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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2. 12:21 글/오리

"귀찮게 됐군."

철현은 자신의 생각과 달리 채찍을 든 이가 자신과 일련의 중간에 서자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 싸움은 자신이 쓰러지기 전에 일련이 적을 모두 쓰러뜨려야 이기는 상황-
물론 나름대로 강하다고 자부하는 일련인 만큼 일반적으로 일류라 불리는 하나 둘 정도는 감당 가능하나 저기에 또 한명이 끼어 견제한다면 아무리 철현이라 하더라도 일련이 저 둘을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렇더라도 해야겠지...."

자신이 못버티면 자신만 죽는게 아니라 양쪽다 죽을 상황이었다. 순망치한 일련탁생, 그 두 말이 지금만큼 잘 어울릴만한 상황도 잘 없으리라

"와라!"

상대가 양의진을 형성한 상황에서 공격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어릴적 사부에게서 배운바에 의하면 양의진은 수세의 진,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때 제일 유기적으로 움직이므로 일격에 한쪽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선공은 하책이라고 했다.
그런의미에서 노려야 하는 것은 후의 선, 상대를 도발해 양의진이 유기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상대쪽에서 공세를 하도록 유도해야만 했다.

"귀찮군... 그녀석의 말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동감이다. 천천히라면 모를까 단시간에 잡거나 처리하는건 힘들겠군."

두명의 일류는 자신들을 도발하는 철현을 보며 감탄과 함께 침음성을 흘렸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또한 강해지는 방법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무공이 가장 인기가 있는 이유는 내공이란 힘으로 가장 가시적으로 강해질 수 있기 때문-
물론 외공으로 초절정에 준하는 경지에 도달하거나 이름 날린 고수가 없는것은 아니지만 저 나이에 일류에 준하는 기술과 튼튼한 육신을 지닌이는 소림에서나 찾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아까웠다. 저만한 실력의 인재가 고작 아인과 함께 싸우다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제안 하나 하지-"
"제안?"
"저 아인년을 포기하고 순순히 우릴따라 오면 사지 무사히 자네를 풀어주겠네"

그에게 있어선 자비로운 제안, 하지만 철현에게 있어서는 모욕이나 다름 없었다.

"만약 당신더러 천금을 줄테니 동료를 배신하라고 말하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말을 한 이를 패죽이겠지"
"지금 내 심정이 딱 그겁니다. 뭐? 살려줄테니 친구를 배신하라고? 지금까지는 일련이가 올때까지 버틸 생각이었지만 방금 그 말로 생각이 완전 바뀌었어..."

방금까지 거칠었던 기세가 날카롭게 변했다. 아까까지의 철현의 기세가 불과도 같았다면 지금 철현이 발하는 기세는 마치 얼음과도 같은, 마치 살이 에일듯한 살기

"그딴말을 하지 못하도록 밟아주마"
"어리석구만... 고작 아인따위를 위해서"

제안이 결렬되자 두사람은 각자의 무기에 경을 발하며 기세를 한층 끌어올렸다.

"귀전류 투술 철추대낙하!"

허공에 떠 고속으로 회전하던 일련의 몸에서 일순 두 다리가 쭉 뻗어지더니 창을 든이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회전력과 몸무게를 이용한 무시무시한 일격이었지만 창을 든 이는 가까스로 창대로 막아내며 쌓인 탄력을 이용해 일련을 날려버렸다.

"큿!"

재빨리 자세를 고치며 몸을 비트는 일련, 그녀가 몸을 뒤틀기 무섭게 한자루의 도가 그녀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슬아슬하게 도를 피한 일련은 몸을 뒤틀때 생긴 회전력으로 도객에게 몸을 부딪힌 후. 여남은 회전력을 이용해 상대의 몸을 타올라 얼굴을 노리고 발꿈치찍기를 날렸다.
기술이 아닌 순수한 임기응변, 힘이 크게 들어가지 않은 일격이었지만 예상외의 공격이었던 탓에 도객쪽은 상당한 타격을 입은듯 비틀거렸다.
본의 아니게 균형을 잃고 땅바닥을 구른 일련이었지만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기에 그대로 굴러 상대의 다리를 잡아 부러뜨리려했다.

