌써 3년, 베를린 화격단이 겪은 게슈타포 사변을 함께 처리한게 벌써 1년이 흐른 한가한 날이었다.
"이걸로 내 승리인가?"
"이잇 한판 더다!"
"좋아좋아, 몇번이고 승부해주지"
"그리신느양 승부는 이제 그만하는게..."
"그래 그게좋아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승부니까"
코쿠리코의 말에 그리신느는 인상을 찌푸리며 외쳤다.
"그게 무슨 말이냐?"
"그리신느씨 눈치채지 못했어? 로벨리아씨 아까부터 우리가 늘상쓰던 카드랑 다른카드를 쓰고 있었다고"
"설마..."
"뭔가 조작해둔 카드거나 사기카드겠지?"
"로... 벨.... 리... 아!"
"이런!"
어느샌가 꺼내든 할버드를 보며 로벨리아는 재빨리 테이블에서 몸을 날렸다.
파각-
나무가 박살나는 소리와 함께 두동강이 난 테이블, 그리신느는 바닥에 박힌 할버드를 뽑아 등에 지며 그대로 로벨리아를 향해 달려갔다.
"거기서라!"
"좋아 한판 해보자고"
로벨리아는 팔에 휘감겨있는 쇠사슬을 휘둘러 그리신느의 할버드를 구속했다. 그렇게 두사람이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하자 코쿠리코와 키타오지 하나비는 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에리카씨는 어디에 갔나요?"
"교회에 갔어. 오늘도 사람들 도우러"
"열심이네요"
"에리카만큼 착한 사람은 잘 없을거야."
"그 덜렁거리는 성격만 아니면 수녀가 천직이었을 텐데 말이죠"
"그건 그래"
그렇게 에리카에 대해 말하고 있던 둘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영력에 고개를 돌렸다. 싸우고 있던 두사람도 갑작스럽게 느껴진 막대한 영력에 자신들도 모르게 온몸을 긴장시키며 고개를 돌렸다.
"뭐... 뭐지?"
"이 엄청난 영력은?"
"터무니 없군"
"..."
모두가 느끼는 영력속에서 단 한명, 로벨리아만이 뭔가 다른 것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나도 익숙하고 이질적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옴마니 반메홈"
황금빛으로 빛나는 가사를 걸치고 금빛 안대를 한 중은 황금빛 지팡이를 땅에 강하게 찍으며 불호를 외쳤다. 그리고 그 순간 각기 4방향에서 술진이 생겨나며 4명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동쪽에는 섭선을 든 문사풍을 한 미형의 사내가, 북쪽에는 가죽옷을 걸치고 날카로은 이빨과 손톱을 드러내며 흉흉함을 드러내는 거한이, 남쪽에는 째진눈에 척 보기에도 서역인임을 드러내는 금발을 지닌 사내가, 서쪽에는 허름한 기사갑주를 걸친 검은 머리의 기사가 녹슨 검을 허리에 맨체 서 있었다.
중앙에 서 있던 황금빛 가사를 걸친 승려는 사방에서 모습을 드러낸 네명의 남자를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구나 사천왕들이여"
"오랜만이네 땡중, 드디어 시작인거야?"
"전우치, 주군께 무슨 말버릇이냐."
전우치라 불린 젊은 문사의 말에 허름한 갑주를 걸치고 있던 기사는 인상을 찌푸리며 전우치를 향해 위협하듯이 말했다. 하지만 전우치는 개의치 않고 손에 들고있던 섭선을 펼치며 말했다.
"상관없지 않아? 엄연히 말하자면 우리들 계약직이고"
"전우치!"
기사는 당장에라도 칼을 뽑을 듯 화를 냈으나 도리어 금빛 가사를 걸친 승려가 만류하며 말했다.
"그만 둬라, 사실 말이 뭐가 중요하겠느냐.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목적에 충실하면 되느니라."
"역시 땡중, 내가 그래서 떙중을 마음에 들어한다니까"
조소하는것일까 마음에 들어한 것일까? 알 수 없는 웃음을 흘리는 전우치를 보며 탐탁치 않아 하는 기사였으나 주군이라 할 수 있는 승려의 만류에 어쩔 수 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킁킁, 왜 지금까지 기다려야만 했던거지? 그냥 날려버리면 되는거 아닌가?"
"우리의 목적은 거짓되고 불평등한 세계대신 중생들이 마음편히 살 수 있는 진정한 불국토를 이 세계에 건설하는 것이다. 파괴만으로는 안돼"
"하지만 파괴없이 뭔가가 만들어지는것도 없죠"
"그러나 중생들을 위해선 너무 큰 파괴는 금물이니라."
