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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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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20. 14:15 글/SS

"아야야야..."
"괜찮으세요?"
"아, 응. 괜찮아"

에미시 자매의 도움을 받아 그녀들의 집에 도착한 메이신은 검붉은 딱지가 여기저기 나 있는 붕대의 양팔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라마사의 그 음의는 너무나도 엄청나 자신의 필살의 일검으로도 자신도, 호무라도 가까스로 죽지않는 선에서 겨우끝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호무라의 수복능력을 감안해도  최저 이틀에서 삼일은 꼼짝하지 못하는 상황.
그러한 상황속에서 이러한 도움은 상당히 반가웠다.

"이런이런... 손님인가?"

문이 열리며 한명의 장년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20에서 30정도로 보이는 외견이었지만 그 젊은 외견 너머에는 산전수전 다겪은듯한 묘한 연륜이 엿보였다.

"할아버지-"
"오셨어요?"
"으음, 누군가 했더니 미도우인가. 이거 또 흔치 않은 손님이구려"

장년인은 구석에서 똬리를 틀고있는 강철의 뱀을 보고 여인이 무자임을 눈치채 말했다.
미도우, 검주가 무자를 부르는 명칭이며 동시에 에미시가 무자를 올려부르는 존칭이었다.

"검주외의 상대에게 미도우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된 인간이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무자임에는 틀림이 없지"
"뭐 그렇습니다만"

낭인이지만 무자가 아닌것은 아니다. 그런것이다. 상당한 중상에 의아하게 여긴 장년인은 메이신을 향해 물었다.

"그런데 그 상처는 어쩌다가 입은 건가?"
"이곳의 대관인 나가사카 우쿄를 괴한으로 부터 지키다가 한방 크게 먹은거죠. 죽을 줄 알았습니다만.. 덕분에 살았습니다."

나가사카 우쿄의 이름이 나오자 언니쪽과 장년인의 안색이 살짝 굳었다. 아마 불편한 사이인듯했다. 아니 도리어당연한 반응이었다.
고용된지 하루남짓한, 그저 한번 둘러보고 소문만들었을 뿐인 메이신에게 있어서도 우쿄의 폭거는 빈말로도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뭐 쓰러지게 직전까지 기억으로보면 고용주는 무사히 도망가고 저는 버려진 셈입니다만. 아마 죽은거로 생각한거겠죠. 솔직히 저라도 살아남은게 신기할 정도니..."

피빛으로 물든 붕대에 감겨있는 양팔, 빈말로도 괜찮다고 말할 순 없었다. 더구나 가슴의 상처, 장갑에 의해 가까스로 막혔다고는 하나 진타검주의 회복력이 없었다면 반드시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의 위험한 상처였다. 그런 메이신의 말에 장년인은 약간의 시간을 둔 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일단은...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 썩어도 준치라고 그녀석은 내 친구였거든"

친구 였다. 참으로 많은걸 함축하고 있는 말이었다.

"나으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복귀할텐가"
"아뇨. 받은 돈 만큼은 일했다고 생각하기에. 몸이 나으면 곧장 다른 일거리를 찾아볼 생각입니다."

솔직히 죽다 살아났으므로 돈값 이상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기에 다시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더구나 무라마사라는 명품을 걸친 무자가 있었다.
비록 이쪽도 상처를 입혔다하나 하루만에, 아니 어쩌면 지금쯤이면 회복되었을지도 모를 정도의 상처다.
열량소모가 심하지 않다면 당장에라도 다시 쳐들어갔을 수도 있었다.
계약이 있다면 죽음도 불사하지 않지만 계약이 없다면 죽는 일은 사양이다. 그런 이야기다.

"그런가... 아 아직 자기 소개도 안했군. 내 이름은 야겐타. 야장이네. 그리고 이쪽은 내 손녀들인 후나와 후키고"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와-!"
"낭인인 리노이에 메이신입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 구해준것에 대한 인사는 확실히 하는 그녀였다.


"으음, 미나토 카게아키라...."
"좀 걸리는군요. 아가씨"

GHQ의 장교인 오오토리 카나에와 그녀의 노복 나가쿠라 사요는 방금전 감사의 인사를 하고 떠나보낸 남자. 미나토 카게아키를 보며 기묘함을 느끼고 있었다.
미나토 카게아키는 요즘으로선 보기힘든 제대로 된 선인이다. 지극히 일반적인 양식을 지니고 지극히 올곧은 인간이다.
다른말로 하자면 지극히 제대로 된 인간이란 것이다.
그런데 왜...
로쿠하라 무자들이나 살인귀 이상으로 짙은 피비린내가 풍겨왔다. 그렇다...
마치 '자신'처럼-
물론 자신의 착각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그가 사용하는 붉은 검주 탓인지도 몰랐다. 예로부터 명물에는 피가 배어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사람은 그 피냄새가 무척이나 신경쓰였다.
그러한 이야기였다.


