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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13. 10:16 글/오리

"후우-"

한숨을 내쉬며 철흔이 손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들어올려진 손은 맹렬한 풍압을 발생시키며 철흔이 서 있는 장소를 일순간 진공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텅 빈 공간을 향해 공기가 몰려들기 직전-
하늘에서 불덩어리가 떨어져내렸다. 땅에 착지한 불덩어리는 진공의 벽에 의해 하늘로만 치솟은 후 이내 사그라들었다. 불덩어리의 정체는 용아랑.
5년전, 철흔이 땅끝에서 수련하다가 만난 다른 대륙의 용이었다. 강자와 싸우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에 제일 처음 자신이 싸우고 그 후 5년의 세월에 걸쳐 그녀와 이 대륙의 강자들의 싸움을 주선해 왔다.
5년의 세월에 걸쳐 이 대륙의 모든 강자와 싸웠으니 슬슬 돌아갈때라 생각한 철흔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불꽃과 함께 나타난 용아랑을 보며 불안감을 느꼈다.

"무슨 일이야? 슬슬 돌아가려던거 아니었어?"
"철흔아-!"

사그러드는 불꽃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아랑은 철흔에게로 달려들며 외쳤다. 지난 5년간 마주한 얼굴이지만 이런 표정은 처음이었다. 다른 표정도 아니고 울먹이는듯한 표정이라니...
아마 그것만큼 그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표정도 없을 것이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졌어! 상은이한테 졌다고!!"
"상은이라면... 단하도제?"
"그래! 그 상은이 한테 10초만에 져버렸단 말이야!!"
"어떻게? 지난번에 싸웠을땐 이겼잖아"
"내력을 상은이 정도로 제한하고 싸웠는데..."
"아, 그럼 지는게 당연하네"
"뭐?"

철흔의 말에 눈을 흘기는 아랑, 하지만 철흔으로선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숨길 이유도 없었다.

"네가 다른 모두에게 이길 수 있는건 자연도 제어할 수 있을 만큼 압도적인 힘이니까, 뭐 네가 못싸우는건 아니지만 싸움만을 전문적으로 고찰해온 이들과는 다르다고"
"어떤의미야?"
"큰 힘만을 다뤄오다보니 섬세함이라던가 기교라던가 허실이 없단 말이야."
"무슨 말이야! 내가 얼마나 섬세하게 움직일 수 있는데!"
"움직이는건 그렇지만 말이야. 간단한 예를들어서 말이야 산을 가는데 머리 위에서 돌이 떨어지고 있어, 떨어지는 돌덩이 몇개만 쳐내면 안전할것 같은데 너라면 어떻게 하겠어?"
"귀찮게 뭘 쳐내, 그냥 싹 날려버리면 되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아랑을 보며 철흔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진거야."
"응?"
"네가 큰 힘을 다뤄 온 만큼 네 전투사고는 큰 힘을 쏟아붇는데 특화되어있어. 그런 네가 절정 이상의 무인을 상대로 힘을 억제하고 싸우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거지"
"..."
"기분나쁘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너로선 상대와 같은 정도까지 힘을 제한하면 네가 이 대륙에 와서 싸웠던 모든 상대랑 싸워도 이길 수 없어. 절대적인 힘으로 싸워 승리해 온 너와 다르게 그들은 대인전을 전재로 자신의 기량을 갈고 닦아왔어. 그런이들을 상대로 억제된 힘과 신체능력으로 싸운다는건 아무리 네가 인간을 아득히 넘는 신체능력과 반사신경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힘들어."

아랑에게 할 말이 끝나고 철흔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아랑의 분노에 대비했다. 여태까지 어울리면서 얻은 경험을 생각해 볼때 지금 발언은 충분히 아랑이 격노할 수준이었으니까.
하지만 철흔의 생각과는 달리 아랑은 뭔가 고민하고 있는듯 턱을 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생각에 잠겨있던 그녀의 입이 열렸다.

"철흔아, 나한테 무공을 가르쳐 줘"
"뭐?"
"내가 상은이 한테 이길 수 있도록 무공을 가르쳐 달라구!"

철흔은 자신에게 무공을 가르쳐 달라는 그녀의 외침에 그는 머리가 지끈거리다 못해 터져나갈 듯한 기분을 느꼈다.


겨우겨우 아랑을 진정시킨 철흔은 그녀에게 물었다.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배우고 싶은거야? 초식이라던가 기법 정도는 가르쳐 줄 수 있지만서도.,,"
"지금까지 남아있는 무공중에서 최강의 무공을 가르쳐줘!!"
"실망할걸? "

철흔은 그리말하며 초가 옆 창고 안에 있는 지하실에 들어가 서책을 뒤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문파가 누대에 걸쳐 쌓아온 각종 무공에 대한 기록- 만약 외천말고 다른 이들이 이 기록에 대해 알게 된다면 문파의 사활을 걸고서라도 이 기록들을 차지하려 들 것이 분명했다.
물론 여기까지 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걸렸을까? 기록상 당시세간 평가로 특급이었던 무공을 몇개 고른 그는 서책을 들고 밖으로 나와 아랑에게 건넸다.

"이게 최강의 무공?"
"정확히는 최강의 무공이었던 무공들- 각기 태양광무륜, 천룡무상기, 광혈지옥비야... 미리 말해두지만 너 보면 절대적으로 후회할 거야."
"최강이라면서? 어디어디...."

철흔의 손에서 책을 뺐어 이리저리 살펴보던 아랑은 세권의 책을 다 살펴보고서는 책을 바닥에 내던지며 외쳤다.

"이게 어딜 봐서 최강의 무공이야!!!"
"역시..."
"이상하잖아! 단순히 큰 힘을 모으고 방출하는 방법밖에 없는 이것들이 최강의 무공이라고?!"
"한때 지만 말이지... 기본적으로 너같이 압도적으로 큰 힘이 있고 그걸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무공의 의미는 없어. 그 이론에 가장 충실했던게 저 세 무공이지"
"내가 찾는게 이런게 아니란건 알텐데...!"
"응, 네가 찾는건 이쪽이 아닌 아마 초식쪽이겠지... 하지만 그쪽은 어쩔 수 없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초식은 있디만 만인에게 통하는 최강의 초식이란건 없으니까"
"어째서?"
"신체능력이란건 사람 마다 다 다르지, 더불어 신체조건도 전부 달라. 그런데 그렇게 모두 다른 사람들이 무공을 이어가면서 전달 하는데 만인에게 통하는 최강의 초식이란게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으음..."
"결국 인간에게 가능한건 당대 최강 정도야. 최강의 초식같은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지"

철흔의 말에 아랑은 잠시 고민 하더니 이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그럼 처음부터 만들면 되겠네!"
"뭘?"
"최강의 무공을 새로이 처음부터 만들면 되는거야!"
"....."

아랑의 외침에 철흔은 얼굴이 심하게 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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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