"마땅한 방법이 있습니까?"
남쪽 방향에 서 있던 금발 남성의 질문에 궁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물론 있느니라. 세상에는 수많은 건국 신화가 있지 하지만 시조 자체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경우는 잘 없느니라. 그리고 이 나라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제의 아들이 건국한 몇 안되는 나라중 하나지"
"그렇게 듣긴 들었습니다만..."
"그런만큼 이 국가에는 아주 특별한 신기가 있지. 천상의 힘을 간직한 삼부인이라는 세가지 신기가, 그리고 하늘과 소통하는 제단이 있다. 그것을 사용한다면 불국토를 만드는게 한층 쉬워지겠지"
"그렇다면..."
"우선은 삼부인과 첨성단을 찾는다. 그것이 최 우선 목표인 것이다."
황금빛 가사를 걸친 승려의 말에 동서남북 네 방위에 서 있던 남자들은 그대로 모습을 감추었다. 사천왕이 모습을 감추자 승려는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불호를 외며 참선에 들어갔다.
이 승려의 이름은 궁예, 1000년전 후 고구려를 세워 미륵을 자칭하던 남자였다.

수주후 한양
개화기가 되었다고는 하나 5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조선... 아니 대한 제국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았다. 아무리 문호가 열린다고 해도 사람의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한 나라라는 것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그것을 알기에 고종 황제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그리고 지금의 가치관에 바람구멍을 내기위해 태화문화원이라는 서양문물 위주의 오락시설을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그 태화문화원의 한 구석에서 요란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내가 왜 잔다르크 역을 맡아야 하는거지?"
찬란한 금발을 지닌 소녀는 자신이 맡은 역을 보며 난감함이전에 분노를 터트리고 있었다. 이번에 태화문화원에서 상영하게 될 공연은 구국의 성녀 잔다르크. 나라를 위해 남장을 하고 전장에 나선 여인의 이야기인 만큼 이쪽에서도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운 이야기기에 이번 연극제에서 상영계획중인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프랑스의 성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 당시 전쟁 상대였던 영국의 입장으로선 갈아버려도 시원치 않을 마녀였다. 그것도 그 역을 맡아야하는 사람이 영국인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었다.
"고집좀 그만 부려 어린애도 아니고"
"이것은 국가와 왕실의 자존심을 건 중대사라고!"
확실히 영국의 기사. 그것도 영국 왕실 관계자라면 이 잔다르크역은 국가와 왕실의 자존심을 건 중대사가 맞았다. 하지만...
"여기는 조선이야. 그리고 너는 한양화격단의 멤버고"
"하지만 쟌다르크 만큼은..."
"생각해봐, 만약 네가 프랑스 사람보다도 완벽하게 쟌다르크를 연기하면 프랑스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할 수 있지 않겠어? 게다가 네가 그걸 연기한다는 것은 영국왕실의 관대함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음..."
"아, 그리고 이번건 받아들이면 최근 생긴 레스토랑의 초대권을..."
"받아들이지!"
눈을 반짝이며 어느새 초대권을 강탈한 소녀를 보며 청년은 쓴 웃음을 흘렸다. 그런 청년의 웃음을 본건지 소녀는 화를 내며 청년을 향해 외쳤다.
"잠깐! 그 웃음의 의미는 뭐야!"
"아무것도..."
"얌마!"
왕실출신치고는 걸걸한 소녀의 외침에 청년은 재빨리 방에서 도망쳐나왔다. 어째어째 쟌다르크역을 소녀에게 넘긴 청년은 한숨을 내쉬며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가씨가 결국 받아들이셨나보군요"
"플로라 부사..."
"메이드장 입니다. 이한씨"
화사한 미소를 짓는 메이드장을 보며 이한은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 저렇게 온화한 미소를 짓고있는 메이드장이지만 실제로는 현직 한양화격단 부사령관의 직책을 가지고 있는 여성. 얕볼래야 얕볼 수도 없는 상대였다.
"어떻게든요. 영국왕실의 관대함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라고 말하니..."
"거기에 흔들리고 또 먹을것에 넘어갔겠군요."
역시 속일래야 속일 수 없는 사람이다.
"뭐... 그건 일단 사례로..."
"이번에는 넘어가도록 하죠. 쟌다르크 공연은 중요하니."
"그러고보면 플로라씨는 쟌다르크를 안 싫어하십니까?"