한편 그 두사람을 뒤로하고 다시한번 숲으로 향한 미나토 카게아키는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와 금발의 고스로리풍의 옷을 걸치고 있는 소녀를 볼 수 있었다. 어른만한 거대한 승냥이를 앞에 두고 물러서지 않은채 그 주먹을 내지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 등이 올곧다고 생각했다.
부러짐없는 휨없는 그저 올곧은 존재.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불량으로 볼지도 모른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녀가 무엇에 화가 나 있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미나토 카게아키는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다.
그녀가 지닌 부조리함에 대한 증오를, 정의에 대한 집념을...
그리고 그녀가 내지르는 주먹을 보며 카게아키는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 감상의 원인은 누군가를 떠올린 탓이리라
지금은 만날래야 만날 수 없는. 그 등이 그리워진 탓이리라
각설하고 내질러진 그녀의 주먹에는 힘이라 할만한 것이 실려있지 않았다. 실려있는 것이라고는 버티는 힘.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아니 도리어 이치에 맞다고 말해야 할 부분,
그녀가 내민 주먹은 승냥이의 두부에서 가장 약한 부분에 틀어박혔다. 아니 정정하자-
승냥이가 멋대로 제일 약한 부분에 틀어박혔다 하는 쪽이 옳을지도 몰랐다. 마치 던져진 나무열매가 꽂꽂한 나뭇가지에 꿰뚫리듯이 그녀의 주먹에 멋대로 돌진한 승냥이는 그대로 날려져 바닥을 나뒹굴다 몸을 파르르 떨며 죽어버렸다.
아마도 목이 부러진 것이리라
죽어가는 승냥이를 보는 소녀의 등에 약관이지만 후회가 서린듯한 느낌을 받는 카게아키. 하지만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생명을 끊는다는 것은 그것이 어쩔 수 없다해도 힘든 것이다.
다만 한가지 궁금한것은...

- 왜 그래 미도우? -
"방금 그건... 요시노어류의 기술인가"
"잘 알고 있군 겁쟁이"

무심코 입에 나온 의문, 그리고 떨리던 등의 주인은 아까까지만 해도 떨리던 등이 거짓인듯 고개를 돌려 매도의 말을 내뱉었다.
일전 가마쿠라 거리에서 불량배들과 시비가 붙었을때 구해준 인물...
분명...

"이치죠씨 였습니까?"
"잘도 기억하고있네. 경관... 일전에는 오체투지에 오늘은 시민의 위협을 방관인가? 대단하네 요즘 경찰은."
"송구합니다만 요시노어류를 그정도까지 익힌 사람이라면 도움은 되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변명치고는 합당하군. 그보다 요시노어류의 이름을 아는걸 보면 너도 요시노어류에 적을 올리고 있나?"
"네, 요시노어류 합전예법에 적을 두고있습니다."
"이쪽은 당상예법이다."
"과연 합전예법의 원류, 공부가 되었습니다."
"말은 잘하는군. 요즘 경관이란 다 너같은 건가? 말만 잘하고 겁쟁이에 비굴하기까지. 같은 유파란게 부끄럽다."

그녀의 독설은 어떤의미론 지극히 당연했다. 그녀 앞에서 보인 모습은 빈 말로도 좋다고 할 수 없었다. 더구나 미나토 카게아키는 자신을 죄인이라 생각했기에 그 말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건 그렇고 이치죠씨는 이런곳에 어쩐 일이십니까?"
"그러는 너는?"
"공무입니다"
"그럼 나도 공무다."
"공무라... 그렇습니까. 사생대회입니까."
"어째서?!"
"사생대회용 작품을 그리기 좋은 곳은 저쪽입니다."
"그게 아니라... 대답하기 싫다는거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순순히 고개를 숙이며 납득하는 그의 말에 이치죠는 도리어 화를 내며 외쳤다.

