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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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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5. 19:25 글/오리

"갑자기 뭐 하는거야?"

일련은 갑작스럽게 허공을 향해 코를 벌렁이는 철현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돌을 두드리며 부수고 있는 모습도 기묘했지만 갑작스럽게 허공에대고 냄새를 맡는 모습은 솔직히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쇠 냄새가 나"
"쇠 냄새? 그거 네가 가져온거 냄새 아냐?"
"아니, 내가 가져온 것이 아닌 쇠와 기름의 냄새가 난다는 거야, 그것도 원석이 아닌 제련된 쇠의 냄새가"

출현의 시선은 어느새 쇠냄새가 나는 산 아래쪽 방향을 향했다. 무척이나 희미한 냄새라 방향을 특정할 수는 없었지만 아래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은 확신 할 수 있었다.

"산에 오르자 일련아-"
"뭐?"

어느샌가 짐을 챙기고 등에 맨 철현, 그런 철현을 보며 의아해하는 일련- 그런 일련을 향해 철현이 말했다.

"내공을 끌어올려서 청력을 최대한 올려봐, 쇠냄새가 가까워지고 있는걸 보면 누군가가 올라오고 있어-"

철현의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내력을 끌어올려 청각을 활성화 시켰다. 그리고 일련의 귀에 들려오는 수풀을 가르는 소리- 그것은 짐승이나 바람의 소리와는 명백히 다른 소리였다. 더구나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들려 온다는 것은 철현의 말대로 누군가가 오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

"들리는 소리로 봐선 최소한도로 열댓명인가..."
"목적은 알 수 없지만 그정도나 되는 수가 올라온다는건 좋은 일은 아닌듯 하니까 말이야. 일단 위로 올라가서 상황을 살피자고"

철현은 그리 말하며 땅을 박찼다. 내공이 없는 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몸놀림, 그 몸놀림에 놀라면서도 일련은 마찬가지로 땅을 박차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움직이고 얼마 후, 아래서 올라오던 이들은 숨기는걸 그만뒀는지 "쏴쏴쏴"하고 수풀을 가르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빠른 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걔중에 일부는 나뭇가지나 풀을 밟고 나무 위쪽까지 도약해 날아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명백한 경공의 술-
검기와 더불어 절정의 고수만이 사용가능한 비기-
경공의 술로 숲위로 올라온 그들은 산위로 오르고 있는 두명의 남녀를 보기 무섭게 외쳤다.

"목표를 발견, 선행한다!"

마치 새가 하늘을 날듯 체공하던 그들은, 정확히는 그들 중 일부는 이내 매와 같이 재빠르게 활강하며 남녀를 향해 마치 벌과 같이 칼을 휘둘렀다.
등을 돌린 상대에 대한 재빠른 일격-
필살을 선언해도 될만큼 날카로운 일격에 방심을 한 순간 가장 앞서있던 복면인의 얼굴에 짱돌이 박혀있었다.
절정고수의 반사신경으로도 미처 반응하지 못한 급작스런 공격- 물론 얼굴이 망가져도 공격은 계속 가능하나 그 뒤에 이어진 공격이 그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투쾅-

일련의 팔꿈치는 날카롭게 휘둘러져 맨 앞의 암살자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그 직후 이어진 돌려차기로 그 몸을 날려 다른 암살자들의 진로를 막았다.
예상밖의 상황, 선행한 암살자들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동료의 시체를 검기로 베어갈라 비산하는 육편과 피를 연막삼아 철현과 일련의 눈을 가리고 두명은 시체를 밟고 뛰어올라 위를, 한명은 낙지술을 이용해 재빨리 땅에 착지한 후 아래를 노려 공격했다.

"일련- 위!"
"알고 있어!"

위에서 떨어져내리는 둘을 보며 재빨리 몸을 회전시키는 일련은 차올리는 철현의 발을 발판 삼아 뛰어올랐다.

"귀전무 투술 구풍"

회전력에 완력을 더해 첫 주먹을 채찍처럼 휘둘러 상대의 칼을 부수고 두번째 주먹을 내질러 몸을 꿰뚫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회전력을 쥐어짠 발차기로 살아있는 암살자의 몸을 양단-
쏟아져내리는 핏물에 내심 경악하면서도 땅에서 오던 암살자는 일련을 차올리느라 빈틈 투성이인 어깨를 향해 칼을 내질렀다.
하지만 암살자는 몰랐다 철현이 지지축으로 하고 있는 왼발 밑의 바위에 금이 가 있는 것을-
그리고 그 금이 의미하는것이 무엇인지를-

"타핫!"

