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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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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7. 19. 01:06 글/오리

그 옛날 한마리의 용이 있었다. 몇개의 나라를 멸망시키고 수많은 강자를 그 불꽃으로 불태운 그 용은 어느날 인간으로 변해 도시를 거닐던 중 한명의 허풍선이의 말을 듣게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 말고 다른 대륙에는 물위를 걷고 하늘을 무너뜨리는 이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을 무림인이라 하더라-"

많은 사람들이 허풍선이에 대해 웃거나 욕을 하던 중에 용은 고민했다. 이 대륙의 강자란 강자는 죄다 쓰러뜨린 상황- 비록 의심스러운 허풍이라하나 그런 존재가 있다면 지루한 이 삶에 큰 활력소가 될 터였다.

"다른 대륙이라면 영감들도 없을테고..."

적이 없을 만큼 강력한 용이었지만 그것도 일대 일에서 얘기지 고룡급 둘이 용을 제재하러온다면 용으로서도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때문에 내키는대로 날뛸수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을 막을 이가 없는 새로운 곳이란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었다.

"좋아 가보자! 만약 진짜 허풍이었다면 저녀석을 핀포인트로 날리면 될 일이고-"

일순 허풍선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있었던 무시무시한 결정에 부들부들 떨었을때 용은 그 거리에 있던 모두의 인지를 벗어나 구름위로 뛰어오른 후 본체로 변해 대륙 밖으로 날아올랐다. 무시무시한 속도로 삼일 밤낮을 날아 다른 대륙을 발견해 낸 용은 그 허풍선이가 말한 무림인이란 인종을 찾기위해 마법으로 색적을 행하려던 순간-

빠악-

"어?"

용은 머리에 창을 맞고서 바다에 떨어졌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나빴던 것일까? 용이 찾던 무림인은 용이 들어오던 해안가 절벽에 있었다. 그것도 조금 특별한 무림인이-


수년 후 산속

"으아아아 짜증나!!!"

붉은 머리카락의 여인은 써내려가던 책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외쳤다. 찢겨진 책은 여인이 무의식중에 내뿜은 진기가 지닌 화기에 불타올라 재가 되었다. 강렬한 진기의 여파로 여인이 있는 초가집마저 불타려하자 밖에서 나무를 하고있던 중년인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여인이 내뿜던 강렬한 진기가 흩어지며 열기가 잠잠해졌다. 중년인은 도끼를 장작더미에 두고서 초가집 안에 있는 여인을 향해 외쳤다.

"이번엔 또 뭐가 문제야?"
"인간의 몸이란거 왜 이렇게 약한거야?! 너무 약해서 생각한 방법이 전부 안되잖아!!!"
"인간의 몸이 약한건 용랑도 잘 알고있잖아?"
"그래, 약한건 알고있어...! 그런데 그런 약한 인간이 도대체 고작 수십년으로 용종에 맞먹는 괴물로 만드는 거냐고! 너희들 외천의 무공은 괴물이 만든거냐!!"

여인의 외침에 중년인은 고개를 흔들며 속으로 불평했다.

'진짜 괴물이라 할만한게 누군건만...'
"진짜 인간이 익힐 수 있는 무공이어야 하는 조건이 아니었다면 벌써 열몇개정도는 만들었을 텐데..."
"무공에 대해 탐구하고 싶다한건 용랑이 아니었어? 무공은 인간의 기술이니 인간이 익힐 수 있어야만 참다운 무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인간이 아닌 용랑만이 쓸 수 있어서야 그건 무공이라 할 수 없는 노릇이지"
"그건 그렇지만..."
"거기다가 기준을 지나치게 올려잡은건 용랑의 잘못이야​. 하나의 무공이 완성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린다 생각하는거야?"
"각잡고 100년이면 되려나?"
"뭐.... 죽이기만을 위한 무공이라면 얼추 그정도면 되려나. 천마를 제외한 구종의 시조는 해당 무공을 스승에게서 물려받았으니"
"시조라면 보통 만들었을때 기준 아니야?"
"뭔가를 만든다는 것만으로는 안되는거야. 기술만 잔뜩있다고 하여 무공이 되는게 아니듯 하나의 무공으로서 완성되기 위한 정립이 필요하오. 그 정립을 해낸 이들이 바로 시조라 불리는 것이고."
"이해가 잘 안가는걸?"
"가령 이런것이오. 잘 보시오."