"저기 말이야. 이쪽이 먼저 들은거다, 뭘 하고 있는냐고. 그 뒤에 네가 같은 것을 들었으니까 예의없는 것이겠지? 진지하게 대답하라 했는데 말하지 않은 거잖아. 그것에 시원스럽게, 머리를 내리고… 부끄럽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거냐?"
"생각하지 않습니다. 도리어 당연한 겁니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의 말에 말문이 막히는 이치죠. 어이없어하면서도 그 의문을 풀기위해 입을 열었다.

"어째서?"
"저는 경찰입이다. 그런 이상, 저의 활동은 임무상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시민 분들에 대해 명확히 알려져야 합니다. 하지만 시민은 경찰에게 생활을 밝힐 의무는 없습니다. 만약 경찰이 그것을 강요한다면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침해가 됩니다. 따라서, 저에게는 당신의 질문에 답할 의무가 있습니다만, 당신이 저의 질문을 거절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당신이 책망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카게아키의 열변에 이치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말만은 잘하네. 근성없는 주제에"
"감사합니다."
"칭찬이 아냐- 성묘하러 왔다."
"성묘... 입니까?"
"그래, 이 근방에 작은 마을이 있겠지. 할머니가 거기 출신이다. 무덤도 거기에 있다… 가마쿠라에 묻으면 성가시지도 않았겠지만, 유언이었으니까..."
"뒤쪽은 성묘 일행입니까?"
"아니 마을로 먼저간 일행을 찾으러 간다길래 동행시킨거다만?"
"그렇습니까?"
"Yes, 그녀는 정말로 친절한 분입니다."

뭔가 기묘한 말투였지만 카게아키는 신경을 끄고 가장 중요한 사실만을 입에 담아 내뱉었다.

"가마쿠라로부터 마을에 가는 도중에 여기로입니까?"
"아아... 뭐 그렇다만?"

카게아키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이 숲은, 마을을 사이에 두고, 가마쿠라의 반대쪽에 있습니다. 마을까지 길이 일직선인데 반대편인 이곳에 있다는건...."
"자, 잠깐...!"
"미아가 되셨군요."
"Miss는 미아이신가요? 길치이신가요?"
"자... 잠깐만! 누가 미아란거야?! 길치같은게 아니라고!"
"그럼 뭡니까?"
"그... 있잖아. 길 가다가 다른데 눈 파는 경우가 있잖아."
"있습니다."
"그러다가 길을 잘못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애초에 길이 일직선인 시점부터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게 이상한겁니다."
"우우..."
"인정하십시오. 병을 치료하는 제1보는 병을 인정하는 겁니다."
"큿...!"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말할뿐이었지만 이치죠는 더할나위없는 굴욕을 느끼고 있었다.

"마을이 있는 방향을 가르쳐 드릴테니. 그쪽으로 쭉 가시면 됩니다. 오로지 일직선으로- 가급적이면 길을 가로막는 나무나 바위, 도랑은 박살내던지 뛰어넘어주세요."
"허들 높아?!"
"방금한 말을 생각해 볼때 이치죠씨는 길을  살짝만 틀어도 위험하니까요."
"잠깐, 너 아까부터 왜 계속 이치죠라고 하는거야?"
"이치죠 아야네씨가 아닙니까?"
"틀려! 아야네 이치죠우다!"
"패배무사씨도 큰 실수를 하셨네요."
"....죄송합니다."

그녀의 지적에 미나토 카게아키는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두사람을 마을쪽으로 보낸 카게아키는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인기척에 경계를 하며 주위를 살폈다.

"무라마사!"
- 열량탐지 발견, 검주야! -

무라마사의 금타성에 카게아키는 재빨리 무라마사에게서 칼을 받아들며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격을 쳐냈다. 완전히 쳐내는 것은 무리일지라도 공격을 빗겨내는것은 어떻게든 가능했다.

차캉

금속음과 함께 날카로운 금속제 손톱이 땅을 갈랐다.
먼지가 치솟아 오르며 그 사이로 한명의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과연과연. 역시 무라마사의 사수란 건가 설마 검주도 장갑하지 않고 그러한 묘기라니. 노부도 감탄했다네-"

붉은 머리카락에 어울리지 않는 노인 목소리, 후우마 일족의 두령 후우마 코타로의 등장이었다.

"어땠나. 노부의 갓산종3위의 공격은?"
"갓산인가... 후우마 일족이 여기엔 무슨 일이지?"
"자네가 해치운 낭인과 비슷한 이유라네. 이곳의 대관님에게 고용되었지"
"어째서 나를 무라마사의 사수라고 하는거지?"
"이유는 두가지라네, 붉은 무자가 대관을 습격했을당시 마을에 들어온 외부인은 낭인과 장교를 제외하면 자네뿐이었고 동시에 방금 자네가 무라마사의 이름을 외쳤잖나."