일련을 차올리고 아직 떨어지지 않은 발이 호를 그리며 암살자를 향해 떨어졌다. 놀라운 발재간이지만 힘도 채 들어가지 않은 내려찍기에 당할 무림인은 아무도 없다고 내심 비웃던 찰나, 철현의 발이 암살자의 어깨를 찍었다.
발끝에서 느껴지는 것은 무시무시한 중량, 힘!
철현의 발 뒷꿈치는 천근의 무게로 암살자의 어깨를 부수고 그대로 내리눌러 암살자의 몸을 뒤집어 날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지 이해조차 하지 못한채 그저 박살난 어깨의 고통만을 느끼던 암살자는 그 직후 몸은 휘감은 팔에 의해 땅에 내던져졌다.
순식간에 피로 목욕을 하게 된 두사람은 눈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입을 열었다.

"이거 아무래도 널 노린것 같은데."
"응?"
"너한테 공격하던 암살자는 하나같이 필살의 공격이었지만 나한테 공격하던 암살자는 어깨를 노리고 있었다고. 뭐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는 나를 잡고 인질로 하자였을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런가... 어쨌든 일단은 피하자고, 후속이 있으니-"

최대한 피를 털고 산길을 달리기 시작하는 두사람, 두사람이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뒤늦게 따라오던 암살자들은 선행한 이들의 시체를 보며 격분했다.

"아인년이!"
"우리 동포를...!"
"....."
"왜 그래?"

암살자들 중 한명이 아무말 없이 사인을 살피던 동료를 향해 물었다. 말없이 사인을 살피던 그는 침음성을 흘리듯 입을 열어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 상대는 그 아인년만이 아닌듯하다."
"왜? 남자쪽은 무공을 익히지 않았다고...."
"이 족적을 봐라"

그가 가리킨 것은 바위에 새겨진 족적, 진각이 아닌 마치 땅을 강하게 움켜쥔듯한 족적이었다.

"이 족적은 대체?"
"내 안목이 틀리지 않다면 저건 분명 천근추다."
"뭐?"
"천근추다, 세간에서 사용하는 방식과는 틀리지만"

그 말을 하는 암살자의 복면아래의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있었다.

"응? 조금 늦는데?"

산속을 질주하는 일련은 왠지 추격에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철현은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발을 멈췄다.

"그러게..."

달리면서 몰래 철질려를 뿌리거나 강사를 쳐서 상대의 부상을 유도했으나 어째서인지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흠, 왜일까나..."
"그냥 여기서 싸워버릴까?"

아까의 산 초입처럼 나무가 울창하거나 중간지대 처럼 너무 휑한게 아닌 드문드문 나무가 있으며 여기저기 큰 바위가 있는 장소-
확실히 이런 장소는 싸우기에 괜찮은 곳이었다.
사실 철현으로서는 좀더 숲이 우거진 곳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너무 앞서가는 바람에 자객쪽에서 자신들을 놓치면 그것대로 귀찮은 일이었다.

"그러지, 일단은 준비해둘까... 넌 좀 쉬고 있어"
"아니 연약한 남자를 두고 내가 쉴 수야 없지- 네가 쉬..."
"지금부터 난 손님 맞을 준비를 해둬야 하니까 말이지. 방해는 말아줘"

한손에 망치와 강사를 들고, 다른 한손에 도끼를, 입에는 어느새 못을 물고 있는 철현은 도끼로 나무를 패고, 팬 나무에 재빠른 솜씨로 못질을 하며 숲 곳곳에 장애물을 만들었다.
무인들에게 있어서 부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었지만 움직임에 방해가 될만한, 시야나 의식의 사각에 있는 장애물-
그것만으로도 상대의 움직임은 꽤나 제약될 것이 뻔했다. 철현이 만들고 있는 장애물을 유심히 살펴보던 일련은 그 장애물이 자신의 기본투로를 방해하지 않는 선으로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싸울때는 어쨌든 자신이 알아보기 쉽고 최대한 걸리적거리지 않는다는 점은 무척이나 달가운 일이었다.

"뭔가 잘 아네- 내 투로라던가"
"몇번 봤으니까 말이지"
"흐응-"

조금은 놀려볼만한 소재였지만 싸움을 앞두고 너무 풀어지는것도 문제였기에 넘어갔다.