"영국인으로선 싫어합니다만. 여성으로선 존경합니다.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세간의 시선에도 굴하지 않고 주저없이 나선 여성이니까요"
플로라는 그렇게 말한후 메이드 교육과 무대 준비를 위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아마도 쟌다르크 연극 후 세리아가 무척이나 위험할듯하지만 신경끄기로 결심했다. 앞으로 한달 뒤에나 있을 이야기니...
"밖에서 총을 손질하는건 어떤가 싶은데... 하연씨"
플로라를 보내고 다른곳으로 향하던 이한은 창가에 걸터앉아 플로라를 통해 공수받은 최신형 라이플 리-엔필드mk-3를 손질하고 있는 소녀를 향해 투덜거리며 말했다.
분명 대한제국사람임을 증명하는 복색에 짙은 검은 머리를 지닌 소녀였지만 눈동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푸르고 뭔가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소녀는 이한의 말에 귀찮다는 듯이 대꾸했다.
"상관없어, 연극 소품이라하면 대부분 넘어가니까"
"너 정말..."
"언니~"
"큭!"
복도 너머에서 들려오는 언니라는 소리에 재빨리 총과 손질 도구를 챙기며 도망치는 소녀, 그런 소녀를 보며 이한은 복도 끝에서 부터 달려오고 있는 소녀를 멈추게 하며 물었다.
"무슨일이야 하멜양"
"언니에게 입힐 드레스가 완성되서... 언니!!"
양손에 두개의 드레스를 든채 재빨리 아까 도망간 소녀를 쫓아가는 갈색머리의 주근깨를 지닌 소녀. 친척이자 친척이 아니고 가족이자 가족이 아닌 자매. 몇문장으로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복잡한 사연을 지닌 두사람이었다.
"대장씨~"
"우왓!"
갑작스럽게 귓가에 직접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이한, 놀란 이한은 뒤로 물러서며 자신의 귓가에 속삭인 메이드를 향해 외쳤다.
"노... 놀랐잖습니까 아영씨"
"우후훗, 간만에 장난좀 쳐봤어요."
산속에서 살다가 도회지로 내려와 세상물정 모르던 신아영. 지금에 이르러선 이한을 놀릴 정도로 많이 적응해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화격단 멤버도, 보조멤버도 아닌 그녀가 대장씨라고 부르는게 이상하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도 대장씨라고 해대니 그냥 그렇게 부르는갑다라고 생각하는 이한이었다.
"대장씨, 이리스씨가 찾던데요?"
"이리스가? 무슨 일이래."
"그것까진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전했어요"
그렇게 말하며 소리도 없이 사라지는 아영을 보며 문득 아영이 한양에 오기 전에 어떠한 일을 했을지 궁금해지는 이한이었다.

"대장, 왔어?"
"무슨 일로 찾은거야?"
기름때가 가득한 복장으로 이한을 맞이하는 이리스는 얼굴의 기름때를 수건으로 닦으며 벽에 있는 레버 중 하나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열리는 벽면의 하강기. 저걸 열었다는 것은 비밀기지쪽 일이란 말이었다. 이리스와 함께 하강기를 올라타자 이리스는 팔을 걷어 붙이며 용건을 말했다.
"대장, 성무랑 강무 말인데 영력기관 출력을 좀더 올리려고 하니 잘 안되서 말이야."
"지난번엔 순조롭다고 말하지 않았어?"
"영력 기관 자체를 개량하는데는 성공했는데 말이야 아무래도 개개인의 영력에 맞추려고 하니 잘 안되더라고. 강무쪽은 온전히 내가 만든 녀석이라 어떻게든 개량이 가능했지만 성무쪽은 아직..."
"그래?"
이리스의 말에 이한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적이 본격적으로 나서고있는 지금 기체의 강화는 필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기체의 출력 강화가 지지부진해선...
"곤란한걸..."
"일단 도와주지 않겠어? 데이터상으론 잘 안맞더라도 실제로 해보면 어떻게든 될것 같아서 말이야.
"그래? 그럼 얼마든지 도와야지"
자신의 성무를 찾아 올라탄 이한은 힘을 개방하며 성무를 기동시켰다. 이한이 성무를 기동시키자 이리스는 증기연산기에 표시되는 여러가지 수치를 보며 세밀하게 조정해 나가기 시작했다.
뉴욕화격단에서 제공받은 스타를 독자적으로 개량한 성무(星武), 그리고 이리스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강무(鋼武). 이 두종류의 영자갑주로 싸우고 있는 한양화격단이었지만 영자갑주의 종류가 두종류, 그것도 완전 상이한 설계사상을 지닌 지라 손을 보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가끔은 나도 헷갈린다니까."