적에게 앞서 한 실수를 지적당하자 카게아키는 그 실수에 대해 반성하며 검병에 손을 올렸다.

"아아 과연, 다음엔 주의하도록하지"

요시노어류 합전예법 신뢰-
그의 주특기이자 전자발도의 모태가 되는 기술이 섬전과도 같이 쏘아졌다.
하지만 상대는 명문의 닌자. 카게아키의 거합을 수려한 몸놀림으로 피한 그녀는 검주의 장갑을 위한 언령을 내뱉었다. 그러한 그녀의 행동을 보며 카게아키도 재빨리 장갑을 시도했다.

"미혹의 6계(界), 지옥・아귀・축생・아수라・인간・천인, 자, 가자꾸나 깨달음의 4계, 성문(声聞)・연각(縁覚)・보살에 부처, 자, 가자꾸나 죽기에 생 있으며 살기에 죽음 있나니, 죽음이란 삶이며 삶이란 죽음이로다. 죽어서 10계 살아서 10계"
"귀신(鬼)을 만나면 귀신을 벤다 부처(仏)를 만나면 부처를 벤다 츠루기의 이치는 여기에 있다"

두사람의 장갑과 함께 숲이 요란하게 일렁였다.


"응 무슨일이지?"

아직 누워있어야 하지만 무리하게 밖으로 나온 메이신은 갑작스럽게 요동치는 숲 방향을 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숲속에서 치솟아 오른 것은 자신이 상대한 붉은 검주와 마치 원숭이처럼 생긴 검주였다.
아마 우쿄가 말한 후우마 코타로 이리라. 어차피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해 심심해하던 차였던지라 두 검주의 싸움을 지켜보기로 했다.
몇번 부딪히며 대등하게 싸우던 두 검주는 어느새 한쪽이 모습을 감추는 것으로 한쪽에 압도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투명화 음의 인듯했다. 모습이 안보인단 것은 검주전에, 특히 타우치전에 있어서는 거대한 메리트였다.

"그나저나.... 이상할 정도로 오래 지속되고 있네"

음의는 강력할 수록 열량소모가 심하다. 일부 예외도 있지만 투명화 같은 강력한 음의는 1분을 넘길만큼 열량소모가 좋지 못했다.
결국 이상할 정도로 긴 투명화 음의에 패색을 띈 무라마사는 도주를 시도했다. 겁쟁이라고 놀릴 사람들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 지극히 당연한 판단이었다.
저런 정체불명의 적을 상대로 무리하게 전투를 이어가다 격추 당하는건 미련하다못해 자살행위였다.
그렇게 도주하던 무라마사는 갑작스럽게 숲에서 튀어나온 한기의 용기병에 의해 당한듯 급작스럽게 고도를 낮췄다.  그리고 고도를 낮추는 무라마사가 오는 곳은...

"이런..."

구경을 하고 있던 메이신이 있던 자리였다.


메이신은 용기병의 일격에 당해 중상인 무라마사를 야겐타의 집까지 데려왔다. 그에게 죽을뻔했다지만 솔직히 그에게 원한은 없었다.
그보다 메이신의 경우 모든것이 일 관계기 때문에 원한을 가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봐도 무방했다. 상대쪽에서 원한을 가지면 모를까...
어쨌건 인사불성의 무라마사도 전력을 다해 무자를 살리고자 했었기에 다친 메이신으로서도 어떻게든 무라마사를 옮길 수 있었다.
집앞에 도착하자 한계였는지 무라마사의 장갑이 풀리고 안에서 한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음침한 모습이라고 해도 좋을 어딘지 슬픔을 가득담은 외견의 무자였다.

"무슨 일인가?"
"잠깐 산책하고 있는데 왠 무자가 쓰러져서..."

야겐타는 메이신의 말과 널부러져 있는 무라마사를 보며 다급히 메이신과 카게아키를 안으로 들였다.
안으로 들어가기 무섭게 피에 젖은 카게아키의 옷을 벗긴 야겐타는 집에있는 술로 그의 상처를 소독했다.
그리고 집안에 있는 여남은 붕대를 꺼내 그의 상처를 감았다.
술에 의한 소독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몸을 움찔 거렸다.

"흐음..."
"어때요?"
"자네보다는 빨리 나을것같구만."
"뭐 그거야 그렇겠죠."