장애물의 설치가 얼추 끝나고 1각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쉬고있던 두 사람은 저 멀리서 보이는 전신을 백의로 두른 일련의 무리를 보며 전의를 드러냈다.
그 전의에 대한 대답은 살의-
암살자들은 두사람을 시야에 포착하자마자 산개해 두사람을 포위하듯이 달려들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식의 공격은 본래 포위당하지 않게 물러서면서 싸우는게 정석이었으나 철현과 일련 두 사람은 스스로 만들어지고있는 포위망 안으로 뛰어들었다.
일순 당황한 암살자들이었으나 이내 곧바로 포위망을 형성하며 두사람을 죽이기 위해 달려들었다.
인원은 총 8명, 각기 도, 검, 권, 편, 비등의 일관성 없는 구성이었으며 유일한 공통점은 일련에 대한 살의-
명확한 수준은 모르나 대충봐도 일류에서 절정은 될만한 이들이었다.

"일련아- 아까 말한대로!"
"응!"

철현이 외치자마자 일련이 뛰어올랐다. 뛰어오른 그녀의 발을향해 발차기를 날리는 철현- 그의 발을 지지하고 있는 땅거죽이 뒤틀리며 맹렬한힘이 다리를타고 그녀의 발바닥에 전해졌다.
그리고 그 힘이 전해진 그 순간 일련의 몸은 요란한 굉음과 함께 마치 대포알 처럼 쏘아져 날아가 달려오던 암살자 한명을 곤죽으로 만들었다.

"뭐?"
"대체 무슨... 컥!"
"이건 대체?! 우왓!"

일련에게 시선이 모인 사이 발을 채 멈추지 못한 암살자들이 몰래쳐둔 강사에 목이 걸리거나 미리 만들어둔 장애물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일이 속출했다. 그 와중에 넘어지지 않은 이가 두명 남짓, 철현과 일련 두 사람은 가까스로 넘어지지 않은 두 사람에게 다가가 기습을 걸었다.

"귀전류 투술 박리!"
"탄유비선격"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의식이 다른 곳에 쏠려 있었던 둘은 반응이 늦어 두 사람의 기습에 채 대응하지 못했다.
일련의 하단차기와 손등치기가 거의 동시에 행해지며 사람을 날려버렸다. 철현의 진각이 땅바닥을 강하게 딛고 어깨를 내밀자 강렬한 충격이 상대에게 엄습했다.
약간 얕은 감이 있지만 두사람의 기습은 성공적이어서 한동안은 움직이지 못할것이 분명했다.
기습을 성공시킨 둘은 다시한번 호흡을 맞춰 넘어진 다른 이들을 향해 움직였다. 하지만 둘이 기습을 하는 사이 어느새 일어난 다른 암살자들은 자신의 무기를 고쳐쥐며 태새를 갖췄다.

"이새끼들이...! 더이상 봐주지 않겠다!!"

무기 끝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한 빛- 절정고수의 상징이자 어기를 행할 수 있다는 상징인 기사였다.
기사를 사용할 수 없는 이들도 행기가 완숙해져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일류무인의 상징이라 할수 있는 경을 발하고 있었다.
만약 계획도 없이 정면으로 마주했다면 아무리 강한 일련이라 할지라도 고전을 면치못하거나 당했을 터였다.

"철현아, 너 괜찮겠어?"

상대는 일류에서 절정-
내기를 지니지 않은 철현이 상대하기에는 그의 실력이 어쨌든 꽤나 까다로운 상대였다.

"둘까지라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어, 다행히도 절정고수는 모두 너한테 몰릴테니"
"그건 정말 다행이네"

다른이들이 본다면 강한이가 여자에게 몰리는 상황이 뭐가 다행이냐 외쳤겠지만 일련쪽이 철현보다 강했기에 양자간에 전력의 균형이 맞춰지는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그렇게 둘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일어선 암살자 중 채찍을 든이가 채찍을 휘둘러 두사람을 갈라놓았다.
상당한 경력이 실렸는지 비산하는 먼지와 파편, 잠깐이지만 시야가 가려진 그 순간 나머지 넷이 움직였다.
절정 둘과 일류 둘, 그렇게 나눠진 이들은 각기 일련과 철현을 앞뒤로 둘러싸며 양의진의 태세를 갖추었다.
음과 양으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양의진은 삼재진과 더불어 합공의 기초로서 전 무림에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
그만큼 상대를 특정할 수 없는게 문제지만... 어쨌든 일류고수 둘의 양의진과 절정고수 둘의 양의진은 착실하게 두사람을 압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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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