쐐액-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 구르던 중 팔로 강하게 땅을 밀쳐 몸을 날리는 일련. 아까까지 일련의 구르고 있던 땅은 땅을 친 채찍의 경력에 의해서 땅이 터져나갔다. 단순히 땅을 뒤엎은것이 아닌 안에서 부터 뭔가가 폭발한 듯한 형상을 보며 그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채찍으로 폭경이라고...!"

폭경은 경력중에서도 가장 섬세한 경, 조금만 흐트러져도 중간에 유폭하는 그러한 경을 채찍으로 사용하는이를 보며 일련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한쪽에 집중할 경우 여지없이 날아오는 채찍-
차라리 세명다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으면 다른 둘의 공격을 무시하고 채찍부터 패면 되지만 하필이면 자신과 철현의 중간위치-
다른 녀석을 우선시 하면 채찍에게 방해당하고 채찍을 우선시하면 위치 관계상 채찍을 제외한 네명에게 포위당해 몰릴 상황이었다.

"정말 곤란하네...."

채찍의 달인이 정 중앙, 솔직히 말해서 상당히 거슬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 인간을 공략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갈등하고 있는 찰나-

"일련!"
콰각-

갑작스럽게 울려퍼지는 외침, 일련과 암살자들의 시선은 일순간 철현에게 모였다. 그들이 본 것은 한쪽 발을 땅에 박고 있는 그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일련은 철현의 외침의 의미를 깨닫고 곧장 몸을 날렸다.
찰나의 차이-
뒤늦게 일련의 움직임을 깨달은 두 사람도 다급히 몸을 날렸으나 그 찰나의 차이가 승패를 가렸다.

"폭축퇴 응용 바닥 뒤집기!!"

박혀있던 다리가 차올려지며 나뭇잎이야 흙이야 돌이 비산했다. 사실 진정한 의미의 바닥뒤집기라 할 수 없었지만 목적을 달성하는데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갑작스럽게 날아오는 파편세례에 신경이 쏠린 채찍은 자신의 뒤로 달려오는 일련의 기척을 놓쳤다.

"귀전류 투술 유성"

맹렬한 속도로 땅을 박찬 일련은 반바퀴를 돌아 그 관성을 이용해 몸을 비틀며 채찍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파편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황급히 뒤를 돌아보던 채찍은 그녀의 발차기를 정면으로 받으며 날려졌다.

반나절 후 모처

푸드덕 거리는 날개짓과 함께 여인의 손에 내려앉는 매, 사냥용 매가 아닌 발에 전서통이 달린 전서응이었다.
팔에 올라탄 매의 전서통에서 전서를 꺼낸 여인은 전서의 내용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절정에 일류가 열한명 정도 모였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설마 역으로 당할줄이야"

가벼운 경장이었지만 거기에 사용된 면이야 비단은 하나같이 최고급품, 그것만으로도 여인의 신분이 보통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넘긴 염마폭이 가짜인게 다행일까나... 그녀를 너무 가볍게 본건지 아니면 그녀석들이 실력이 없었던건지 모르겠네. 그것도 아니면..."

여인은 읽고있던 전서를 등불에 갖다 대었다. 기름이 먹은 종이는 순식간에 불이 붙어 재로 사라졌다.

"제 3자의 개입이라던가... 는 아니겠지 그랬으면 유령사의 안목에 걸렸을테고, 결국 그 마을의. 그 여자의 자식의 저력을 너무 가볍게 본듯 하네."

전서를 태운 여인은 손을 위로 흔들어 매를 날려보냈다.

"할아버지의 검 팔황을 만든 대장장이의 제자... 할아버지는 약속을 이행했다며 찾지 말라고 했지만 그만한 검을 만든 이의 제자니 그냥 둘 수 없죠."

여인은 그렇게 말하며 손뼉을 쳤다. 그러자 문이 열리며 한명의 시녀가 들어왔다. 여인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은채 창밖을 보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께 말씀 전해주세요. 이번에 새로 생기는 군림성 지부 협상건으로 제가 참가해도 되냐고"
"알겠습니다."

시녀가 조용히 인사를 하고 나가자 여인은 부채를 펼치며 다음 전서응이 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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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히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