중상이라지만 가슴에만 상처가 있는 사람과 가슴과 양 팔에 깊은 상처가 있는 사람의 회복속도가 같을리 없었다.

"그나저나 저 검주는?"
"뭔가 아십니까?"
"우리 에미시들 사이에서는 한가지 전설이 있지. 그 옛날 무라마사라는 이름의 도공이 전쟁에 의해서 자기의 부인이 강제로 검주가 되자 그 원인이 된 전쟁을 증오해 3대에 걸쳐 검주가 되어 싸움의 추악함을 알리려했다고. 그 방법이 너무나도 비 인간적이라 당시 야마토의 미카도는 3대를 통해 2대를 봉인하도록 했다 하더군"
"저 검주가 그 3대째란 겁니까?"
"아마도..."
"으으..."

두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사이 쓰러져있던 무라마사의 미도우가 눈을 떴다.

"여기는...?"
"역시 무자라 회복력이 빠르군"
"정신이 좀 들었어? 동업자씨"
"너는...! 큭"

메이신을 보며 놀란 무라마사의 미도우, 미나토 카게아키는 놀라 일어서다가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침음성을 흘렸다.
메이신은 그런 카게아키를 다시 눞히며 말했다.

"함부로 움직이지 마. 댁 지금 상처가 심하니까. 나 만큼은 아니지만..."

메이신은 붕대투성이인 양팔을 보여주며 말했다. 카게아키는 그런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왜 여기에... 설마 여긴 대관의 집인가?"
"아니,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전 고용주인 대관의 옛 친구였던 모양이더라고. 지금은 그다지 좋지 못한 관계지만"
"전 고용주?"
"네 덕에 한번 죽을뻔했으니까. 한번이라지만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대해서 의리를 챙길 필요는 없고."

꽤나 억지스런 말이었지만 요약하자면 돈값정도의 임무는 해냈으니 계약은 끝났다는 정도의 말이었다.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너 정도 되는 녀석이..."

직접 상대한 그녀는 무라마사의 사수인 미나토 카게아키의 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저 후우마 코타로가 어느정도의 실력자인지 모르겠지만 그 음의만 아니었다면 카게아키의 적수는 아니었다. 사실 그의 기량이라면 마지막 기습도...

'아니 마지막은 무리일지도...'

마지막에 무라마사를 기습한 일도는 누군지 대충 짐작가는 솜씨였다. '그'가 손을 쓴 기습이라면 카게아키의 실력으로도 어렵다고 할 수 있었다.
어쨌건 그는 일도류의 잊혀진 마검을 완성한 사람이었으니까.

"단순한 실력부족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다른 사람이라면 겸허하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선 그냥 미련하다고 말하고 싶네..."

메이신은 그리 말하며 카게아키의 머리를 툭 쳤다.

"우직하게 실력으로 싸우는 것도 좋지만 내 경험을 비추어 말하자면 마검에라도 도달하지 않은 이상 싸움은 누구 꼼수가 더 대단하냐 쪽이라고."
"꼼수...?"
"뭐 숨겨둔 기술이란거지. 너로선 그냥 단순하게 무자대 무자의 싸움으로 착각한것 같지만 상대는 닌자야. 그런 상대가 너같은 강한 무자를 상대로 제대로 된 싸움을 할리가 없잖아."
"...."

그녀의 말에 카게아키도 납득했다. 상대는 명문 후우마 일족의 장. 닌자의 명문인 만큼 '제대로 된 싸움'을 할리가 없었다. 무자인 미나토 카게아키가 간과한 부분이었다.

"그 검주의 투명화 음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보통으로선 그정도 시간동안 사용한채 전투를 행한다면 분명 프리즈했겠지"
"확실히..."
"아마 다른 검주가 서포트하고 있다고 생각해. 닌자인 그쪽이 숲속에서의 백병전이 아닌 타우치전으로 끌고 들어간것도 그탓이겠지"
"그 말은?"
"적어도 한기 이상의 검주가 후우마 코타로의 검주에 음의를 살고있단 말이지, 시야가 잘 보이는 곳에서"

납득이 갈 정도로 상세한 설명에 감사해하며 다음에야말로 빚을 갚아주겠다는 생각을 한 카게아키지만 동시에 이러한 의문도 지닌 그 였다.

"이런걸 말해줘도 되는 겁니까?"
"말했잖아. 전 고용주에게 따로 지킬 의리는 없다고. 비밀유지 수당도 따로 안받았고"

어떤의미로는 지나치게 낭인다운 메이신이었다.

posted by 히무란