"조정은 어때?"
"데이터만으로 할때보단 잘되고 있어."
정신없이 손을 놀리는 이리스, 마치 연주와도 같은 손놀림으로 전산기를 두들기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피아노 연주자같았다. 한 십분가량 연주자를 연상시키는 행위를 한 이리스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정도 데이터면 충분히 개개인의 영력에 맞춰 성무를 개량할 수 있을 것 같아. 도움 고마워"
"뭐 이것도 대장의 일이다.라는거겠지"
"대장, 그럼 돕는김에 다른 기체 개량도 좀 도와주겠어?"
"그러지"
한양화격단의 대장으로서 전력의 강화는 중요했기에 이한은 이리스의 요청에 응했다.

"세리아, 좀더 크게"
"큭... 받아들이겠다고는 했지만 역시 괴롭군."
쟌다르크 연극 준비를 하던 세리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얼떨결에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역시 영국인으로서 영국 최대의 적이자 프랑스에서 성녀로 불리는 쟌다르크를 연기하기에는 여러가지로 괴로웠다. 무엇보다도 프랑스 만세를 외쳐야한다는 점에서 말이다.
"굴욕이다. 이건 큰 굴욕이야..."
"자자, 그쯤 자괴하고. 어차피 지금 와선 바꿀 수도 없으니까. 이리스 저쪽 무대 좀 손봐줄 수 있겠어? 역은 괜찮은것 같으니까."
"알았어."
"그다음은..."
삐익- 삐익-
갑작스럽게 울려퍼지는 요란한 소리 그 소리에 그 자리에 있던 화격단 멤버 모두는 연습을 멈추고 무대 뒤편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숨겨진 비밀 통로를 통해 지하기지 출입구쪽으로 들어온 화격단의 멤버들은 각자 자신의 얼굴이 찍힌 사진 뒤에 있는 문을 통해서 내려 갔다.
내려가는 도중 전투복으로 갈아입은 대원들은 빠져나오기 무섭게 사령관에게 경례를 했다.
이 태화문화원의 총지배인이자 전 대한제국 육군 중장 이문은 대원들에게 앉으라는 손짓을 한 후 입을 열었다,
"지금 강화도부근에 수상한 선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배는 강력한 요기를 두른채 강화도 산성을 초토화시키고 한강을 타고 한양을 향해 올라오고 있는 중이다."
"요기를 두른 선박?"
"서양식 범선이다. 지금 시대에는 잘 안쓰이는 말이지..."
"잠깐 강화도에 있는 대포는 우리 독일에서 제공한 88mm자주포였던게? 지금은 완전구형인 물건이지만 그 포라면 범선같은건 단번에 날려버릴 수 있잖아"
이리스의 말에 이문은 강화도 기지쪽에서 보낸 사진을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강화도 산성에 있던 88mm자주포는 쏴보기도 전에 적이 초장거리에서 쏜 포우에 산성 자체가 괴멸했다. 추정 사거리는 약 5km.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함포의 최대사거리인 3km의 약 1.7배 가량의 사거리란 거다,"
"
"게다가 그 연사력을 생각하면..."
"그배 하나로 탄막을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야겠지"
물론 실제 대공포 탄막에 비하면 밀도가 현저히 낮겠지만 한발 한발이 산성을 부술 정도의 위력. 성무라면 2발, 강무라도 4~5발이면 충분히 위험할 정도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비행중인 성무라면 한발만으로도 끝장날정도의 위력은 충분히 갖췄다고 봐야했다.
"저런 탄막을 뚫고 공격하자면... 방법은 두가지인가?"
"세리아와 하연이 최대의 공격력으로 단번에 박살내거나. 아니면 강무로 견제하면서 성무로 파고들어 대포를 파괴한 후 배를 파괴한다. 이 둘중 하나가 되겠지"
이한의 말에 하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나는 둘째치더라도 세리아는 명백히 사거리 부족이야. 세리아의 최대 사거리는 아무리 잡아도 1~2km. 준비시간을 생각하면 포우에 당할 가능성이 높아"
"그럼 역시 두번째 안인가..."
"보통이라면 매복으로 대응하는게 정석이지만서도. 상대의 탐지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이상 매복은 위험하다. 그런고로 무장비행선 질풍노도와 폭주열차 굉천호로 5km아슬아슬 한 범위까지 접근, 지상과 공중의 동시대응으로 간다!"
"""옙!""""
"한양 화격단 출격!!"
총사령관 이문의 외침과함께 한양화격단 멤버들이 앉고 있던 의자는 엄청난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