중년인의 말과 함께 그의 손이 허공을 향해 뻗어졌다. 그 순간 그의 손에서 정파 9문에서 절기라 할 수 있는 기술들이 펼쳐졌다.
소림의 제마불검, 무산의 자전십팔폭, 해원의 천하36검등 9문에서도 상위권이라 자부할 수 있은 절기들이 중년인의 손에서 시연되었다. 물론 그 대부분은 흉내내기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용랑의 문제를 지적하는데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한차례 수려한 손놀림을 보여준 중년인은 호흡을 가다듬고 여인을 향해물었다.

"이것은 강력한 초식... 강한 기술만 모은 것이지. 용랑은 이걸 무공이라 할 수 있겠어?"
"으응, 아니네. 무공이라기엔 최소한의 목적성도 개연성도 없고 지나치게 산만해. 거기다가 완전 빈틈투성이네."
"이런게 단순히 만들었다는 것이야. 그리고 이것이 정립이란 것이지."

다시한번 움직이는 손, 아까와 같은 초식을 펼치는듯했으나 아까와는 엄연히 달랐다. 지나치게 산만했던 아까와 달리 하나의 목적성을 위해 필요없는 부분이 가지치기 되고 바뀌었다.
정의 극치인 제마불검은 정에서 동으로 바뀌는 그 순간이 극히 빨라졌고 자전십팔폭은 그 폭발력이 줄어든 대신 한점에 집중되어 실질적인 위력은 더 세지고 회수도 편해졌다. 그리고 천하36검은 36개의 검로를 조밀하게 그리는 대신 12개의 검로를 크고 빠르게 그리는 것으로 바뀌었다.
쾌라는 목적성이 생긴 것으로 각 초식이 지닌바 위력은 내려갔으나 빈틈이 적어지고 실질적인 위력은 늘었으며 안정성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예전에 심심풀이로 만든거야. 아까와의 차이점을 알겠어?"
"그렇네... 네가 말한 정립이란걸 이제 알겠어. 목적성이나 사상을 위한 최적화란거네"
"방향성이나 목적성이 없는 기술은 무너지기 쉽지. 하지만 방향성이나 목적성이 있으면 좀처럼 무너지지 않을 뿐 아니라 발전할 수도 있는 거야. 물론 그게 너무 지나치면 되려 무너지기 쉽지만. 그걸 기술의 본질이라 하지"
"기술의 본질이라..."

중년인의 말에 용랑은 생각했다. 용종으로서 타고난 강한 힘을 휘둘러온 그녀에게 있어 기술의 본질이란 화두는 무척이나 생소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기술이란 힘을 휘두르기 위한 최저한의 요령이니까 말이다.

"에라 모르겠다. 잠깐 상대좀 해줘 철흔!"
"잠깐, 용랑 난 지금 할일이..."
"내가 도와줄테니까 지금은 좀 어울리라고!!"

여인의 외침에 전신에서 맹렬한 진기가 발산되었다. 그리고 회오리치는 불꽃- 무림에서 화룡현녀라 불리며 재앙이라 불리는 그녀가 간만에 진심을 내 부딪히려하고 있었다.

"정말 곤란하군..."

철흔은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내딛었다. 발끝에서부터 바람이 휘감기며 장포가 펄럭이기 시작했다. 상대는 다른 대륙에서 온 최강의 생물 이쪽도 전력이 아니면 대련이 성립하기 힘들었다. 상대는 힘조절을 모르니까-
이것은 무공을 탐구하는 두 존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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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